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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왜 뉴스인가?



 뉴스를 모아보거나 쉽게 볼 수 있도록 뷰어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전에도 많았습니다. 플립보드나 피들리, 포켓 등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중심은 여전히 미디어들이었고, 그렇게 큰 시장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대형 업체들의 움직임이 있기 전까지 말입니다.
 


왜 뉴스인가?
 
 애플은 뉴스 앱을 선보였습니다. 페이스북도 인스턴트 아티클이라는 뉴스 서비스를 내놓았고, 구글은 모바일 웹페이지 실행 시간을 단축하여 뉴스 기사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인 AMP(Accelerated Mobile Page)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알리바바의 회장 마윈은 언론사 등 미디어 업체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죠.
 
 


 애플의 뉴스 앱,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 구글의 AMP, 알리바바의 언론사 인수는 모두 성격이 다릅니다. 그나마 뉴스 앱와 인스턴트 아티클이 비슷한 서비스이며, 구글은 애플과 페이스북의 뉴스 서비스가 자사 광고 효과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AMP를 추진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특정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미디어를 인수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행보는 애플의 뉴스 앱을 중국에서 이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연관 지어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모두 '뉴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새로운 먹거리로서 뉴스를 한꺼번에 겨냥하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각 업체가 내놓은 접근 방식이 제각각입니다.
 
 애플의 뉴스 앱은 미디어들과 제휴하여 자사 앱에 특별한 레이아웃을 적용한 기사를 발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도 미디어들과의 제휴로 콘텐츠를 수급하면서 광고 수익을 나누는 형태이고, 구글의 AMP는 미디어와 제휴하긴 하지만, 광고 업체들과도 손을 잡아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럼 왜 뉴스일까요? 업체들이 한꺼번에 뉴스라는 주제에 뛰어든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정말 작은 시장이었던 뉴스 시장이 이들 탓에 각광받는 시장으로 확대하면서 부실한 온라인 광고로 쇠퇴하던 언론사들의 기대도 커진 만큼 이들 기업의 움직임에 따라서 미디어들의 전략도 바뀔 테니 말입니다.
 
 


 애플이 뉴스 앱은 내놓은 건 자사 광고 탓입니다. 애플은 뉴스 앱 이전에 뉴스 가판대를 서비스했습니다. 서비스라기보단 정기발행물을 모아두는 폴더였지만, 미디어를 지원하면서 자사 광고 플랫폼인 아이애드(iAD)의 광고 이익을 노렸죠. 뉴스 가판대로 발행하는 콘텐츠는 앱 형태이고, 앱에도 적용할 수 있는 아이애드를 정기발행물에도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기 있는 매체들은 대개 유료 구독이며, 온전히 광고에 의존해야 하는 무료 발행물들은 광고를 더 많이 노출하고자 다양한 채널을 확보해야 하기에 뉴스 가판대만 바라볼 수 없었고, 주 무대는 웹이었습니다. 고로 웹 광고에 강한 구글이 애플이 원한 광고 이익을 가져갔던 겁니다.
 
 뉴스 앱은 그런 부분을 겨냥하여 입점한 매체는 아이애드만 게재해야 하며, iOS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에서 다른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iOS 9에 추가했습니다. 웹 광고가 줄어들 걸 우려하는 매체들은 뉴스 앱에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이는 자연스럽게 애플의 광고 이익으로 넘어가겠죠.
 
 페이스북으로서는 이런 점이 좋게 보일 리 없습니다. 기존 페이스북에 뉴스를 올리는 것으로 매체들이 얻을 수 있는 건 평판과 인지도였습니다. 자사 웹 사이트로 페이스북 이용자를 옮기지 못하면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니 손해였는데, 뉴스 매체와 소비자가 애플의 뉴스 앱으로 이동한다고 했을 때 페이스북에 고정한 뉴스를 통한 이익에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인스턴트 아티클은 그동안 매체들의 불만을 포함하여 인스턴트 아티클에서 발생하는 광고 이익을 매체와 나눕니다. 많은 채널이 필요한 매체로서는 애플의 뉴스 앱뿐만 아니라 다른 선택지도 생긴 것이죠.
 
 애플 뉴스 앱을 먼저 말했기에 페이스북이 해당 서비스에 위협을 느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먼저 내놓은 쪽은 페이스북입니다. 단지 애플의 뉴스 앱뿐만 아니라 매체들의 불만과 이후 등장한 애플 뉴스 앱의 존재가 인스턴트 아티클 외 뉴스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콘텐츠 알림 앱인 '노티파이(Notify)'입니다.
 
 반면, 구글은 본래 웹에서 자신들이 가져온 광고 수익을 뉴스 앱과 인스턴트 아티클이 빼앗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iOS 9의 광고 차단 기능은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그래서 매체뿐만 아니라 광고 업체들과도 제휴하여 이익을 보존하는 방법을 찾고자 새로운 뉴스 플랫폼 프로젝트인 AMP를 내놓은 겁니다. 무엇보다 구글은 콘텐츠에 따라서 개인화한 광고를 보여주는 데, 별개의 뉴스 플랫폼으로 사용가 이동했을 때 정보 수집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약간 동떨어져 보이는 알리바바의 행보는 마치 미국의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처럼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단지 애플의 뉴스 앱은 지난달에 중국 정부의 검열로 접속이 차단되었는데, 가장 소비가 빠른 광고 공간인 뉴스를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다는 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에 그리 좋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중국에 제대로 발을 붙이지 못한 상황이기에 미디어 인수는 확실한 선점 효과를 볼 수 있고, 향후 중국의 뉴스 시장이 개방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혼란스러운 뉴스 시장의 분위기에 따라서 미디어에 대한 투자도 훨씬 빨라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뉴스 시장을 노리는 각 업체의 목적도 다르지만, 뉴스에 초점을 맞춘 탓에 원하는 이익과 연결된 대응책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응책이 다르다는 건 일직선인 동향과 달리 뉴스 소비자들의 동향도 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생존에 발버둥 치는 미디어들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다른 기업의 뉴스 대응은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으나 페이스북은 내년 상반기 국내에서도 인스턴트 아티클을 서비스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페이스북의 진입이 한국의 뉴스 소비에 영향을 끼친다면 포털 위주였던 시장에 벌어진 틈으로 큰 변화가 있을지 모를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