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익히 알고 있는 '오픈소스'입니다. 그리고 구글이 서비스 중인 웹서비스들도 오픈을 지향하고 있죠. 확실히 오픈 된 환경이 꼭꼭 숨겨둔 모습보다는 훨씬 깔끔해보입니다. 식당에서 조리과정을 전부 노출시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으니까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조리과정을 전부 볼 수 있는 곳만을 찾아가는 것도 아니거니와 우리가 보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조미료 등이 어떤 것인지 면밀하게 파악하는 것은 힘듭니다. '이 가게의 컨셉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할 뿐이죠.
구글은 '오픈'을 방패로 삼는다
오픈소스(Open Source)라는 말은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해졌습니다. 개방이나 자유의 개념도 낯설지 않습니다. 그 대표적인 기업으로 구글이 꼽히고 있으면, 이런 오픈소스와 자유를 지향하는 구글의 모습은 좀 더 나은 생태계를 위해 기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기여한다는 것은 매우 큰 일이죠.
문제는 이런 '오픈'을 자신들을 대변하는데 사용한다는겁니다.
개인정보
구글은 선한 기업으로 묘사되곤 합니다. 정말 간단하게 대부분의 서비스가 '무료'임과 검색의 경우 웹을 완전히 열어두고 있으며, 넥서스 같은 자체 단말기는 마진도 안맞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등 소비자가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산타클로스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어떤 제재나 제한도 거부하며 열려있는 개방의 생태계에서 날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죠.
그것을 통해 소비자가 얻은 권리나 개방이 나쁘다고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구글은 광고회사입니다. 더 많은 웹을 개방하여 그곳에 자신들의 서비스를 끼워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올리고, 그것을 위해 점점 더 오픈을 지향한다는 사실 자체는 익히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그것을 이용한 대가가 구글에게 넘어가는 것은 당연하며, 필자도 충분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수익을 올리는 기업적면이 아니라 계속해서 자신들을 개방의 대명사로써 선한 기업, 사회기여 기업으로 둔갑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개방과 혁신을 이끌어가는 선도자'처럼 말이죠.
지난 25일, 구글을 정보 통제를 비판한 책인 '두 얼굴의 구글' 저자인 스콧 클리랜드 전 미 국무부 정보통신담당 부차관보는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차 구글 이슈 포럼에서 구글이 국가의 주권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존재처럼 행동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명 '구글=유엔' 발언으로, 구글은 자신들을 UN처럼 생각하며 웹상에서 지배력을 키워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돈을 버는데 사용하지만 정작 개인정보보호를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구글이 이틀마다 생성해내는 정보의 양이 5EB 수준으로 인류가 생긴 이래 2003년까지 생긴 정보의 양과 맞먹는 수준이지만, 여기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는겁니다. 왜? 구글은 개방과 오픈을 지향하기 때문이죠.
구글은 마치 자신들이 오픈 된 환경을 제공하면서 불감해진 개인정보를 보호해주는 것처럼 행동하고, 그것에 의거하여 자신들이 세워놓은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국가들을 상대로 강요하고 있습니다. 스콧 클리랜드는 '이는 사실상 주권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최근 구글이 지도서비스인 구글맵에서 독도의 한국 주소를 삭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습니다.
오픈 된 환경에서 정보가 더 많이 뿌려지도록하고, 그걸 보호해주겠다는 식으로 나서면서 국가와 사용자들에게 자신들의 보호정책을 강요합니다. 그러고나서 그 정보를 가지고 돈을 벌고 있죠. 마치 평화를 유지하려는 UN처럼 말입니다. 단지, 구글은 '기업'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개인정보 비즈니스 시장은 얼마나 큰 것일까요? 구글의 월 이용자는 10억명이며, 전 세계 검색시장 점유율의 8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독점에 가깝습니다. 물론 좋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걸 비판하는게 아닙니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 것이 이정도라는 것이죠.
Collusion이라는 파이어폭스의 개인정보 트래킹을 사용했을 경우 개인정보를 가장 많이 추적, 수집하는 곳은 '구글'입니다. 이는 모든 웹 수집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율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구글 애널리스틱 외 수집 도메인입니다. 'googlesyndication.com'라는 도메인을 들어본적 있습니까? 이 도메인은 완전히 구글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도메인으로 오로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도메인입니다. 구글의 뒤에 숨어있는 것으로 광고나 검색, 자신들의 서비스나 지도 같은 곳에도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해가는 도메인입니다. 그 외 'googleadservices.com' 정보수집 도메인과 'googleusercontent.com'라는 컨텐츠 전달 네트워크도 존재합니다.
구글은 이 도메인들을 웹트래픽을 분석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으로 '오픈' 된 정보 제공의 일환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수집을 하는데 있어 소비자의 동의를 구한 바는 없습니다. 더더욱 이런 직접 엑세스가 아닌 간접적으로 수집해가는 정보로 매년 많은 업체들이 $390만(약 42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절반 이상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이 구글입니다. 놀랍지 않은가요? 내가 광고를 클릭 한다는걸 일부 동의로 보고 수집해가는 것은 인정하겠지만, 아예 동의없이 그것도 몰래 빼가는 행위에 대해 구글은 '오픈'만 주장합니다. 스콧 클리랜드은 '구글은 내가 누구와 만나는지, 무엇을 하는지, 내가 나를 아는 것보다 더 잘 안다'고 얘기했는데, 절대 틀린 말이 아니라는겁니다.
정보의 개방이 옳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선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기준으로 주무르려하면서 또 다른 뒷세계에서는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방관하는게 구글입니다. 그게 그들이 주장하는 오픈인가요?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는 어떨까요? 이제는 대표 오픈소스가 된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다양한 기기와 임베디드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리눅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그 기여도만큼은 윈도우가 비할 바 못된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확실히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줬고, 임베디드와 모바일을 통제하려했던 MS나 애플과는 다른 성향의 경쟁자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대의 경쟁자로써 환호할만한 플랫폼이라는 것이죠.
문제는 그 오픈소스가 완전히 기업형이라는 겁니다만, 구글은 무료와 개방을 더해 자신들이 세계를 위해 봉사를 한 것처럼 얘기합니다. '안드로이드가 없었다면 스마트폰은 서구 부자들의 전유물에 그쳤을 것'.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가 얘기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이 시장적 측면이 아닌 공익적 측면으로 둔갑시킨다는겁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오픈소스를 그런 시선으로 보게 되었나요?
'오픈소스=무료'이지도 않고, 레드햇처럼 무료로 제공하면서 기술지원을 유료로 하기도 합니다. 단지 구글은 무료로 제공하면서 광고비를 걷어갈 뿐이죠. 순전히 자신들의 비즈니스 활동의 일부분이면서, 거기에 대해서 얘기하기 보다는 얼마나 많은 개발도상국에 안드로이드가 활성화 되었는지나 오픈을 지향한 것이 스마트폰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얘기합니다. 윈도우는 폐쇄적이라 그렇게 PC환경에 영향을 준 것이었나요? 그저 오픈소스였기 때문에 기여를 했다거나 개방을 내세워 MS나 애플 같은 폐쇄집단을 악의 세력처럼 몰고 갑니다. 구글의 주장대로라면 안드로이드가 없었다면, 저소득층에게 스마트폰은 넘볼 수 없는 물건이었을테니까요.
특허전에 있어서도 모든 걸 오픈적 관점으로 얘기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모토로라를 인수해 표준특허를 소송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그 오픈 된 환경을 가지고 여러 제조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애플 뿐 아니라 다른 제조사와 똑같이 협력하는 MS와도 크게 맞붙고 있는 상황이고, 미정부는 구글의 이런 형태에 대해 반독점조사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구글은 자신들이 철저히 '갑'의 위치에서 올바른 길을 인도하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정작 하고 있는 형태는 위선일 뿐이라는 겁니다.
구글의 오픈
구글은 위선자입니다.
애초 웹의 기본 개념이 '오픈'입니다. 다만, 닷컴붐에 일어난 폐쇄적인 서비스들로 인해 그 개념이 무색해진 틈을 타 등장한게 구글인 것이죠. 하지만 웹은 이런 오픈의 개념을 지키면서 거기에 대한 책임도 지어야합니다. 더더욱 기업이라면 말입니다. 그러나 구글은 자신들이 웹이고, 그것을 오픈적이라고 얘기합니다. 말이 반대로 돌아가는 것이죠.
순전히 자신의 비즈니스적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오픈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면서, 모질라 재단이나 위키 미디어 재단과 같은 비영리단체와 같은 선상에서 봐주길 바랍니다. 아니, 그렇다고 얘기합니다. 모질라 등은 완전히 자유소프트웨어 주의와 웹을 철저하게 지키기 위해 비영리라는 선택을 한 것이지만, 구글은 오픈을 강조하면서도 제조사에 일부 강제적 가이드라인을 들이대거나 국가를 대상으로 딜을 시도합니다. 그것은 자유소프트웨어 주의에 위배되는 것이며 철저히 기업에 따른 오픈 정책입니다.
레드햇처럼 비즈니스적인 부분을 공개할 필요가 구글에게는 없습니다. 왜냐면 PC든 모바일이든 사용자들은 구글이 가져가는 개인정보에 대해 무의식적이며, 거기에 따른 소비자 보호법은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스콧 클리랜드는 구글의 이러한 불법 행위가 가능한 이유가 바로 정책입안자들의 실책 때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정말 오픈을 지향한다면, 여기에 대한 책임과 함께 스스로 오픈되지 못한 위선은 벗어던져야 할 것입니다.
구글은 '오픈'을 방패로 삼고 있습니다. 그 방패를 뚫어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그들을 기업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구글은 영리집단이고, 소비자 보호의 잣대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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