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몰락의 노키아, MS가 발빼면?

 노키아가 몰락한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불과 작년까지만해도 와닿을 정도는 아니였습니다. 그러나 올해들어 적자와 주식하락, 신용등급 하락 등 직접적으로 보이는 타격만 해도 노키아의 상태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윈도폰으로 협력 관계인 MS가 발을 빼면 어떻게 될까요?






몰락의 노키아, MS가 발빼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5일,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Baa3'로 판정한데 이어 투자부적격(정크) 등급인 'Ba1'로 하향조정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Vertu를 매각하고 임원교체와 1만명의 구조조정을 2013년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2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되면서 노키아의 악재는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키아의 CFO는 '노키아는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비용절감, 현금흐름 개선에 주력하고 있고, 재무구조를 건전한 상태에서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긴 했지만, 가격만 적장하다면 특허를 팔 생각이라며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 주주들의 환심을 살 생각이였으나 오히려 역효과가 나면서 갈때까지 갔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만큼 노키아는 현재 힘듭니다.






스마트폰 대응에 늦은 피처폰 제조사?


 노키아를 세계에서 제일 잘나가던 '피처폰' 제조사라고 얘기들 하지만, 한때는 잘나가는 '스마트폰' 제조사이기도 했습니다. GPS를 탑재한 내비게이터 폰을 유행시켰으며, 자체 운영체제인 심비안도 스마트폰 사용자에게는 익숙했습니다. 저가 스마트폰을 통해 개발도상국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2011년까지는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딱히 노키아를 피처폰 제조사라고 낙인 찍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노키아 몰락의 원인을 굳이 꼽으라면 '오만'때문입니다.


 노키아는 아이폰에 대해 전혀 의식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새간의 관심이였던 아이폰에 대해 노키아에 물으면 '여전히 우리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자라며 잘라말했습니다. 그것도 애플의 점유율이 점점 RIM을 먹고 노키아에 따라 붙으면서 급해진 노키아는 인텔의 '리눅스 파운데이션'의 '미고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프로젝트 중단과 함께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고 MS와의 협력으로 윈도폰을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노키아의 브랜드보단 '윈도우'라는 운영체제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였고, 굳이 노키아가 만든 제품이 아니더라도 윈도폰은 지금과 같은 관심을 받았을 것입니다.


 노키아는 자사의 떨어지는 피처폰과 스마트폰을 위해 실상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최대 통신시장인 미국과 자신들의 앞마당이였던 유럽에서 점유율이 하락하자 그를 메우기 위해 개발도상국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였고,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에는 아예 관심을 주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대해 구닥다리 심비안을 계속 고집했으며 개발자 유치도 하지 않았고 제품의 라인업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노키아라는 브랜드 자체가 미국시장에서 잊혀졌고, 그것이 지금 윈도폰을 제조하는데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은 피처폰과 저가 스마트폰으로 개발도상국을 공략함과 동시에 플래그쉽 모델의 미국 선전때문에 노키아와 같은 전략을 취하면서도 미국 시장의 만족도를 높히면서 개발도상국의 점유율도 같이 챙겨 호조하고 있죠.


 노키아는 오만했고 끝까지 자신들의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시장에 대한 대응이 아닌 단순히 점유율 메우기에만 급급했던 것의 부작용이 지금에서야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윈도폰


 블로그를 계속 구독하셨던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필자는 윈도폰에 대해 굉장히 비관적입니다. 비관적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윈도폰이 성공하리라는데에 어떤 이유를 들건 현재로써는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윈도폰 운영체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었지만, 노키아도 그에 못지 않은 실패 요인의 하나입니다.


 현재도 노키아는 아직도 자신들이 건재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온갖 악재 기사가 떠도 그들의 자신감은 식을 줄 모릅니다. 그것은 투자자들을 비롯해 고객에게도 그저 오만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노키아라는 브랜드가 구세대 이미지가 강하고 그들이 제작하는 윈도폰은 매일 삼베만 고집하며 남의 옷차림을 욕하던 노인이 청바지를 입기 시작한 것과 같이 어색합니다. 그러고는 이제는 청바지가 최고라고 삼베 입은 사람들을 욕하고 다닙니다.


 노키아는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닦는데 전혀 관심이 없었고 아직도 세계적인 브랜드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유행이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오기를 부리고 있고, 회사가 망해가는데도 전혀 게의치 않습니다. 이런 노키아의 태도가 얼마나 지속 될지는 모르지만, 그다지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데 일조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얼마전 공개했던 4100만화소 카메라를 가진 심비안 운영체제의 퓨어뷰에 대해 '그래, 노키아가 카메라는 좋았었지.'정도인 것도 얼마나 노키아에 대해 무관심한지를 보여줍니다. 구입할 의사를 내비치는 반응은 찾아보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노키아의 윈도폰, 루미아 시리즈는 평가도 좋고 루미아하면 윈도폰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주고 있습니다. 다만, 노키아에 대한 기대보다는 MS에 대한 기대가 훨씬 더 높습니다. 루미아를 구입하는 고객 중 노카아라는 브랜드를 보고 구입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것입니다. '윈도폰에 대한 호기심과 MS와 협력하고 있는 노키아가 제작했으니까'때문이지, 만약 MS가 삼성이나 HTC와 협력한다고 했다면 고객들은 그들의 제품을 구입했을 것이지 루미아는 관심도 받지 못했을 겁니다.


 그것은 절대적으로 노키아가 윈도폰의 성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지속 될 경우 노키아의 폐업과 함께 윈도폰의 미래도 장단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MS가 빠지면?


 MS가 윈도폰에서 발을 빼면 노키아는 그냥 끝입니다. 다시 심비안을 제조할 수도, 그렇다고 안드로이드로 재기를 꿈꾸는기에도 늦었으며 너무 멀리와버렸습니다.


 윈도폰 개발을 중단할 것 같진 않지만 지금의 형태라면 중단의 가능성도 없다고 할 수 없으며, 반대로 윈도폰이 잘팔리게 되었을 경우 MS는 다른 여러 제조사와 협력하여 노키아를 변두리에 밀어버리거나 빼버릴 수도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좋은 상황을 맞이하기 어렵고, 노키아는 동네북이 되버렸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키아는 브랜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그래야만 MS가 윈도폰에서 발을 빼더라도 독자덕으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오만함을 버리고 미국 시장과 유럽 시장에서 노키아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처음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너무 멀리와버린 노키아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어보입니다. 자신들을 알아달라고 한사람 한사람 붙잡고 인사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관심없는데 우리가 돌아왔다고만 외치는 모습에 노키아의 암담한 미래를 우리는 계속 볼 것이며, 이런 부분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낭떠러지에서 손을 잡고 있는 MS가 놓아버리는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