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Google

안드로이드가 얻게 될 윈도우적 지위에 대한 고찰

 안드로이드 기기의 하루 개통량은 130만대, 7월 90만대였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수개월 단위에 수십만대씩의 안드로이드 개통량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어마어마한 수치이며, 하루 50만대 수준을 개통하는 아이폰과 비교하더라도 규모의 성장 속도가 얼마나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계속해서 더 벌어지겠죠.





안드로이드가 얻게 될 윈도우적 지위에 대한 고찰


 스마트폰은 계속해서 성장 중입니다. '1가구 1PC'와 비교해 '1인 1스마트폰'이 되어야하는 개인 모바일 디바이스의 특성상 이 성장세는 쭉쭉 올라갈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을 보이는 것이 안드로이드입니다. 스마트폰에서 따로 놀지 않는 시장을 구축하도록 한 것이 바로 '안드로이드'죠. 애플도 자사의 플랫폼과 디바이스, RIM도 마찬가지였으며, 노키아도 그러했고, 팜도 그랬습니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은 자사의 플랫폼과 디바이스를 결합한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가 팽배했고, 윈도우 모바일이 있긴했지만 경쟁력이 있진 않았었죠. 거기에 경쟁력을 불어넣어 준 것은 분명 안드로이드였습니다. 마치 매킨토시에 대항하던 MS의 윈도우처럼요.



안드로이드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의 3분기 점유율은 75%에 달했으며 작년에 비해 91.5% 성장했습니다. 14.9%의 iOS, 4.3%의 블랙베리와 비교하면 굉장한 수치입니다. 2010년 8월 하루 20만대가 개통된다던 안드로이드는 같은 해 12월 30만대로 늘었고, 지금에 와서는 130만대가 되었습니다. 불과 2년만에 이런 성장을 기록한 것입니다.

 사실 이런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이미 예견되던 것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MS가 윈도우 모바일에서 손을 뗀 이상 다른 방도가 없는 제조사들이 전부 들러붙게 된 곳이 안드로이드였고, 아이폰 아니면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시장의 형국에서 더 많은 수의 디바이스와 가격의 구분이 있는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아이폰을 넘어서 더 성장해 갈 것이라는건 당연한 것이었죠. 집계 된 바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의 종류만도 4000개를 넘어섰으며 그 확장력은 윈도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안드로이드다 보니 PC시장의 윈도우처럼 세계 대부분의 점유율을 얻고, 윈도우와 같은 위치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을 수 밖에 없으며 시장논리에 의해 부정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윈도우적 지위




 이런 성장세를 보면 윈도우가 달성한 90%의 점유율을 안드로이드가 달성하는 것도 커다란 기대는 아닙니다. iOS도 57.3%의 성장율을 기록했지만, 안드로이드와 비교했을때 점유율의 규모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라는거죠. 적어도 85%만 넘어가면 우리는 충분히 안드로이드를 '윈도우적 지위'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윈도우적 지위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에 대한 학습을 끝낸지 오래입니다.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한때 95%에 달했습니다. MS가 익스플로러를 윈도우에 기본 포함시키면서 부터입니다. 간혹 '맥에도 사파리가 기본 탑재잔아'라는 이야기를 듣곤하는데, 시장점유율이 90% 달하는 윈도우에서의 기본 탑재 된 익스플로러와 전세계 10%도 되지 않는 점유율의 맥의 사파리는 규모의 문제가 다른 것입니다. 일단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95%라는건 다른 웹브라우저의 진입을 막아서는 것이고, 그것은 시장 자율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니까요. 때때로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시장은 그렇게 되어있습니다. MS는 윈도우를 이용해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을 올렸고,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을 이용해 액티브X 등의 구조를 만들어 다른 브라우저의 시장 진입을 막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런 윈도우의 점유율로 인한 문제는 미디어 플레이어 등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가 윈도우적 지위를 얻게 되면 어떨까요?


 현재 구글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웹서비스만도 60여개입니다. 올해 초 구글이 개인정보 통합 정책을 내놓으면서 문제가 된 것이기도 하고, 이번 젤리빈의 구글나우가 나오면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인데 구글은 구글나우를 진행하기 위해 '쿠키와 로그정보', '지도의 위치정보', '구글+의 프로필 정보' 등을 통합하여 한번에 수집하고자 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하고 있으며, 그것으로 인해 생겨난 서비스가 '구글나우'입니다. 구글나우를 좀 더 정확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글에 일종의 정보 납부를 해야합니다. 정보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 정확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죠. 이것은 단순히 안드로이드 기기를 사용할때 입력 된 구글아이디만으로 가능합니다. 만약 85%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게 되면 스마트폰 사용자 중 85%의 정보를 구글이 쥘 수 있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건 그저 서비스를 더욱 좋게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해봅시다. 어찌되었건 구글은 60개 중 일부의 웹서비스를 안드로이드를 통해 서비스합니다. 광고, 지도, 검색만 하더라도 안드로이드를 통한 독점적 위치에 놓이게 되면 다른 기업의 진입을 저해하는 요소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긱의 입장에서는 '구글 지도가 우수하고 좋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지,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은 아니다'고 할지 모르지만, 안드로이드에 탑재 된 지도가 구글의 것인지 아니면 안드로이드가 구글의 것인지 알지 못하고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적어도 '익스플로러=인터넷'이라고 인식하는 사용자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을 입증하는건 무리가 아닙니다.


 바로 독점적 위치의 문제점은 사용자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에서 발생되는 이런 문제가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질문을 하나 던지자면 '처음 PC를 접했을 때 소비자로써의 선택을 한 소비자는 몇명이나 될까요?' 거의 대부분이 소비자 선택을 하지 못했을겁니다. 어딜가나 윈도우니까 말이죠. 그게 MS의 제품인지 아닌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윈도우가 필요한 것일 뿐이니까요.

 이런 소비자 선택이 힘들어지는 문제가 안드로이드에서 발생하게 되면 안드로이드의 독점적 위치가 야기하는 문제에 대해서 무감각해집니다. 아무렇게나 액티브X를 설치하고 툴바라던가 악성코드라던가 설치되던 모습을 생각해봅시다. 어느 순간 사용자들은 그런 것들이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버립니다. 마치 개인정보가 빠져나가는 것을 당연한 듯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 무감각해진 개인정보 노출이 기업의 이익으로 작용한다는 것마저도 무감각해진다면 그건 독점의 문제입니다.

 그나마 현재는 iOS나 블랙베리, 그리고 이번에 140%의 성장율을 보였다는 윈도폰까지 다양하게 존재하다보니 이 제품은 이렇고, 저 제품은 저렇다고 가늠할 수 있는 겁니다. 가방을 구입할 때 브랜드별 마감을 확인하듯 플랫폼별 특징 파악을 소비자가 직접하고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죠. 한 회사에서만 생산되는 가죽으로 만든 가방만 구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끔찍한 일입니다.




스마트폰




 구글은 이런 문제점을 '오픈소스'와 '무료'로 비즈니스적, 컨슈머적 방어를 하고는 있지만, 그것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건 무료건 그것이 구글의 수익에 직결된다는 점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 독점적 위치가 되었을 때 안드로이드를 통한 제조사의 시장 진입이 아닌 지도나 광고, 검색 등의 서비스 시장 진입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도 변하지 않죠. 구글이 계속 저렇게 주장하고 싶다면 모질라처럼 재단을 설립하고 기부만 받으며 안드로이드를 운영한다면 인정해주겠습니다. 적어도 레드햇은 오픈소스를 방어책으로 쓰진 않죠.


 EU나 미국의 FTC가 구글의 반독점 여부를 계속해서 검토하고 감시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단순히 구글이 밉거나 싫거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를 정독하길 권해봅니다.


  필자는 안드로이드가 윈도우처럼 독점적 위치가 될 수 있으니, '안드로이드를 쓰지말자!'거나 '구글 서비스 이용을 줄이자!'는 주장을 펼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이 어떤 위치건 간에 사용을 하고 말고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우수한 제품을 쓰는데는 이유가 없으니까요. 우수하니까 독점적 위치도 될 수 있는겁니다. 결국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을 계속 높아질겁니다.


 이런 독점문제가 문제가 되지 않게하려면 소비자 스스로 알아야 합니다. 왜 우리는 95%의 익스플로러를 저버리고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를 선택했나요? 많은 소비자들이 웹브라우저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익스플로러에 맞춰진 웹환경이 우세하지만 크롬의 점유율이 20%를 달성했습니다. 그 이해가 웹에 대한 완벽한 지식 습득이 아니더라도, 익스플로러가 인터넷은 아니며, 브라우저라는 소프트웨어의 구분 정도는 가능하니 소비자 선택이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더이상 윈도우에 익스플로러를 끼워팔더라도, 그것을 정부와 기관이 감시하고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독점적 위치에 놓이지 않게 된 것입니다.


 독점문제가 시장원리에서 나온 문제라면 시장원리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자는 항상 꿈꾸는 것이 소비자들이 기술에 대한 이해접근을 통해 기술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점유율 현황은 PC의 상황과 비교해볼때 꽤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윈도폰과 블랙베리10이 성장해서 일정 부분 가져와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선택폭을 늘렸으면 합니다. 그렇게해야 기술에 대한 이해접근이 활발해지고, 아이폰이냐 안드로이드냐를 논하듯 시장경쟁이 이뤄질테니까요.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안드로이드가 없었다면 스마트폰은 서구 부자들의 전유물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한바 있습니다. 충분히 공감하며 그 공도 높게 삽니다. 허나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웹이 구글의 전유물'이 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안드로이드의 성장 곡선은 꺾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소비자의 입장에서 안드로이드가 어떤 놈인지에 대해 이해접근을 키울 수 있는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