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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레노버, PC 1위가 멀지 않았다

 수년간 PC 시장의 'HP(Hewlett-Packard)'였습니다. 1위를 차지한게 오래되진 않았지만, 델을 제치고 성장세를 유지하며 추락하는 PC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과 영업이익을 남기는 기업이였습니다. 그런데 이 HP를 쫓아온 업체가 있습니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레노버입니다.






레노버, PC 1위가 멀지 않았다



 지난 4월, 필자는 '인텔과 레노버, 둘의 관계를 주목 할 필요가 있다'에서 레노버의 성장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IDC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고, 가트너는 HP 외 분기 중 1천만대를 달성한 유일한 회사라고 밝혔습니다. 레노버는 HP 이외 델과 아수스에도 항상 밀리는 느낌을 주고 있었지만, 11년 델을 제치고 2위를 한번 하더니 지난 1분기에는 이를 굳혔습니다.

 그랬던 레노버가 이제는 1위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HP와 레노버




 로이터는 레노버가 올해 안에 HP를 제치고 PC 1위 업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IDC에 따르면 이번 2분기 점유율이 HP가 15.5%, 레노버가 14.9%로 0.6%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전했고, 가트너는 HP가 14.9%, 레노버가 14.7%로 0.2% 밖에 차이 나지 않으며 전체 출하량은 20만대 차이로 완전히 좁혀진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원활한 출하량은 점유율 상황이 뒤집힐 일만 남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HP가 PC 사업부를 정리하고, 인사 관리도 진행하며 저렇게 추락하는구나 하고 있을 때 레노버는 새로운 공장을 짓고 출하량을 늘렸습니다. 그렇게 둘은 완전히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HP가 올해 초, 새로운 라인업을 선보였지만 신통치 않았으며 오히려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죽이면서 무리하는거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 와중에 레노버는 지속적으로 싱크패드를 내세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성장세와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이 두 기업이 엇갈릴 것이라는건 분명해 보입니다.




레노버의 과제




 레노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국에 있습니다. 레노버는 전체 매출의 42%를 자국인 중국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시장 점유율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에서 PC시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많이 팔고는 있지만 영업이익은 1.4%로 HP의 7.4$와 델의 6.2%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HP와 델은 기존 주요 PC 고객을 상대로 이같은 영업이익을 얻고 있지만, 레노버의 경우 이윤을 줄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저가 시장과 내수 시장의 신규 PC 고객만을 상대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둔화되는 PC 시장에서 PC를 구입하려는 고객에게 그다지 좋은 전략은 아니며, 태블릿의 성장세가 무서운 와중에 마땅한 태블릿 제품도 없는 레노버이기에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1위 점유율을 다시 내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PC에 전념하여 높은 품질과 마감, 안정적인 가격으로 HP와 델과 같은 전략을 취할 것인지, 아니면 PC 사업을 유지하면서 태블릿 시장을 노릴 것인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이익 부분에 있어서는 계속해서 HP와 델에 밀리는 상황만 놓게 되기에 어떤식으로든 방안을 마련해야합니다.


 윈도우8의 공개가 임박한 가운데 아이디어패드의 '요가'나 넷북 모델인 '포켓 요가' 등 다양한 컨셉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윈도우8에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인텔과의 연합으로 레퍼런스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윈도우8의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과 스마트폰 브랜드로써의 이미지 확충이 되어있지 않은 레노버로써는 어느 쪽이든 불안감을 내비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윈도우8의 특성상 'PC+'로써 랩탑과 태블릿이 얼만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가 관건이기 때문에 요가와 같은 디자인으로 밀고 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고질적인 A/S 문제와 아직도 지적을 받고 있는 마감 문제 등은 필히 정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레노버 1위의 큰 의미


 



 레노버가 HP를 제치고 1위를 하게 된다면 단순히 PC 시장의 1위로써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레노버가 1위를 하게 된다면 중국에서 IT 분야 업체 중 처음으로 1위를 달성하는 업체가 됩니다. 이것은 굉장히 큰 의미입니다. IT 분야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은 PC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강세를 보일 것입니다. 레노버가 1위를 하는데 싱크패드 전략부터 시작을 한지 불과 7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IT 분야에 있어서 미국의 힘은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HP나 델이 레노버에 뒤쳐진다고 한들 애플이나 구글, MS 같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있고, 어찌되었건 레노버는 MS의 윈도우를 사용해야 합니다.


 다만, 제조업에 있어 크게 파이를 키운 한국이나 일본에게는 좋은 현상은 아닙니다. 특히, 힘을 키워 온 한국과 그 힘에 눌리긴 했지만 자신들의 특기를 살리고 있는 일본처럼 이런 중국의 강세는 한국을 일본과 같은 처지에 놓이게 할 수 있기에 다양한 사업 전환과 발빠른 대응으로 국내 IT시장을 지킬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1위를 눈 앞에 두고 있지만, 남은 과제를 처리해야하는 레노버와 중국의 이런 압박을 막아내야 할 과제에 놓인 한국. 레노버와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두고 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