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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 통신사, 제2의 AT&T 될까?

 이동통신은 현대 사회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휴대폰뿐만 아니라 여러 단말기들이 이동통신을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그런 윤택한 삶을 현대인들은 당연히 즐기고 있을정도로 깊숙히 들어와있습니다. 당연히 사용해야 할 문명으로써 이동통신사는 절대적인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는 사업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동통신사 시장에 구글이 끼어든다면 어떨까요?






구글 통신사, 제2의 AT&T 될까?


 한때 '애플이 통신사를 만들면?'이라는 주제로 떠들썩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통신사와의 조건없이 자율적인 시장 투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공급망을 통신사로 하여금 확보한다는 그런 계획말입니다. 이는 실제 애플이 고려했던 사항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은 잊혀진 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이동통신사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뉴스가 등장했습니다. 이 소식에 대한 반응은 애플때와는 사뭇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글 이동통신사




 WSJ은 구글이 AT&T Inc.나 Verizon Wireless와 같은 무선네트워크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몇주간 위성TV 업체인 'Dish'와 협의 중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 협의는 구글에 국한되었다기 보다는 Dish가 최근 새로운 네트워크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해 파트너사들과의 협의에 있고, 그 중 한 회사가 구글이며, 실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WSJ은 밝혔습니다.


 일단 협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구글이 통신사업을 할 의향은 조금이나마 내비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부분의 반응은 '새로운 통신 서비스 출현의 기회'나 '무료에 가까운 요금'에 대한 긍정적인 것들입니다. 물론 반대적인 개념의 '구글은 비즈니스적일 뿐 자선단체가 아니다'는 반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구글이 실제 시작을 하지도 않았지만, 이미 반응은 엇갈리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구체적인 내용이 덧붙은 의견들도 볼 수가 있었는데, '통화 기록을 쿠키로 활용한 서비스'라던가 '통화연결음에 광고를 탑재한 무료통화' 등 현재의 구글의 모습을 반영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견에 필자도 동의하지만, 과연 이것이 새로운 통신 서비스의 발판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제2의 AT&T




 구글이 '다른 통신사들에 비해 더 저렴한 무료 수준의 사업을 할 것이다'거나 '광고를 활용할 것이다' 같은 얘기는 거의 확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사업이 되었을 때 통신 시장은 어떻게 되냐는겁니다. 구글이 무료 수준의 통신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건 대게 정직한 전제입니다. 할 수 있다는거죠. 그렇다면 반대로 기존의 통신사들은 그렇게 서비스 할 수 있을까요? 매우 힘듭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구글은 웹광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 규모와 인프라는 절대 부서지지 않을정도로 단단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존의 통신 사업자의 수익 수단이 아니죠. 기존 수익 구조를 깨버리면서 구글과 같이 광고업을 했다간 당장에라도 망해버릴겁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거의 확정적으로 들리는 구글의 무료 수준의 통신 사업이 실제 시장에 있어서는 산업 구조를 부수어버리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제2의 AT&T라는 것은 구글이 이동통신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붙힌 것이 아닙니다. AT&T는 미정부와의 협상을 통한 결과 전화사업의 독점권을 확보하였고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반독점소송으로 인해 8개의 회사로 분리되어야 했고, AT&T는 현재 전화 회사로만 남아있습니다. 구글은 이런 반독점조사를 가장 많은 분야에 걸쳐 당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검색, 지도, 모토로라 인수로 인한 표준특허, 개인정보수집 등 미정부의 감시와 함께 여러 반독점조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는 구글의 사업 특성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구글은 소비자에게 있어 '보이는 비용'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구글이라하면 무료가 기본적으로 배치되어 있을만큼 확고합니다. 주민번호를 판 돈으로 쌀을 구입해 되돌려주는 식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는 과거 서비스 산업 형태를 매우 바꾸어 놓았지만, 그로 인한 산업 구조의 변화도 동시에 가져왔습니다. 구글과 같은 광고 플랫폼이 없는 이상, 투자와 비즈니스적 수익만을 바래야 할 서비스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죠. 미정부의 구글에 대한 반독점조사는 이런 산업 형태가 완전히 구글 쪽으로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구글이 만약 이동통신사업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또한 시작과 동시에 반독점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딱히 이것이 무료 서비스가 안되더라도, 구글 서비스들과 모토로라를 활용한 통신 사업에 대한 감시가 들러붙겠죠. 만약 무료 서비스라고 한다면 그 감시는 더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것과는 달리 산업 시장의 균형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미 감시를 받으면서 해체 된 AT&T처럼 될까, 해체 대신 제재를 받은 MS처럼 될까라는 예상이 나오는 와중이라 이동통신사업으로 감시에 고삐를 잡아당긴다면 AT&T처럼 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왜인가... 구글은 이동통신사업만 진행하게 되면 자신들의 서비스를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완벽하게 수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웹서비스를 처음 시작했고 웹서비스를 통한 광고수익을 얻었지만, 이 웹서비스를 좀 더 퍼트리기 위해 플랫폼 사업을 진행했고,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직접 스마트폰을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동통신사업자가 되면 유통까지 가능하게 됩니다. 기존의 이통사들이 확고한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도 구글이 개입해서 타통신사에서 안드로이드를 유통하는데에 대한 조건을 달거나 요금을 통신원가 수준으로 낮추어 저렴하게 운영하게 된다면 직접적으로 통신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이 되겠죠. 꽤나 무서운 얘기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산업의 눈에서 보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구글




 파이널판타지7의 '신라컴퍼니'라는 세계유일무이의 다국적기업은 국가의 손도 미치지 않고, 독자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표현됩니다. 구글의 이런 확장적인 면이나 웹서비스에서 안드로이드로, 그리고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이동통신의 계획까지 단계별 진행되는 플랜은 '구글의 꿈은 세계정복이다'라는 말에 신빙성을 더하기도 합니다. 마치 신라컴퍼니처럼 말이죠.


 현실에서는 이를 산업적인 측면에서 감시하는 정부가 있고 단체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소비자도 있었으면 좋겠지만, 무료라는 대가가 결정적으로 구글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결론을 들여다보면 구글은 이동통신사업을 할 수는 있겠지만, 감시와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그로인한 서비스의 제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구글의 이동통신사업으로 인해 통신 산업의 형태와 구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AT&T처럼 구글을 조각내거나 MS처럼 몇년간의 제재 상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는 구글이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통신을 제공한다는 명목상 반독점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겁니다. 내 주민번호를 팔아서 쌀을 사들고 오더라도 반기는 현실이기 때문에, 웹서비스 활동으로 인한 구글의 개인정보수집에 크게 게의치 않습니다. 당장 저렴하다면 거기에 덧붙여 이동통신가입자로써 지불할 개인정보도 크게 게의치 않겠죠. 한 개인의 정보만을 구글이 들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수억명의 정보를 구글이 웹부터 스마트폰, 이동통신에 걸친 현대 사회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를 한회사에 몰아넣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소비로써 옳은 것인가하는 회의감이 밀려옵니다. 이것이 결론입니다.


 구글은 독점적 정보 수집의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구글이 AT&T처럼 될 수 있는 명목이며, 소비자들이 구글을 바라보고 견제하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이유입니다. 구글이 이동통신사업을 하게 된다면 '돈을 지불 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닌 '완벽한 개인 정보를 모두 지불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갈림에서 소비자를 고민 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것이 구글에 대한 합리적인 소비원칙이며, 구글이 이동통신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더 무료', '더 저렴한' 것을 생각하기보다 '더 많은 개인정보', '더 많은 노출'에 대한 경각심을 내비치는 것이 그들의 손에 놀아나지 않는 것임을 명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합리적인 소비를 좋아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