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구글 죽이기'가 필요한 이유

 애플이 새로운 지도 서비스와 함께 각종 서비스들을 제공하면서 '구글 죽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점이 애플이 어떻게 구글을 죽이려드는지에 대한 것으로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죠.

 필자는 일정부분 구글 죽이기가 있을 것이고,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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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구글 죽이기'가 필요한 이유

 실상 이런 구글 죽이기는 소비자에게 의미가 없습니다. 어찌되었건 별개의 플랫폼이고, 내가 사용하고 싶은 플랫폼을 사용하면 그만인 것이 소비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죽이던지 살리던지 어떤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심을 둘 뿐입니다. 혹은 누가 먼저 망할지 심심풀이 베팅을 해보기도 하겠죠.

 '구글 죽이기'가 필요하다고 하면 구글이 망해야 한다는 말이거나 애플이 구글을 이겨야 한다는 말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필자에게 미래에 가능성이 더 높은 기업을 꼽으라면 당연 '구글'이라고 말할 것 입니다. 그런데 왜 구글을 죽이는게 필요하다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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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확장

 구글의 확장력은 매우 빠르고 광범위 합니다. 기업의 특징때문인지 뭘해도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구글이 서비스하면 어떤 서비스가 될까?' 기대하게 되죠. 그렇게 구글의 확장에 소비자는 기대감을 보입니다. 구글의 서비스는 무료이며, 오픈을 지향하기 때문에 소비자 측면에서는 환호할만 하죠.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특히 실리콘 밸리의 기업들은 더 그렇습니다. 인터넷 검색이나 하던 기업이 광고 플랫폼을 내놓면서 그냥 그대로 살 것 같더니 어느 순간 휴대폰도 만들고 컴퓨터도 만들고 SNS도 제공 하고 있습니다. 비롯 운영체제이긴 하지만 구글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고 승승장구하던 애플에 '뭐야?! 저 인터넷 검색 기업이?!'이라 타박받는 타겟이였으며, 아마존은 클라우드, 이베이는 쇼핑, 페이스북에는 구글플러스를 들이밀었죠. 메일을 통해 HotMail도 날려버렸고, 익스플로러도 크롬에게 밀렸으며, 문서도구로 오피스의 파이를 내준 MS도 있죠.

 가상의 예를 들자면 MS와 소니, 닌텐도가 콘솔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잘 싸우고 있는데, 구글이 '자~ 무료 오픈 게임 플랫폼이요~ 다들 가져가서 게임기 만드시오~'이러면서 들쑤시고 다닌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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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구글 죽이기

 구글이 진짜 죽거나 하진 않겠지만, 어느정도 파이를 뺐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애플은 기본 제공하던 지도를 구글맵이 아닌 오픈스트리트맵 기반의 자체 지도 서비스로 변경하였고, 중국에는 기본 검색엔진으로 바이두를 집어넣었으며, 구글플러스와 대적 중인 페이스북을 우군으로 만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시리의 검색 기능이 확장되면서, 구글의 검색을 거치지 않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검색'부분을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또한, 패스북은 구글 월렛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탈 구글'을 위한 준비 상태를 이번 WWDC2012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구글맵도 좋고 구글검색도 좋은데 왜 애플은 구글과의 협력을 통하는 것이 아니라 구글 죽이기에 들어간 것일까요?

 그냥 애플은 짜증나는겁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은 경쟁입장이지만, 구글은 여러 제조사들을 끌어들여 애플과 맞붙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구글맵이 필요했고, 유튜브를 기본 탑재하였고, 구글 검색도 집어 넣었습니다. 그런 상황 자체가 싫은겁니다. 그게 싫은 또 한명이 MS입니다. MS는 이미 구글을 탈출하기 위해 빙과 빙맵을 만들었고, 라이브 서비스도 개편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구글의 서비스가 자사에게 득이 될 수 있지만, 반대편에는 자사를 망가뜨릴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럴바엔 그냥 서로 확장해서 커다랗게 덩치 키우고 맞붙자는게 애플과 MS의 생각입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경우도 그저 서로의 분야에서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구글이 구글 플러스라는 놈으로 치고 들어오니 애플과 협력하는겁니다. 만약 구글이 구글 플러스를 내놓지 않았다면,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구글과도 협력 관계를 가졌을지 모르는 일이죠. (아니면 구글이 계속 트위터를 인수하려 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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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이유

 기업 간의 치고 박는 상황은 저렇다고 합시다. 그럼 IT시장에서 구글 죽이기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가 구글을 통해 정보에 다가갑니다. 검색뿐 아니라 지도나 동영상도 마찬가지죠. 물론 구글이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보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일 뿐입니다. 다만, 매개체로써의 구글이 확장을 거듭하면서 정보에 대한 구글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구글에 대한 견제없이 계속해서 의존도만 높아진다면 좀처럼 구글의 역량을 막을 대안이 나오기가 어려워집니다. 만약 iOS가 없었다면 안드로이드가 점유율을 다 가져갔을지도 모릅니다. 구글맵에 견제가 없다면, 모든 지도 서비스들이 구글맵의 데이터를 사용할 지도 모르죠.

 좋은 안드로이드, 좋은 구글맵을 사용하면 상관없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면 독과점으로 이어질 수 있고 구글의 확장성을 보면, 한 부분에 걸친 독과점 문제로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닌 범용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고해서 구글에 철퇴를 가할 수도 없게되겠죠. 왜냐하면 구글에 의존해야하니까요.

 구글의 확장성이 기업들에겐 눈엣가시면서 소비자에겐 구글의 의존도만 높히는 것이라면, 애플이 본격적인 구글 죽이기에 나선 것과 (기대는 안하지만) MS가 구글의 파이를 떼어낼 수 있는 작용만 할 수 있다면 구글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 지금 구글을 확장면에서 몰아붙일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 애플이고, 범용적인 엑세스가 가능한 구글과 달리 자사 플랫폼을 통해서만의 접근을 허용하는 폐쇄적인 애플이 구글의 오픈과 균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의 구글 죽이기'는 필요합니다.

 물론 애플이 구글과 같은 상황이 되어서는 안되겠죠.

  네이버처럼 정보를 꽁꽁 둘러싸메는 것은 단편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지만, 구글의 경우는 완전히 오픈 된 정보에 대한 의존도를 높히는 것이기 때문에 미래적인 면에서 분명 견제가 필요하고 일정 부분의 서비스는 구글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야, 점점 더 늘어나는 정보의 접근에 있어서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