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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독도 표기와 글로벌 지도 논란, 뭐가 문제인가?


 애플의 iOS6의 독도표기에 대한 포스팅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 의도와는 다르게 논점을 '애플이 잘못했나? 안했나?'로 결정지으시려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글로벌 지도의 한국 지도 데이터의 문제점에 대해서 포스팅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독도 표기와 글로벌 지도 논란, 뭐가 문제인가?



 위는 처음 작성했던 글입니다. 저 글을 작성했던 이유는 분명 애플이 일부로 그랬건 실수로 그랬건 죽도로 표기한 것은 잘못되었으나, 왜 그렇게 작성될 수 있었던건지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애플의 잘못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고칠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분들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였나봅니다. 아니, 정확히 제 생각을 받아들여주신 분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분도 계신 것 같습니다. 그건 제 필력을 탓해야겠지요. 지금 작성하는 것은 그 분들의 생각을 돌려놓기 위함은 아닙니다. 단지, 제 생각을 진지하게 전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지도




 '글로벌 지도'라는 것은 세계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업체들의 모든 지도를 의미합니다. 네이버나 다음도 글로벌 지도 서비스를 하고 있죠.

 이 지도 서비스들은 대게 하나의 업체에서 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씨티맵 자료를 이용하여 덧붙여 지도를 만드는 업체들이 생겨났고, 이 지도들을 세계지도에 합치면서 만들어지게 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런 지도를 토대로 새로운 지도와 추가 항목을 넣어 계속 해서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업체의 지도 저작권을 얻어서 뭉친 것이죠. 이런 지도 데이터를 제공하는 업체는 많습니다.


 '애플 지도에서 사라진 독도, 왜?'에서 구글맵에 독도가 다케시마로 표기 되었다고 지적했지만, 새벽에 정정하였습니다. 구글맵이 아니라 '구글어스'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구글어스에는 '동해'가 정확하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독도도 마찬가지로 표기되어있고, 사진자료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구글어스의 지도에는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독도 쪽을 확인해보면 독도는 없고 'Liancourt Rocks'으로만 표기되어 있으며, 일본해라고 한글로 적혀있습니다. 그 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둘 모두 병행 표기를 하고 있으며, 독도는 'Liancourt Rocks'라고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한국 지도에 나타나는 독도는 애초에 구글이 삽입했던 것이 아닙니다. 구글어스에 독도가 없다는 사실을 안 한국유저들이 끊임없이 구글에 리포팅을 했기 때문에 구글이 분쟁지역으로 인정하고 독도라고 표기를 한 것입니다. 다만, 한국의 구글어스일뿐 글로벌 지도에는 반영되지 못하니 눈가리고 아웅인 셈입니다.





 MS의 빙맵입니다. 독도는 검색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옆에 'Do-dong'이라는 것은 울릉도입니다. 울릉도가 '도동'이라고 되어있는데, 도동을 울릉도 내의 지명이지 울릉도를 의미하진 않습니다. 미국 지도니까 영어로 검색해봅시다.




 검색이 안됩니다. 발견된 검색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것도 독도를 지도에 띄워놓고 바로 앞에서 검색 했는데도 말입니다.





 이번에는 윈도폰의 기본 지도로 검색해보았습니다. 역시나 알 수 없는 위치로 표시됩니다.





 노키아 지도는 더 가관입니다. 독도는 커녕 울릉도도 없습니다. 그것도 한국에서 판매하고 한글로 제공하는 지도에 섬을 없애버렸습니다.


 이들 지도 뿐 아니라 여러 글로벌 지도에는 한국 지도에 대한 오류가 다반사입니다. 물론, 자국의 지리가 아닌 남의 나라 지리를 제대로 좀 알아달라고 하는 것도 어찌보면 무리가 있어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류를 잡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




 2009년 노키아가 한국에 '6210s'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했었습니다.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고, 콜린 자일스 노키아 수석 부사장과 강우춘 한국노키아 사장, KTF 단말전략실장 이원두 상무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서 논란이 되었던 것이 바로 '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였습니다. '6210s'는 노키아가 자체적인 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되어있었는데, 그 기능이 빠졌습니다. 국내 지도법상 지도 데이터 외부 반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였습니다. 노키아는 이 문제에 대해 국내 지도법을 검토한 뒤 국내에 서버를 두고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밝혔었죠.


 이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지도의 보안 유지상 그럴 수 있겠구나라고 사람들은 수긍하였습니다. 휴전 중인 국가이고 지리 정보는 매우 민감한 상황이였으니까요. 하지만, 국내 서버에 있는 지도를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구글의 위성 지도의 보안 지역 노출이 문제가 되면서 우리가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볼 수 있으면 볼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해졌습니다. 전세계 누구나 볼 수 있는 지도 데이터를 그냥 우리나라에서 반출만 안하고 있을 뿐입니다.


 구글은 그보다도 빠른 2008년 국내 법을 준수한다며 별도의 서버를 한국에 설치하고 SK의 지도 데이터를 이용하여 구글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야후도 마찬가지로 국내에 서버를 두고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데이터를 해외로 가져가지는 못합니다. 해외 업체들이 한국에서 내비게이션이나 GPS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서버를 한국에 놔둬야 했습니다. 그래서 비용을 들여 별도의 서버를 구축했지만, 야후나 구글 같은 대형 업체 외에는 굳이 비용을 들여가며 할 생각을 하진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해외의 위치기반 서비스 업체와 우리나라위치기반 서비스 업체는 상종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나마, 구글 지도를 이용한 서비스의 경우 서버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죠.


 그 외 글로벌 지도를 제작하는 업체들에서는 반출 되지 않는 한국 지도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극히 반출되는 일부분만을 사용하여 지도를 제작합니다. 결정적으로 한국에서의 지도 사업이나 글로벌 지도에의 한국 지역 표기, 위치기반 사업을 해외 업체들은 애초 생각하지 않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글로벌 지도에 축적 된 한국 지도 데이터는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또한 업체들 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각각으로 언제 작성 된지도 모르는 데이터로 한국 지도를 작성합니다.


 울릉도가 빠진 노키아 맵의 경우 'NAVTEQ', 'NavInfo', 'Planetary Visions', 'DigitalGlobe', 'Royal Jordanian Geographic Centre', 'Iran Maps' 등의 굵직굵직한 지도 업체들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지도는 엉망진창입니다. 이 업체 중에 단 한곳만이라도 한국 지도 데이터를 사용하는 업체가 있었고, 이를 노키아 지도에 반영했다면 울릉도는 표기 되었을 겁니다.


 지도 업체들에게 한국 지도 데이터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에게 종이 지도를 펼쳐서 작성하든 한국에 와서 씨티맵을 따가든 만들면 될 것 아니냐고 한다면 웃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다른 지역의 지도 데이터를 모아서 작성을 했을 뿐 그다지 답사를 통해 작성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잡을 순 없나?




 애플만의 문제로.. 아니, 오히려 애플이라는 거대 업체가 터뜨린 문제라서 이슈가 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애플 사용자가 없었다면 그냥 그대로 죽도로 표기 된 채 아무런 지적없이 세상에 팔려나갔겠죠.


 애플이 잘못한 것 맞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너무 안이했던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만약에 우리나라의 글로벌 지도 업체들이 해외 지도업체들과의 데이터 교류나 질적인 향상, 그리고 해외 비즈니스 시장에서 인정을 받았더라면 저작권 제공 업체에 한국 업체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전부라고 할 수 없더라도 적어도 몇몇의 업체에서만이라도 우리나라 지도 업체가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란 말입니다.


 그게 애플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문제 때문에 당장 법을 바꾸고 정책을 뒤엎는다고 해도 애플 지도에 독도가 표기 될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애플에 여러 사용자들이 리포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파악했다면 적어도 '병행표기'는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다케시마가 지워진 '독도'라는 단일 명칭을 얻기 위해서는 정책이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간의 데이터 싸움에서 밀리면 우리는 타국가의 데이터를 가지고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정보를 해외에서 인정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분명 필요한 일입니다.


 물론 전시국가라는 점을 빼놓아서는 안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출 허용 범위를 넓히고, 군사지도와 민간지도의 경계를 정책으로 잡아야 할 것이며 이를 관리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애플이 국내에 서버를 설치한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예상들을 종합해보면 국내 지도 반출법으로 인한 지도 서비스를 위한 서버라고 하는데 사실을 알 길은 없습니다. 만약 지도 서비스를 위한 서버라면 독도로 표기 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지도 업체들의 데이터에 독도를 새겨넣을 필요가 있고, 일본의 다케시마라고 표기 된 데이터를 뒤엎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애플이 죽도를 독도로 바꾼다고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는 또 논란거리를 만들어놓고 리포팅하고 수정하고를 반복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애플에 리포팅을 하는 것이고, 이를 수정하는 것이 먼저여야 할 것입니다. 수정이 해주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바뀔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 해야합니다. 적어도 우리가 애플 제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죽도라는 이름을 보게 해선 안되니까요.

 그리고 이런 오류를 잡아 갈  수 있도록 정책면에서도 또, 무작정 감정적이 아닌 냉정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우리가 될 필요도 있습니다.


추가 -  측량에 따라 반출 예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제가 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며 지도 데이터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한번 등제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측량을 계속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측량법때문에 반출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대축적 지도 반출이 논란이 되었을 당시 한국의 주요 시설들이 위성으로 공개되었을때 미국정부에서는 구글이 민간 기업이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차단하기 어려우므로, 보안시설의 해상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였고 이에 구글이 해상도를 낮추는 대신 국정원이 1:5000 지도를 제공해주기로 하면서 논란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1:5000 지도를 제작하는 나라는 드물며 대부분이 1:25000, 1:50000의 소축적 지도를 제작합니다. 그래서 1:5000 지도를 제공하기로 했던 것은 나라 망신이 되었고, 보안을 강화해야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물론 한국에도 1:50000의 축적 지도가 있으며, 사전 승인으로 반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영상지도에 한해서이며, 수치지도를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국내 서버가 있어야합니다. 문제는 이미 이런 지도 반출에 대해 보안 규정이 무력화 되었다는 것은 2009년에 재 기되었었고, 보안 규정을 새로하여서 우리 지리 정보를 보호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영상지도에 한해서 대축적지도의 반출이 가능하다는 법이 2011년에 재정되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다만, 수치 지도는 여전히 반출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수치지도에 한해서 군사지도와 민간지도를 구분하여, 반출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물론 대축적지도가 아닌 소축적 지도에 한해서 입니다. 아니 왜 해외에 국내 수치지도를 팔아먹으라고 주장하느냐고 말씀하실 수 있겠으나, 위에 설명드린대로 이미 2009년에 보안 규정이 무력화되었다는 논란이 한차례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군사지도와 민간지도를 확실히 구분하여 민간사업에 제공 할 필요에 대한 주장이 있었고, 구글이 지도데이터를 요구했던 것 처럼의 문제를 막아야한다고 말이 많았었죠.


 단기적인 문제로 볼 순 없습니다. 제도와 정책이 바뀐다면 지도 데이터의 구분과 승인절차와 감독이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한 자세한 사항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게 제가 국내 반출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바입니다. '장기전으로 가야한다'가 이 글의 주된 내용이고, 현재 눈앞의 애플 문제는 리포팅을 통해서나마 수정해야 합니다. 다만, 이것으로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위치정보 서비스 등도 이런 수치 지도의 사용으로 제공이 가능하고 내비게이션 등의 기능도 이를 활용한 것입니다. '이미 해외에서도 위성지도도 있고 다 볼 수 있는데 왜 우리나라를 규제해서 막고 있느냐'고 위치기반 서비스가 규제 될때마다 말이 많았음에도, 이번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방향으로 꼬집고 있는 것 같아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논하고 하였는데 '애플 Yes' 또는 '애플 No'의 문제로만 확대 된 것이 아쉽습니다.


 국가차원에서 제도나 보안 규정을 강화하고 보완하여 움직일 필요가 있고 준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가 제기 되었던 2009년부터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분명 잘못되었으며, 이 논란에 대해 정부나 국민 모두 준비하여 대처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것은 국가는 정책가 제도, 국민은 애플이든 구글이든 MS든 혹은 다른 지도 데이터 업체든 오류에 대해 리포팅하고 지적하여 바뀌도록 하는 것이 지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은 애플에 리포팅하여 고쳐야함이 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