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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소프트뱅크 스프린트 인수, 다시 시작하는 도전

 소프트뱅크는 야구팀으로 유명하고, 손정의 회장으로도 유명하며, 통신사로 유명합니다. 우리에게 꽤나 익숙한 기업입니다. 바로 그 소프트뱅크가 미국의 통신사 '스프린트'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세간의 시선이 이 인수합병에 모여있고, 소프트뱅크의 무모해보이는 이 도전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 스프린트 인수, 다시 시작하는 도전


 소프트뱅크와 손정의 회장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무리한 도전이 아닌 무모한 도박을 한다는 얘기를 들은 것은 한두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런 도박들을 성공시켜 소프트뱅크를 한단계씩 올려놓은 사람이 손정의 회장입니다. 손정의 회장는 어느 강연을 하던 매번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나는 시바료타로가 쓴 "료마가 간다"를 읽고 높은 뜻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16세에 가족을 뿌리치고 미국으로 떠나는 첫번째 승부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무엇인가 커다란 일을 이루고 싶다.', '그런 도전을 하고 싶다.'


 그 도전의 연장선에 '스프린트 인수'가 있는 것입니다.




스프린트 인수




 15일, 소프트뱅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스프린트의 인수합병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습니다. 스프린트와 합치면서 차이나 모바일, 버라이즌 다음의 세계 3위의 통신사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차이나 모바일은 다른 세계이니 사실상 2위라고 봐도 좋은 수준입니다.

 인수자금만 201억달러(한화 약 22조원)로 스프린트의 지분 70%를 매입하기로 했으며, 이는 일본 사상 최대 미국기업 M&A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직후 일본의 3대 은행인 미즈호 코퍼레이션, 미츠비시도쿄UFJ, 미츠이스미토모 은행으로 부터 1.8조엔을 융자신청을 했습니다. 이 융자신청으로 인해 스프린트 인수가 확실해졌으며, 15일 완전히 인수를 하게 된 것인데 22조원이라는 금액부터가 매우 놀라운 액수고 실상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인수한다고 해서 당장 영업이익이 큰 폰으로 상승할리 없기 때문에 벼랑끝 도박으로는 정말 큰 결심을 한 것입니다.


 손정의 회장은 '갈 길이 쉽지 않지만, 도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큰 위험에 닥치게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는 도박이 아닌 도전인 것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인수를 통해 이익을 얻고, 인수에 들어간 빚을 갚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손정의 회장은 '자신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남자이고, 남자는 NO.1이 되고 싶어한다.'며 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함께 다시금 새로운 과제가 생긴마냥 즐거워 했습니다. 일단 계산기부터 두들겨 보는 어른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한 것은 해보고 마는 어린아이 마냥 말이죠.


 사실 이번 인수로 인해 스프린트는 굉장한 동반자를 얻은 셈입니다. 스프린트는 최근 버라이즌과 AT&T에 더 밀려 더이상 돌아갈 곳 없는 곳에 서있었습니다. 다급하게 아이폰을 출시했지만, 이미 자리잡은 버라이즌과 AT&T의 영업이익을 쫓아가는데는 역부족이였고, LTE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했지만 이마저도 버라이즌에 밀리며 위태위태한 상태였던거죠. 그런면에 있어서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 최고의 구원투수이자, 스프린트 입장에서도 최고의 배팅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타의에 의한 회사의 공중분해는 면했으니까 말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를 통해 미국내 LTE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여 1등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쉽진 않습니다. 다만, 스프린트 인수가 시작일뿐 이제 다시 손정의 회장과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를 통해 또다른 도전을 만들어 가겠죠.




소프트뱅크




 소프트뱅크는 1981년 소프트웨어 도매업으로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생 2명으로 시작한 매우 작은 업체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재벌2세들의 문어발식 확장 기업이 아닌 자수성가로 일궈낸 기업이라는 것이죠. 그런만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에 대한 애정은 매우 각별합니다. 단지, 소프트뱅크를 끌어안고 거기에 안주하려고 한적은 없습니다.


 1996년 소프트뱅크는 '야후재팬'을 인수합니다. 닷컴버블론이 한창이던 그때 야후재팬을 인수하는 것은 거품을 사는 것과 다름없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일본내 포털 1위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야후재팬은 야후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별개의 회사이고 완전히 소프트뱅크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의 상황에 맞춘 서비스들을 발빠르게 내놓으며 닷컴버블론의 거품을 실제 투자로 이끌어냈습니다.


 2004년에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던 소프트뱅크가 '재팬텔레콤'을 인수합니다. 본격적으로 종합통신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것인데, 2년간의 적자를 겪고 있었기에 당시 재팬텔레콤 인수는 큰 화제를 모았었습니다. 지금의 스프린트 인수와 맞먹는 수준으로 말이죠.


 그리고 2006년 일본법인의 보다폰을 인수하면서 무선통신사업까지 갖춘 통신기업으로의 구색을 갖추게 됩니다. 보다폰을 인수할때의 금액은 무려 2조엔. 거의 소프트뱅크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수한지 1년만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저가 시장 공략과 공격적인 경쟁 마케팅으로 단숨에 일본 2위의 통신사업자로 발돋움 합니다. 여기에는 아이폰 독점이라는 한수도 있었습니다. 한국과 더불어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 아이폰을 독점으로 공급하기로 하면서 영업이익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립니다. 도코모를 10년 안에 따라잡겠다고 누누히 말했던 손정희 회장의 말처럼 도코모의 영업이익을 앞지르기도 했죠.


 그리고 소프트뱅크의 또다른 도전이 지금 시작된 것입니다. 어찌보면 소프트뱅크는 M&A의 왕입니다. 그것도 굵직굵직한 회사들과의 합병으로 주목을 받았던 것이 한두번이 아니죠. 이외에도 일본채권신용은행, PHS업체인 윌컴의 인수나 최근에는 일본 4위 통신사 이엑세스 매수 등 현재까지 진행 된 M&A건만으로도 책을 엮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소프트뱅크는 이제 9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통신사입니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은 항상 소프트뱅크를 '투자기업'으로 얘기하며, 자신을 '사업가'라고 말합니다. 아직은 소프트뱅크의 끝도 아니고 더 많은 투자, 더 많은 인수, 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몸짐을 불려나가려는 것이 소프트뱅크입니다.




다시 도전




 소프트뱅크는 인수만으로 몸집을 불려왔던 것이 아닙니다. 인수하는 기업들마다 항상 '적자', '매출 하락', '자금난' 등 쇠약해져있고, 거의 가망없어 보이는 기업들을 인수하여 다시 되살려 놓았기 때문에 그런 능력이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19세에 손정의 회장이 작성했다는 인생 50년 계획은 유명합니다.


 20 대에, 이름을 알린다. 자신의 업계에서 이름을 알린다. 회사를 세운다.

 30 대에, 사업자금을 모은다. 1000억엔, 2000억엔 규모의 사업자금을 모은다.

 40 대에, 한판 승부를 건다.1조엔, 2조엔으로 셀 정도의 규모로 승부를 한다.

 50 대에, 어느 정도 완성시킨다. 모델을 완성시킨다.

 60 대에, 사업을 계승한다.


 지금은 50대의 '어느 정도 완성시킨다'에 대한 근거로 스프린트를 인수했는지 모릅니다. 어찌보면 그릇이 다른 인물로 보이기도 합니다. 19세 아무것도 없던 소년이 60대까지를 바라보고 살았으며, 그것을 일궈낸다는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항상 도전을 경험하고 그에 부딪혔기때문에 나올 수 있는 성과였고, 이룰 수 있었던 계획입니다. 아마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릴적 꿈꿨던 것만을 이루기위해 무작정 달려가려는 그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손정의 회장이 말하는 소프트뱅크의 이념, 이루고 싶은 것은 '정보혁명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는 그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아직도 큰 판을 짜는데 열중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소프트뱅크의 수는 던져졌습니다. 하지만 스프린트를 인수한다는 것이 무리가 있다거나 실패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적어도 보다폰때보다 투자 속도가 가중된 것을 보면 그만큼 신뢰를 얻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태 소프트뱅크가 밟아 온 길이 가시밭길이었기 때문에 다시 가시밭길이 연장된다고 한들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겁니다. 필자는 이번 스프린트 인수가 아시아 업체가 미국내 통신 시장을 좌지우지 할 첫 발판이 되라리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번 스프린트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애초 스프린트가 살아남을 길이 보이질 않았으니까 말이죠. 미국의 스프린트와 미국의 통신 시장에서 손정의 회장의 공격적인 시장 공략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소프트뱅크와 손정의 회장의 다시 시작하는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