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제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미래 PC 활용 형태가 '포스트PC'입니다. 이에 'Worldwide Partner Conference'에 참여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COO(Chief Operating Officer), 케빈 터너(Kevin Turner)는 애플의 포스트PC 개념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은 'PC+'의 개념을 향하고 있다며, PC와 태블릿이 서로 유동적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포스트PC'와 MS의 'PC+', 어떤 것이 옳을까?
애플의 '포스트PC'와 MS의 'PC+'는 얼마전 생겨난 개념이 아닙니다. 오래전 부터 애플은 기기들이 PC를 떠나길 원했으며, MS는 PC를 다른 기기에 넣거나 PC에 추가하려 해왔었죠. 그건 포스트PC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스티브 잡스가 회사에서 쫓겨났을때도, PC+를 처음 주장한 빌게이츠가 MS를 떠났을 때도 계속 되어왔습니다.
뉴튼이나 아이팟, 윈도모바일이나 태블릿에디션이 그런 개념들의 결과물들이였죠.
포스트PC와 PC+
케빈 터너의 포스트PC에 대한 지적을 한 배경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현 애플의 CEO 팀쿡의 '냉장고 + 토스트' 발언입니다. 팀 쿡은 회계년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윈도우8가 하려는 태블릿과 노트북을 섞는 것은 냉장고와 토스트기를 합치는 것'이라며 PC+ 개념을 비난했습니다.
분명 애플은 자사의 PC라인인 맥과 태블릿인 아이패드를 완전히 다른 것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애플이 태블릿이 먼저가 아니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태블릿의 정의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것은 분명합니다. 기존 태블릿의 경우 PC 운영체제를 변형시키거나 임베디드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정도였지만, 아이패드는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하면서 출시 전 흘러나온 루머때문에 논란이 많았었습니다. 그렇게 아이패드는 iOS를 실었고, PC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제품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이런 동떨어진 포스트PC 개념을 단단하게 해주는 것이 PC를 벗어나게 만드는 '아이클라우드'이며, 새로운 인터페이스인 '시리'입니다. 그래서 팀쿡은 애플의 미래에 아이클라우드와 시리를 집중적으로 언급하는 것이죠. 그리고 컨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앱스토어와 아이튠즈를 지니고 있죠.
MS는 처음부터 기존 윈도우를 임베디드 시스템에 활용하도록 하거나 모바일에 넣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윈도우 모바일이나 XP 태블릿 에디션, 윈도우 CE 등이 그런 결과물들이였고, 이번 윈도우8 또한 프로와 RT로 나뉘어 PC+ 개념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거기에 스마트폰으로 윈도우8폰을 공개하면서 완벽히 '윈도우'라는 하나로의 통합을 제시하고 있죠.
그렇다면 이 두 회사가 제시하는 두가지 개념 중 어떤 것이 옳은 것일까요?
잡스의 트럭
스티브 잡스는 D8 컨퍼런스(D8 conference)에 참석하여 이런 말은 합니다.
우리가 농업국가였을 때, 모든 차는 트럭이었습니다. 왜냐면 농장에는 그게 필요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차량이 도심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승용차들이 더 보편화 되었습니다. 자동 변속기나 파워 스티어링과 같은 혁신, 그리고 트럭에선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것들이 승용차에겐 중요한 것이 되었죠. PC도 트럭과 같은 존재가 될 겁니다.그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여전히 가치있을 것입니다만, 훨씬 적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 겁니다.
여기서 트럭은 PC를 의미하며, 승용차는 포스트PC를 의미합니다. 농업을 '근간의 생산성'이라고 한다면 트럭과 승용차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위 잡스의 발언에 대해 애널리스트 사라 로트만 엡스는 트럭 비유를 인정하지만, 태블릿은 승용차가 아니라 자전거라고 표현했습니다. 필자는 이를 부정하는데 엡스의 의미는 태블릿이 생산성이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트럭은 대량의 짐을 싣을 공간이 있습니다. 승용차는 그만한 공간이 없죠. 그렇다고 승용차에 짐을 싣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자전거도 짐을 싣을 수는 있지만 주 목적은 단거리 이동성에 의거합니다.
이는 생산성이 구분에 의한 관점인데, 워드나 그래픽스, 프로그래밍 등의 작업은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그에 맞춰진 인터페이스의 소프트웨어가 있는 PC가 유리합니다. 그건 여전히 변함 없고, 트럭이 아직 남아있는 것처럼 소수가 될테지만 PC는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그 외의 생산은 어떤지를 판단해야합니다.
우리가 UCC를 하나의 컨텐츠로 이해하기 시작한지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개인이 UCC를 촬영하고, 이를 유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자 어느 순간 UCC도 하나의 컨텐츠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죠. 이 UCC의 촬영은 분명 컨텐츠의 생산활동입니다. 사진도 기존의 사진전이나 갤러리 등에서 컨텐츠로 인정을 받아왔지만, 스마트폰과 소형 카메라의 발전으로 누구나 사진 컨텐츠를 촬영하고 핀터레스트 같은 매체를 통해 유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분명 워드나 그래픽스, 프로그래밍과 같은 PC 활동의 기반이 되는 생산 활동은 아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만의 생산 컨텐츠는 분명 존재합니다.
잡스의 트럭은 이런 의미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런 컨텐츠의 생산성을 확대하기 위해 애플은 iOS용 아이무비나 아이포토, 아이워크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PC와는 또 다른 형태로 존재하고 있죠. 필자는 이 의미가 옳다고 봅니다.
PC+
잡스의 트럭이 옳은 것이라면 MS의 PC+는 틀렸다는 의미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MS는 자사의 태블릿 제품인 서피스를 내놓으면서 '생산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생산성은 트럭의 생산성을 의미합니다. 윈도우8이 PC와 태블릿으로 유동적으로 이동하면서 사용하는 것은 생산성의 태블릿으로의 이동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워드나 그래픽스, 프로그래밍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커버 케이스에 키보드를 장착한 것도 그 이유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옳고 그름을 논하기 보다는 분류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윈도우8의 통합은 기존 모바일 PC의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랩탑의 생산성을 터치스크린이 탑재 된 윈도우8 태블릿으로 옮겨간다는 것이죠. 그러나 랩탑으로는 사진을 촬영하거나 같은 생산활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려 한다면 랩탑의 전면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었으며, 태블릿은 다릅니다. 새로운 생산성이 추가 된 PC+라는 것이죠. 다만, PC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맥과 iOS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다만,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서로 동기화하며 맥을 통한 생산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아이패드는 소비형 기기로 동반되어집니다. 그리고 포스트PC만의 생산성에 특화되어 그것만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아이패드만으로도 사용하는데 충분해 할 것입니다. 이들은 굳이 PC를 사용하지 않겠죠. 그리고 애플은 터치 스크린이 대체할 수 없는 마우스나 키보드를 대체하기 위해 '시리'와 파생된 '딕테이션'으로 명령과 타이핑을 수행하는 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결국에 둘은 애매한 경계에 겹쳐서 시장에 존재하게 되는데 PC+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와 포스트PC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로 나뉘게 될 것입니다. 웹서핑만 하는데 넷북을 사는 것보단 아이패드를 사는 것이 나을테니까요.
서피스는 아이패드의 개념도 포함하고 생산성도 있으니 아이패드보다 낫지 않으냐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인터페이스에 따라 소비하는 사용자는 달라질 것이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물리 키보드에 집중 된 오피스보다 음성에 집중 된 아이워크, 둘 중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거죠.
PC
지금은 이런 포스트PC와 PC+의 개념이 충돌하면서 시장이 형성 될 것입니다. 미래에는 이런 충돌한 개념이 뭉쳐 새로운 형태의 PC 미래를 낳을지도 모릅니다.
애플과 MS는 현재 PC 시장을 이끄는 주역으로써 이런 새로운 PC의 개념을 잘 제시해주고 있고, 소비자는 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윈도우8과 맥 OS X 마운틴 라이언을 통해 어느정도 확인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는 잡스의 트럭에 동의하고 있으며, 본문에서 처럼 이것이 포스트PC와 PC+ 중 한쪽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애플이 생각하는 생산성의 범위와 MS의 생산성의 범위가 다를 뿐이며 이후에는 이들이 조화 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트럭뿐 아니라 경차나 로드스터, 컨버터블, SUV 등 다양한 자동차가 시장에 나와있듯이, PC의 형태는 지금보다도 좀 더 다양화 되고 생산성의 범위도 넓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이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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