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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익스플로러 제친 '크롬'이 보여준 것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익스플로러 아이콘을 보고 인터넷 버튼이라며, '익스플로러=인터넷'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브라우저의 성장으로 지금은 브라우저 것이 대중에게도 일반적이 되었습니다. 많은 브라우저들이 등장했고, 그 중심에 크롬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익스플로러 제친 '크롬'이 보여준 것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5월 3쨰 주 세계 웹브라우저 점유율을 크롬이 익스플로러를 제치면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얼마전 하루 잠깐 제친적이 있었지만, 주간 점유율을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60% 대 1%로 맞붙기 시작한 두 브라우저는 불과 4년만에 30%대에서 서로 부딪히기 시작하더니 99년부터 1위 자리를 놓친 적 없는 익스플로러를 크롬이 제쳤습니다.




2008년




 브라우저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8년 '파이어폭스3'의 출시부터였습니다. 여기에 유명한 사건이 'MS 케이크 사건'이 터지기도 했던 해입니다. 34개월 간 준비한 파이어폭스3는 2008년 6월 17일에 정식버전이 런치되었으며, 런칭 24시간만에 800만 다운로드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브라우저 시장의 파란을 예고했습니다. 이 다운로드 기록은 기네스에 오르기도 했는데, 익스플로러6가 치명적인 보안문제로 욕을 먹는 중에 등장으로 파이어폭스로 넘어가는 유저가 순식간에 늘어난 것입니다. 기록과 더불어 MS가 모질라재단에 보낸 케이크가 화제가 되면서 익스플로러 외 브라우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대중들에게도 다가가게 됩니다.

 익스플로러의 보안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사용자들 덕분과 파이어폭스의 큰 개선이 다가오면서 서서히 브라우저 시장이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를 런칭합니다. 8월 안정화 버전을 내놓은 후 9월 정식 런칭을 통해 본격적으로 브라우저 시장에 발을 내딘 크롬은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로 나뉘던 브라우저 시장에 단비 같은 존재였고, 런칭 첫 달에 1%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다음해 6월 애플은 WWDC에서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혁신적인 브라우저'라며 사파리4.0을 공개했고, 맥사용자를 상대로만 점유율을 확보했던 사파리가 브라우저 전쟁 속에 관심을 받으며 잠깐 점유율이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꾸준한 점유율과 모바일을 상대로 점유율을 확보하던 오페라까지 가세하며 본격적인 브라우저 전쟁이 시작되었죠.




경쟁이 낳은 결과




 우리는 경쟁이 있어야 발전이 있다고 얘기하지만 정확히 어떤 발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예시는 부족합니다. 맥도날드는 여전히 KFC와 붙고 있고, 코카콜라는 팹시와 피자헛은 도미노와 여전히 치고 박고 있습니다. 다행히 붙고 있는 라이벌이 있기 때문에 견제는 되지만 게토레이와 파워에이드만 여전히 붙고 있고, 마운틴듀와 스프라이트만 치고 박고 있습니다. 이쪽이 하나 내놓으면 저쪽이 하나내놓는 식의 견제 외의 기술적인 경쟁을 볼 수 있는 예시는 굉장히 부족합니다. 이것은 디지털 분야가 아니고, 디지털 분야 또한 시장이 거대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브라우저 전쟁은 경쟁을 통한 발전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메이저 브라우저만도 5개가 부딫혔고, 상위를 지키던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크롬이 계속해서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누가 더 빨리, 더 좋게'를 실현하는지에 사용자만 이 브라우저, 저 브라우저를 사용하며 신이 난 상황이 온거죠.


 그리고 이런 경쟁이 시장의 구도도 바꿀 수 있음을 브라우저 전쟁이 보여줬습니다. 전세계 60%이상의 점유율을 익스플로러 출시 후 부터 꾸준히 유지했던 MS가 윈도우 덕분에라도 언제까지 왕좌일 것 같았지만, 결국 크롬이 그를 제쳤고 점유율은 반토막이 나 30%로 추락했습니다. MS는 윈도우에 너무 의존했죠. 익스플로러는 점유율이 높았지만 익스플로러6가 보여준 놀라운 보안능력과 자바에게 대항하기 위함인지 띄워주기 위함인지 알 수 없던 액티브X, 자만의 결정체였던 실버라이트까지 사용자가 뭘 원하는지 수요 자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점유율이라는 자만에 취해있던 MS에 경쟁 상대가 늘어났습니다. 그 경쟁 상대들이 놀라운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판도가 뒤집혔습니다.


 구글과 파이어폭스가 크게 치고 올라오자 다급해진 MS는 익스플로러의 보수를 시작하며 내놓은 익스플로러9가 이전 버전에 비해 발전 된 모습을 보이면서 콧대 높은 입장이 아닌 같이 경쟁하면서 계속 기술 발전을 이뤄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제는 큰 차이가 없는 파이어폭스와 익스플로러, 크롬이 서로 물러날 수 없는 입장이 되었죠. 더 보안성이 뛰어나고 빠른 버전을 빨리 내놓아야하고, 편의성과 호환성에서도 강점을 보일 수 있도록 브라우저의 업데이트 경쟁은 치열합니다. 그리고 조금씩이나마 오르고 있는 사파리나 꾸준히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오페라까지, 사용자는 어떤 브라우저가 미세하게나마 성능이 좋다면 사용하던 브라우저를 당장 버리고 갈아탈 수 있는 경쟁의 최고점에 도달해있습니다.


 그 때문에 웹의 호환성도 익스플로러가 기준이 아닌 다양한 브라우저를 대상으로 맞추게 되었고, 더 이상 보안성에 벌벌 떨며 익스플로러를 사용해야하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크롬, 그리고 국내




 웹이 익스플로러를 버려야하다는 의견은 7~8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완전히 익스플로러를 버려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양분이 되어야 익스플로러의 문제점이 고쳐질 것이다는 것인데, 이제는 크롬이 익스플로러를 제치면서 오히려 구글을 견제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파이어폭스의 부가기능보다 인기가 좋은 크롬의 독보적인 웹스토어 등이 사용자의 입맛을 돋아주면서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통한 크롬의 점유율을 올리면 크롬이 브라우저 시장을 익스플로러처럼 먹을 수 있다라는 우려를 벌써부터 하는 것이 현재 세계 브라우저 시장이라는거죠.


 하지만 한국의 익스플로러 점유율은 70~80%선에 놓여있습니다. 물론 액티브X의 역활이 크긴했지만, 그보다도 브라우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운 점입니다. 예를 들면 익스플로러와 안드로이드의 기본 브라우저를 같은 '인터넷'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는 것은 브라우저 경쟁이 스마트폰 못지않게 매우 치열한 상황임에도 IT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져있음을 시사한다는 것 입니다.


 파이어폭스의 점유율이 30%까지 올라가며 익스플로러를 문턱까지 위협하던 때에 반대로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90%이상을 기록했던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기도 했습니다. '액티브X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익스플로러를 써야한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언급되었지만, 필자는 그보다도 브라우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그 이해가 넓어진 결과로 현재 파이어폭스가 4%, 크롬이 13%까지 점유율이 올랐으며, 덕분에 아직 익스플로러가 70%이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익스플로러를 교체해야 한다라는 캠페인도 일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액티브X가 사라져도 결국 브라우저의 이해가 낮으면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할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치열한 경쟁에서 크롬은 황제 익스플로러를 이겼습니다. 그 밑의 파이어폭스도 새로운 버전을 준비하고 있고 20%대의 점유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웹트래픽 강국 한국은 그 경쟁과는 따로 놀고 있습니다. 익스플로러를 제친 크롬이 IT의 경쟁을 통한 밝은 면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국내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크롬이 보여준 것은 이런 아이러니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