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72.4%입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대표 제조사 삼성, LG, 펜택은 대표적인 안드로이드 제조사이며 특히 삼성의 국내 점유율이 독보적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당연한 것입니다. 이 당연해보이는 점유율을 꼬투리 잡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 단지 구글에 대해 이미 예상한 것 아니냐는 반문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구글과 통신사의 거래, 진실은 무엇?
지난 11일, 국내 여러 언론들이 구글의 통신사에 대한 수익 배분을 축소한 새로운 정책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정책을 변경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으며, 이 정책은 기존 구글 플레이의 판매 수익 중 30%를 통신사가 가져간다는 비율을 줄이겠다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구글이 발톱을 들어냈다', '마각을 보였다' 등의 반응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미 세워져 있던 발톱은 다들 알고 있었던 것 아닙니까? 이것이 왜 새삼스럽게 '숨겨놓은 발톱이 된 것일까요?
구글 배분 구조
애플 앱스토어의 수익 배분 구조가 '애플 3 : 개발자 7'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구글의 경우도 개발자에게 70%의 수익을 배분한다는 것은 많이들 알고 있지만 통신사에게 배분되는 몫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필자는 이것이 잘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습니다. 글을 쓰게 된 이유도 그때문이었는데, 구글의 수익 배분 구조는 어떻게 되어있을까요?
< 구글 수익 배분 구조 >
딱 위의 그림대로 입니다. 구글 플레이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게 되면 개발자에게 70%가 떨어지게 되고 나머지 30%는 통신사에게 가는 구조입니다. 그럼 구글은 0%냐고 질문하신다면 대답은 'Yes'입니다. 구글은 구글 플레이에서 발생한 수익 중 마켓 관리비만을 가져가며 나머지는 통신사에게 지원금으로 넘겨버립니다. 재미있는 점은 잘모르고 있는 이 수익 배분 구조가 2010년부터 진행되어 왔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배분되는 지원금은 단순히 통신사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협의라고 할 수 있는데요, MocoNews가 2010년 3월 보도한 기사에 보면 구글은 비밀리에 통신사, 제조사와 협의하여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는 안드로이드 뿐 아니라 비안드로이드 기기에도 적용되어 탑재하게끔 하는 조건으로 되어있다는 겁니다.
이 내용은 이미 지난 2011년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다음이 제기를 했던 문제로, 네이버의 NHN과 다음 커뮤니케이션은 2011년 4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안드로이드 OS에 대한 불공정거래에 대해 제소했으며, 증거로는 통신사, 제조사와 구글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오고 간 메일을 제출했습니다. 증거로 제출 된 메일에는 수익 배분에 따라 강제적으로 구글의 검색엔진을 탑재하도록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NHN과 다음은 주장했습니다.
구글이 통신사에 수익을 배분해줬던 것은 검색엔진 탑재를 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 구글과 통신사의 긴밀한 관계는 이미 많이 노출 된 바 있습니다. 2011년 5월, AT&T과 버라이즌, T-모바일에서 안드로이드용 무료 테더링앱이 차단되었습니다. 이에 IT블로그인 Technologizer는 '이 어플리케이션은 통신사에서 지원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나타난다고 전했습니다. 이것이 통신사와의 긴밀한 관계임이 의심스러운 것은 무제한 요금제가 있는 스프린트만 제한되지 않았다는데 있었습니다. 애초 테더링을 사용하려면 한달 $15정도를 지불해야 하는데, 마켓에 무료 테더링 앱이 등장했고 스프린트를 제외하고 모두 막아버린 구글과 통신사의 치부를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점이 생깁니다. 은밀하게 딜을 하던 구글과 통신사였지만, 왜 갑자기 구글이 수익 배분을 축소하게 된 것일까요?
축소 이유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고 있는 것은 '구글이 본심을 드러냈다' 혹은 '플랫폼 안정화를 위해 뒷통수를 쳤다' 등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국내 70% 이상의 점유율을 지니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입지를 생각해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구글이 수익 배분을 줄인 이유일까요? 그것도 국내 통신사만?
이유는 간단합니다. NHN과 다음이 구글을 제소했다고 위에서 말씀드렸는데, 작년 9월 공정위는 구글코리아 본사를 방문에 반독점조사했었습니다. 그런데 구글이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려 PC에서 파일을 지우고 서버의 전원을 차단하라고 명령하는가 하면 일부 직원은 재택근무로 돌려 아예 출근하지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조사를 방해한 것입니다. 그래서 지난 5월에 공정위는 두번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저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급습을 했습니다.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문제이기 떄문에 공정위에서 따로 공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이유입니다.
구글은 현재 국내에서 불공정 거래법에 저촉 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공정위의 조사가 계속 이뤄졌을 때 반독점이 인정되면 그에 해당하는 불이익을 얻어야 할 것이고, 이미지만 더러워질 뿐입니다. 그래서 아예 지원금 자체를 줄여가는 방향으로 통신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정책 변경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국내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70%이고, 굳이 통신사의 도움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을겁니다.
진실
결과적으로 구글의 마각이 드러난 것이 아니라 통신사와 구글이 함께 쥐고 있던 마각이 들어날까 싶어 구글도 빠지고 통신사도 빠지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는 이 구글의 수익 구조를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다고 밝혔는데, 그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에 제대로 보도 된 바가 하나도 없었다는겁니다. 하도 이상해서 온갖 검색어를 동원해봤지만 작은 미디어 매체 정도에 흔적만 남아있을 뿐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이 구글의 수익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애플 수익 구조나 MS의 수익 구조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연신 보도되어 왔는데, '구글'만 빠져있다는건 이상합니다.
통신사는 구글이 수익 분배를 축소했다면서 언론을 통해 호도하고 있습니다. 정작 자신들이 어떤 이익을 취했었는지, 그리고 구글과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는 숨긴채 '일방적으로 구글이 정책을 바꿔서 우리는 을이 되었다'는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갑으로 군림하던 통신사에 철퇴를 날린 것처럼 보이니 구글은 응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한명은 피해자가 되어 '난 약해'라고 얘기하고, 한명은 '우리가 통신사를 눌렀어'라고 영웅행세를 합니다.
진실은 둘 다 모종의 거래가 있었고 이를 감추기 위해 조사를 방해해오다가 급습 당하니까 향후 문제가 될까봐 은폐하기 위함이면서 말입니다.
이 공정위의 급습 조사 내용의 보도는 포털 검색에서 딱 16개 언론의 기사만 검색됩니다. 네이버가 피해를 봐서 신고했는데,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기사가 뉴스토마토, 아주경제, 뉴시스, 서울경제, 뉴스핌 등의 16개 언론 뿐입니다. 네이버가 기사를 내리고 말고가 아니라 언론들이 이 내용은 제대로 다루지를 않았다는겁니다. 그래놓고서는 11일 이후에는 구글이 수익을 축소했다고 도배를 해놨습니다. 이상하지 않은가요? 구글이 '아니, 쟤들이랑 거래하다가 반독점 걸릴까봐 축소했어'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도 없을 터이기에 두가지를 제시해 볼 수 있는데, 통신사가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호도를 했거나 아니면 구글과 짜고 호도를 했거나 입니다.
우리는 이 진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절대 갑이라는 통신사와 우리나라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에 거래가 있었고, 이것이 이상하게 전개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런 구글의 로비 활동에 대해 공정위와 검찰이 움직이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조사는 진척 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1년 째 방해공작에 끌려다니는데, 이들은 증거를 없애고 시치미 떼기 위해 수작을 부리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지원금이라는 명목의 로비 활동을 눈감아줘야 하는 것이며, 소비자는 그러려니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필자는 분노를 느낍니다.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왜 높은지, 왜 대리점에서는 안드로이드를 적극적으로 권하는지, 윈도폰 출시에 대한 계획이 왜 나오질 않는지, 외국 제조사들이 왜 도망을 가는지 까지 연관지으려 한다면 확대해석이 될지도 모르겠으나, 이 분노가 그곳으로 향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국내 소비자는 도대체 언제 투명한 통신 시장을 누릴 수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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