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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블랙베리10(BB10)', 위협적일 수 있을 것

 블랙베리는 조용히, 아주 조용히 준비 중입니다. 아미 자신들은 조금 시끌벅적하게 끼어들고 싶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는 쉽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해내고 있지만 말이죠. 그렇지만, 요란한 짐승은 겁을 먹은 것이지만, 조용히 다가오는 짐승은 사냥이 목적입니다. 그만큼 더 무서운 존재라는거죠.






블랙베리 'BB10', 위협적일 수 있을 것


 아마 필자의 글을 오래 구독하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RIM의 상태에 대해 꽤 부정적이었고, 블랙베리10(BB10)에 대한 평가도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존 블랙베리에 대한 선입견과 새로운 운영체제로 발돋움 했을 때 기존 시장으로의 재진입이 쉽진 않을 것이라는 것 때문이었죠. 결과적으로 블랙베리가 기존의 유저 / 개발층을 흡수하면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접근에 있어 회의적이었던 것입니다.

 다만, 자식에게 매몰차게 대하는 부모마냥 그렇게 독설을 하면서도 기대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이 폭발 할 것이라고 직감했습니다.




블랙베리 잼




 필자가 블랙베리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하게 된건 지난 9월말 열렸던 '블랙베리 잼 (BlackBerry Jam)' 키노트를 보고 나서입니다.실제 블랙베리 잼이 진행 된 후 실적발표에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20% 상승하면서 BB10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습니다.



< Live BlackBerry 10 Demo on Stage at BlackBerry Jam Americas Keynote >


 위의 키노트 영상을 조금만 훑어보더라도 BB10의 특징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일단 굉장히 빠른 구동 속도를 보입니다. 구동 속도가 빠른거야 다른 운영체제를 얘기할때 언제나 등장하는 것이지만, 아직 개발 버전임에도 이정도 프레임으로 부드럽게 동작한다는 점은 현재 이 외 타이젠, 파이어폭스OS, 웹OS 등과 비교해봤을 때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초기버전이니까 봐줘'나 '초기에는 저가시장 공략' 같은것이 아니라 안드로이드와 iOS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번'을 강조합니다. BB10는 한손으로, 엄지로 빠르고 정확하게 조작 할 수 있도록 UI를 개선했고, 키보드를 보더라도 풀터치스크린에 담았지만 기존 쿼티키보드의 장점을 살려놓기 위해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또 기존의 블랙베리의 장점인 '소셜'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페이스북, 트위터, 포스퀘어, 링크드인 등의 소셜앱들이 통합됩니다. 현재 iOS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통합된 것이나 윈도폰에 페이스북이 통합된 것을 생각하면 간단한데, 기존 블랙베리처럼 연락처를 활용한 소셜을 한번에 이어버리기 때문에 그 간편함은 기존 사용자들이 더 잘 느끼고 있으리라 봅니다. 이런 소셜 통합은 서브파티 지원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소셜앱들을 블랙베리에 통합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BB10은 HTML5 지원을 강화하여 웹속도와 환경을 크게 개선한 점도 특징입니다. 덕분에 네이티브앱 뿐 아니라 웹앱의 접근도 쉬워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웹사이트도 따로 블랙베리 모바일용으로 리사이징 하지 않더라도 불편함 없이 볼 수 있습니다.

 플로우(Flow)는 멀티태스킹 기능인데, 맥의 엑스포제처럼 화면을 띄워놓고 자유자재로 앱을 넘나들 수 있습니다. 여느 멀티태스킹보다 확실히 전환속도가 빠릅니다. BB10은 기업환경에 거의 집중하여, 블랙베리 밸런스(BlackBerry Balance)라는 기능도 제공하는데 하나는 개인앱, 하나는 업무용앱이 두가지 화면에 정리되어집니다. 그리고 이 앱들은 각각 정보를 따로 저장하여 보안에 용이하도록 합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기본 성능적으로 우수하다 정도로만 들릴 수 있습니다. 블랙베리에 대한 회의감을 떨치기에는 뭔가 부족한 설명입니다.




회의




 아무리 빠르고 사용하기 좋은 UI를 지녔다고 하더라도, 블랙베리에 대한 회의감은 쉽게 떨쳐내기 힘듭니다. 가령 '블랙베리가 왜 성공하지 않을 것 같아?'라는 질문에 '앱이 없잔아?'라는 대답이 바로 튀어나올테니까요. 국내 상황만 보더라도 당장에 BB10용 카카오톡이 출시 되지 않으면 구입을 꺼려할 것입니다.

 필자는 그런 시각은 굉장히 근시안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분명 스마트폰에 있어서 앱생태계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앱생태계의 규모가 더 훌륭하고 경쟁력있는 스마트폰을 만들어낸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윈도폰도 별반다르지 않은 입장이니까요. 적어도 블랙베리의 상황이 윈도폰보다는 낫다고 장담합니다. 경쟁력에 있어서도 분명히요.


 BB10은 개척지입니다. 친구 하나가 가끔 얘기하길 '지금처럼 산업고도화 된 시대가 아니라 더 많은걸 개척해 나가야하는 시대였다면 나는 좀 더 도전적이었을까?'. '개척해나가는 사람은 과거든 지금이든 개척해나갈 뿐이야'라고 필자는 답하지만, 결론적으로 개척할게 넘치면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은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BB10은 iOS와 안드로이드에 맞붙을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점이 중요하고, 비옥한 토지에서 시작할지 불모지에서 시작할지의 전재조건에서 비옥한 토지라는 굉장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겁니다.


 예를들자면,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은 왜 파이어폭스를 사용할까요? 크롬도 부가기능을 지원하는데 말입니다. 파이어폭스에 대한 애정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겁니다. 중요한 점은 파이어폭스 사용자 중 40%가 개발자이고, 브라우저 점유율은 30%에 육박합니다. 개발자의 수가 짐작이 되시나요? 크롬과 파이어폭스 사용자는 크게 차이나지 않음에도 파이어폭스의 개발자가 전체 사용자의 40%를 차지한다는 것은 놀라운 것입니다. 적어도 파이어폭스의 장점이 부가기능으로 꼽히고, 점유율이 유지 될 수 있는 이유도 거기서 나오는 것이겠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앱의 수', '개발수익'이라는 계산을 벗어난 생태계는 분명 존재하고, 파이어폭스가 그렇게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비옥한 토지였기 때문입니다. 파이어폭스의 생태계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그들만의 무언가'입니다. 파이어폭스가 개발자 외 일반인들에게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부가 기능때문이지만 수가 많아서는 아닙니다. 단순히 수로만 따지면 크롬의 앱이 더 많습니다. 크롬은 게임 등에 더 강세니까요. 파이어폭스는 파이어폭스만의 것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 우수한 웹트래커나 애드블럭 등이 대표적이죠.


 BB10은 비옥한 토지입니다. 그리고 블랙베리 마니아는 아직 존재합니다. 그들 중 대부분이 개발자라는 점이고, BB10은 새로운 개발 환경을 제공합니다. BB10만의 어플리케이션이 새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죠. 윈도폰만 봐도 알 수 있지만 UI개선만으로 얼마나 더 새로운 앱이 나올 수 있는지는 판명되었습니다. 똑같은 앱이라도 완전히 다르게 동작합니다.


  무슨 말인가하면 블랙베리 마니아를 상대로 개발이 이뤄질 것이고, 몇가지  블랙베리만의 특별한 앱이 등장하기만 하면 블랙베리의 앱생태계는 성공한다는 얘기입니다. 그게 블랙베리만의 특화를 이뤄내고, 블랙베리를 구입할 이유를 부과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그 특화앱을 제외하고 나면 기본적인 기능과 성능은 여타 운영체제에 뒤지지 않을정도로 우수합니다. 경쟁력이 생기는거죠. 페이퍼라는 앱 하나 때문에 비싼 맥을 구입하던 소비자가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블랙베리를 개인의 상황에 따라 구입해야 할 분명한 이유를 들어줄 수 있는 생태계라면 앱생태계에 대한 회의감은 접어둬도 괜찮다는겁니다.


 적어도 기존 블랙베리 마니아가 쿼티가 아닌 풀터치스크린 제품이 나온다고 실망할 수준의 플랫폼은 아닙니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놀라운 성능때문에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까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게 대부분이죠. 도화지만 좋다면 뭘 그려도 좋다고 생각해버리니까요.




BYOD




 근본적으로 BB10은 BYOD 트렌드에 맞춰진 플랫폼입니다. 기업환경도 스마트폰의 전성기를 맞아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에서 일일이 디바이스를 지급하고 관리하던 시대에서 지금은 'Bring your own device', '내 기기를 기업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로 변하고 있습니다. 즉, 개인 디바이스를 업무에 활용하고자 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는 것이죠.

 BB10은 블랙베리 허브라는 기능으로 BBM, 메일, 소셜서비스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합니다. 그래서 개인용과 업무용의 구분을 이 허브를 통해 할 수 있고, 허브를 통해 한번에 가능하므로 BYOD에 적합합니다.

 가장 중요한 '블랙베리 밸런스'는 단순히 앱을 용도별로 구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구분 된 앱의 데이터가 따로 저장합니다. 즉, 하나의 앱이라도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것과 별도로 업무용을 따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블랙베리 자체에서 구분지어 주므로 PC의 사용자를 변경하는 것처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보안설정에도 유용하죠.


 안그래도 BYOD 트렌드는 따라가야겠고, 기업 보안은 중요시 되고 하다보니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들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닌 상황에서 소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업무앱은 따로 구분지어주는 BB10은 최고의 만족도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블랙베리 특화앱도 여기서 창출되어지는 것이죠. BB10이 BYOD 트렌드를 노리고 나온만큼 단순한 메모앱도 블랙베리 밸런스를 통해 구분지을 수 있도록 하거나 여타 생산성 앱과 패스워드 홀더도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따로 저장해두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기기를 쓰면서도 업무에 적합하도록 하는 앱이 무수히 나올 수 있는 환경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BB10이라는 것입니다.




BB10




 BB10은 굉장히 잘만들어졌습니다. RIM이 얼마나 절실히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을정도로 말이죠. 사실상 BB10이 성공하지 않으면 끝장나는 상황이다보니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 수 밖에 없습니다. '벼르고 있다'는 표현이 걸맞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와 iOS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분석하여 BB10을 개발한점만 보더라도, 사용자가 기존의 스마트폰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상쇄할 수 있도록 마련해 경쟁력을 키워두고 있는 BB10의 무서움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 신개척지에 뛰어들려는 개발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RIM은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상금을 내걸기도 했고, 개발자툴도 좀 더 편하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등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충 만들어놓고 출시하고, 좀 있다 다시 만들고 출시하고 기존 버전은 버리고를 반복하는 윈도폰보다는 완성도만큼은 확실히하고 출시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아직도 더 보여줄게 많기 때문에 출시를 늦추고 있다고 할 정도이니 얼만큼의 경쟁력을 갖추고 출시하겠다는건지 기대감을 자극합니다.


 BB10이 출시되면 보통 많이 사용하는 앱들은 기본적으로 제공될 것이고, 게임로프트 같은 게임사들의 게임도 바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자툴을 이용하면 안드로이드 앱을 블랙베리 앱으로 쉽게 바꿀 수 있고, BB10 UI가 적용 된 특화 네이티브 앱과 합쳐지면 앱생태계도 뒤지지 않을정도의 구색은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블랙베리를 구입하더라도 현재 사용하는 안드로이드나 iOS와 별반 다를바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면, 굳이 구입을 꺼릴 이유도 없다는 것이죠. 성공할 이유도 없지만, 실패할 이유도 없습니다. 단지, 조금씩이라도 성장했을 때 일부 시장을 잠식하면 그만큼의 파이가 경쟁자로써 위협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iOS나 안드로이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BB10은 위협적일 수 있으며, RIM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 할지 모릅니다. 적어도 BYOD 트렌드가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기업 환경에서 파이를 챙기기 시작하면 그것만으로도 적절한 포지셔닝을 이뤄낸 성공 낙인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