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과 지도 부문을 각각 AOL과 우버에 매각했을 때 필자가 가장 궁금했던 건 MSN(Microsoft Network)이었습니다. 빙은 코타나와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지만, 매출로 잡을 수 있는 광고 부문을 매각했다는 건 MSN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게 줄어든다는 것이니까요.
MS, 일부 MSN 앱 서비스 중단
MSN이 1995년 8월에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거의 10년이 된 셈입니다. 현재는 주제를 나눈 앱으로 각 주제에 걸맞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MSN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면 야후를 꼽을 수 있으나 광고 부문을 AOL에 넘기면서 빙 검색을 AOL의 기본 검색 엔진으로 삼는 조건을 걸었다는 점에서 MSN 자체가 축소할 여지가 생겼죠.
MS는 MSN 앱 중 건강, 푸드, 여행의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건강 앱은 11월 1일, 푸드와 여행은 9월 28일에 종료되며, 남은 뉴스나 스포츠, 금융 등의 앱의 지원은 이어갈 계획입니다. MSN 자체를 종료하는 건 아닙니다.
또한, 앱 서비스의 종료이므로 온라인 서비스로는 만날 수 있고, 남은 앱들은 윈도 10에서도 앱 형태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보면 건강, 푸드, 여행 앱의 종료가 부실한 주제만 골라서 정리한다고 판단할 수 있고, 앱 사업이 MS에 그다지 좋은 성과를 가져다주진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단순히 주제가 부실해서 종료했다기에는 전체 MSN 앱의 역할은 꽤 중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은 건강 관련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식단을 점검하거나 여타 운동 추적 앱처럼 달린 정보를 기록하거나 자신에 맞는 운동 방법을 찾고, 아픈 곳과 증상을 입력하여 발병할 수 있는 질병을 알려주는 등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푸드는 음식 관련 뉴스와 함께 조리 방법, 재료, 시간 등을 입력하여 레시피를 검색하고, 쇼핑 목록을 작성하거나 요리와 관련한 팁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즉, 주제별 소식을 알려주는 것을 기본으로 다른 건강 관련 앱이나 요리 앱처럼 모바일에서 관련 주제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제시한 것이 MSN 앱이라는 겁니다.
그러므로 MSN 앱은 앞으로도 활용할 방안이 많았습니다. 가령 건강은 웨어러블 기술과 연결할 수 있는데, 이미 MS는 '마이크로소프트 밴드'라는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덕분에 MSN 일부 앱의 종료를 다른 시각으로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령 MS는 지난달에 마이크로소프트 밴드의 SDK를 공개하여 개발자들이 접근할 수 있게 했습니다. 개발자들이 축전한 건강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마이크로소프트 헬스(Microsoft Health)에 접근하여 다양한 앱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온라인 서비스로 대응하던 MS의 건강 관련 사업을 클라우드와 앱 생태계로 대체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밴드는 윈도폰뿐만 아니라 iOS와 안드로이드도 대응하는데, 멀티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얻기에 클라우드에 정보를 통합하는 게 더욱 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온 겁니다.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으나 MSN 앱의 지위는 윈도에서는 상당히 중요했습니다. 모바일도 모바일이지만, 모바일에서 활용한 정보를 PC 윈도와도 연결했고, 본래 MS는 그런 연결성을 MSN 앱의 경쟁력으로 삼을 계획이었으니까요. 그러나 MSN 앱 종료는 더는 MSN을 앞으로도 경쟁력으로 삼지 않겠다는 것이며,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클라우드로 iOS와 안드로이드를 포함하여 모바일에 대응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MSN 앱도 PC 윈도를 거점으로 하고자 iOS와 안드로이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단지 연결성만 부여하는 게 아니라 SDK 배포, 클라우드를 통한 정보 통합으로 모바일에서의 실질적인 이익을 내겠다는 MS의 계획 일부를 MSN 앱 중단에서 알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대신 디지털 광고 부문을 팔았으면서도 뉴스, 스포츠, 금융 등 수동적인 정보 제공이 목적인 앱들의 지원을 이어간다는 건 콘텐츠 사업 자체를 부정하고 있진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저 일부 주제의 MSN 앱을 온전한 콘텐츠 사업으로 보고 있진 않았다는 의미겠죠. 어차피 앱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이지 온라인 서비스는 유지할 계획이니까요.
필자는 건강과 관련해서 설명했으나 여태 축적한 푸드와 여행 관련 정보도 어떻게 활용하게 될지 기대됩니다. 마땅히 활용할 방안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MS는 자체적인 콘텐츠를 마련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였고, 검색 기술 강화나 빅데이터 기술도 접목했었기에 완전히 백지로 만들진 않았을 겁니다.
MS의 멀티 플랫폼 전략이 바뀌었고, MSN 앱은 대응 가치를 잃었습니다. 이 작은 단초가 MS가 경쟁 모바일 플랫폼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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