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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슬랙의 미디어 실험이 가치 있는 이유


 슬랙은 협업 도구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겨냥하고 있지만, 간혹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이용되기도 합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와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를 슬랙에 통합하여 활용하는 것이죠. 슬랙의 확장성 덕분입니다. 그리고 이제 미디어입니다.
 


슬랙의 미디어 실험이 가치 있는 이유
 
 이미 슬랙을 통해서 뉴스를 공유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연결하여 소셜 미디어로 유입하는 뉴스를 직원들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슬랙에 뉴스를 제공하는 매체가 늘고 있습니다. 매체로서는 채널이 많으면 많을수록 유입을 늘릴 방안이겠지만, 콘텐츠 채널이 아닌 협업 도구이기에 특별합니다.
 
 


 이달초, 뉴욕타임스는 뉴욕타임스 선거봇(The New York Times Election Bot)이라는 2016년 미국 대선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는 뉴스 서비스를 공개했습니다.
 
 이용 방법은 'http://nyti.ms/23Oo0ak'에 접속하여 '슬랙에 추가하기'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원하는 채널에 설치하면 이용자는 뉴욕타임스가 제공하는 실시간 선거 뉴스를 슬랙으로 받아볼 수 있고, 명령어 '/asknytelection'을 이용하여 관련한 질문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매우 간단한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뉴욕타임스는 왜 소셜 미디어가 아닌 슬랙에 뉴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일까요? 물론 슬랙은 기업용 서비스이긴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단지 미디어의 위치로 보긴 어려웠는데, 뉴욕타임스의 추가로 새로운 포지셔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뉴욕타임스가 슬랙에서 이용할 수 있는 봇을 선보인 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슬랙은 사내 소통 도구로 사용하는 뉴욕타임스는 소셜미디어에서 특정한 사건에 관한 정보를 슬랙으로 자동 수집하는 봇으로 기자들이 정보에 더 빠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즉, 업무에 슬랙을 활용한 것입니다. 단지 이번에는 이런 기술을 이용해서 슬랙 이용자라면 누구나 뉴스를 접할 수 있게 한 점이 다릅니다.
 
 해당 내용에 대해 뉴욕타임스 인터랙티브 뉴스 편집자 마크 라발리(Marc Lavallee) 저널리즘 전문 미디어 니먼랩과의 인터뷰에서 '일상생활에서 슬랙을 비롯하여 페이스북 메신저나 왓츠앱 등 도구의 사용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짧은 뉴스를 왓츠앱으로 전달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연장선으로 이번에는 슬랙을 통한 실험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슬랙은 왓츠앱과 다르게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고, 누구나 뉴욕타임스처럼 정보를 빠르게 가져와서 업무에 활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에 라발리는 '뉴스룸은 24시간 열려있고, 주말에도 슬랙을 통해서 서로 뉴스로 소통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슬랙이 업무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소통 도구로 계속 이용하는 동향에 맞춰서 선거봇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비슷하게 연결 세대 전문 뉴스 커뮤니티인 'AJ+'도 슬랙으로 속보를 전달할 수 있게 서비스를 작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AJ+는 이미 슬랙을 소셜 미디어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직원이나 프로젝트 팀원 사이지만, 슬랙으로 연결된 부분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슬랙을 소셜 미디어로 바꿀 수 있다고 여긴 덕분입니다.
 
 AJ+의 가치관에 따른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뉴욕타임스의 선거봇 도입으로 협업 도구에 미디어를 더한다는 새로운 포지셔닝을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당장 선거봇을 개인이 이용하지는 않겠으나 각 선거 캠프가 슬랙을 선거전에 활용할 가능성은 커졌습니다. 선거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고, 선거 캠프라는 조직 안에서 정보에 대한 논의를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니 말입니다. 이는 슬랙과 연결한 미디어의 업무 활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라발리가 말한 주말에 슬랙으로 직원끼리 소통하는 게 아니더라도 영향력이 뻗을 여지가 있는 겁니다.
 
 또한, 지속해서 슬랙에 매체가 추가한다면 RSS처럼 이용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신 RSS 피드 서비스에 부족했던 게 소통 기능이고, 이를 트위터가 물려받았으나 개인화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슬랙은 그 중간의 서비스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업무와 관련한 직원끼리 뉴스로 소통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 채널에 추가하여 개인화할 수도 있습니다. 슬랙에 RSS 피드를 추가하는 방법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퍼블리셔의 개입으로 선거봇처럼 전달에서 나타나는 경험이 향상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타 소셜 미디어는 보일 뉴스를 선택할 권리가 없습니다. 원하는 뉴스 그룹을 지정하더라도 친구 등 다른 관계가 전달하는 뉴스까지 포함하게 되므로 상당히 범위가 넓죠. 그런 부분을 슬랙이라는 서비스 안에 가두고, 채널을 나눠서 뉴스를 소비하여 소통할 수 있다는 건 소셜 미디어의 다른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AJ+의 주장처럼 소셜 미디어의 모습을 갖추게 된 건 맞으나 기존 소셜 미디어와 다를 수밖에 없는 게 본래 협업 도구인 탓이고, 이런 미디어 실험은 단순한 채널의 확장보다는 슬랙의 확장성이라는 장점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에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상기한 예만 하더라도 똑같은 콘텐츠를 두고도 다른 소셜 미디어와 다른 점을 마련해버렸으니 말입니다.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인 페이스북도 슬랙과 비슷한 기업용 페이스북인 '페이스북 앳 워크(Facebook at Work)'를 출시했습니다. 앳 워크의 강점은 슬랙처럼 확장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페이스북을 이용한 사람이라면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접근성에 있고, 이는 소규모 기업보다 대기업을 겨냥하기에 슬랙보다 강점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현재 앳 워크는 미디어 기능을 거의 상실했습니다. 앳 워크에 별도의 그룹을 개설할 수는 있으나 외부 정보보다 직장 내부 정보에 치중해있으며, 외부 정보를 끌고 올 수는 있지만, 기존 페이스북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에 슬랙처럼 미디어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필자는 이것이 슬랙의 확장성이 앳 워크와 달리 확실하게 돋보인 부분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