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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인텔, '진짜 드론'을 만들 계획


 드론(Drone)은 전체 무인 항공기를 의미하는 용어지만, 사실 의미가 애매합니다. 멀티로터나 멀티콥터로 불리는 흔히 볼 수 있는 RC 제품들은 드론으로 조명받기 이전에도 있었던 것들이고, 정찰기 등으로 활용하는 무인 항공기를 뜻하는 UAV(Unmanned Aerial Vehicle)까지 드론이라는 용어에 묶이면서 사람이 타지 않고 날 수만 있으면 전부 드론으로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인텔, '진짜 드론'을 만들 계획
 
 드론이 지칭하는 범위가 상당히 넓어진 거죠.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확대하면서 상품에 대한 구분이 필요해졌으니까요. 하지만 본래 드론이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방향이 현재 드론의 발전 방향이긴 합니다. 그래서 현재는 '진짜' 드론 운용이 나아가는 과정인 지점이라는 게 정확하고, 드론이라는 용어의 범위도 같은 맥락에 있는 거죠.

 

 

 아마존은 드론을 택배 배송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현재 부딪힌 문제는 드론의 부족한 성능과 조종사가 필요하다는 제도 탓이지만, 아마존이 처음 드론 배송을 발표했을 때 미래에 드론 운용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것인지는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존 물류 창고에는 물류를 관리하는 로봇이 배치된 상태입니다. 여기에 드론까지 참여한다면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물류 관리 로봇이 찾아내어 포장 라인에 옮기고, 포장된 상품에 드론이 자동으로 배치되어 짧은 시간 안에 배송을 완료하는 겁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도 빠르게 주문을 처리하는 방안이죠.
 
 아마존의 물류 시스템과 흡사하게 월마트도 자사 오프라인 매장과 창고에 드론을 배치하여 지점 간 물류 관리를 자동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게 드론 운용이 원래 가졌던 의미입니다. 생김새만 비슷한 RC 쿼드콥터의 활용을 얘기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운용 계획을 실현하려면 몇 가지 기술이 필요합니다. 일단 드론이 자동으로 장애물을 인식하고, 인식한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거나 대상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여 대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GPS로 대략적인 위치와 속도를 파악하는 게 아닌 드론이 오차 범위를 인식하여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포함해야 합니다. 대상과 주변 환경, 상황을 인식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단순히 카메라를 장착한 쿼드콥터도 발전 궤도로는 드론이라고 말하기에 무리가 없습니다. 이미 많은 항공 촬영용 무인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대상을 인식하여 이동을 추적하고, 주변 환경에 맞춰 촬영 위치를 자동으로 옮기는 등 센서 기술을 선보인 상태입니다.
 
 인텔도 이 분야에서 앞서있죠.
 
 


 지난해 CES 2015에서 인텔은 3D 카메라 센서인 '리얼센스(RealSense)'를 탑재한 드론을 선보였습니다. 해당 드론은 외형은 일반적인 멀티콥터와 같지만, 초음파 센서와 리얼센스로 여러 방향의 상황을 인식하여 장애물을 회피합니다. 또한, 문이 열리는 것을 파악하여 벽의 위치만 인식하는 게 아닌 실제 눈처럼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리얼센스를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을 뿐 리얼센스를 노트북에 적용하는 쪽울 더 강조했죠.
 
 그런데 지난 5일, 인텔은 CES 2015에서 선보인 드론을 제작한 어센딩 테크놀로지(Ascending Technologies)를 인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단지 리얼센스를 탑재한 드론을 개발한 업체를 인수했다는 건 인텔이 직접 드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어센딩이 리얼센스만 운좋게 탑재한 곳은 아닙니다. 자체적인 회피 기술을 보유했고, 거기에 리얼센스를 탑재하여 상황을 인식하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 거였죠. 즉, 인텔은 자사 기술만으로 드론에 사방을 감지할 수 있는 눈과 감각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당 기술은 몇 가지 주어진 상황이나 특정 대상만 인식하는 센서 범위를 넘어서 드론을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의 범위를 넓힙니다. 아마존이나 월마트가 원하는 자동화한 물류 시스템도 가능하고, 항공 촬영을 위한 드론도 훨씬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겠죠. 드론에 눈과 감각이 생겼으니 인공 지능과 학습 알고리즘에 따라서 하나의 드론으로도 여러 명령을 수행할 수 있을 겁니다. 발전 궤도에서 기능이 추가되는 수준이 아니라 이미 발전한 상태에서 운용 가능한 범위를 고려할만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드론을 양치기에 활용하는 방법은 꽤 오랫동안 연구 중인 분야입니다. 단지 자동화한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방식으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죠. 그러나 양의 상황을 파악하고, 무리에서 이탈한 양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드론이라면 어떨까요? 인텔의 리얼센스 기술은 그걸 현실화하는 단계에 있다는 것에서 주목받았는데, 어센딩 인수로 빠른 상용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태 무언가 빠져있었던 어중간한 드론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고, 용어의 본래 의미를 앞당길 수 있는 단계로 끌어올린 '진짜 드론'을 말입니다.
 
 


 인텔의 어센딩 인수는 CES 2016를 코앞에 둔 지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합니다. 작년 8월에 열린 자사 개발자 행사인 IDF 2015에서도 리얼센스를 탑재한 로봇을 선보인 바 있고, 올해 CES에서도 리얼센스를 탑재한 드론이 기조연설에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인텔의 경쟁자인 퀄컴도 지난해 9월에 드론 사업에 뛰어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드론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와 센서 시장의 선두에 서겠다는 것인데, 모바일 시장에서 퀄컴에 밀렸던 인텔이 드론에서는 그렇지 않고자 하는 면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제 어센딩의 기술과 리얼센스를 결합한 드론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