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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블랙베리10, 전략적 승부 가능할까?

 블랙베리10에 대한 관심도는 차츰 높아지고 있습니다. 출시가 다가오기도 했지만, 블랙베리10에 대한 RIM의 구체적인 전략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차세대 블랙베리를 기다리는 사용자 뿐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 전략에 대한 비즈니스 구상으로 개발자들도 바빠졌습니다.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블랙베리가 전략으로 승부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블랙베리10, 전략적 승부 가능할까?


 리서치 인 모션(RIM)은 공식적으로 2013년 1월 30일, 자사의 차세대 제품인 '블랙베리10(BB10)'을 공개키로 하였습니다. 이미 알려진대로 풀터치스크린 라인인 'L - 시리즈'와 물리 쿼티키보드 라인인 'N - 시리즈', 2종이 공개 될 예정이며, RIM은 지난달 부터 글로벌 50여개 통신사와의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공개 후 실제 출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블랙베리 마니아들은 물론 기존 사용자들도 새로운 블랙베리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RIM의 CEO, 하인즈는 '블랙베리10을 통해 기존 사용자들이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동향과 전략




 새로운 블랙베리10에 대해 '이미 많은 점유율을 빼았겼고, 생태계 협소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성공하겠는가'라는 이야기는 매번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몇몇 킬러앱이 블랙베리용으로 나오지 않으면 넘어가지 않을 것'이나 '어플리케이션, 컨텐츠의 수가 급속도로 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더딜 것' 같은 얘기말입니다.

 이부분에 대해 간략하게 짚고 가자면, 거의 블랙베리10과 같은 선상에서 비춰지고 있는 윈도폰8의 경우를 보았을때 단순히 어플리케이션의 양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용 환경에서 뒷받침되는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킬러앱이라는 것 또한 결국 블랙베리에 존속 된 킬러앱이 하나둘 출시되면 오히려 블랙베리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기가 힘들겠죠. 반대로 생각해보면 간단한 문제입니다. 오히려 '다른 플랫폼과 달리 블랙베리에 특화되어 우수한 기능을 보일 수 있는 어떤 킬러앱이 출시 될 수 있을까?'를 질문하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지적을 하는 소비자 중 실제 다른 플랫폼이 특정한 생태계를 꾸리고 있더라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경향이고, 그렇다면 RIM이 노려야 할 것은 이런 시장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시장이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타납니다. 필자가 블랙베리10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바로 '기존 스마트폰 시장'이 아닌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이 블랙베리10이기 떄문입니다.


 기업들이나 공공기관들이 BYOD 트렌드를 따르게 되었지만, 정작 그에 걸맞는 플랫폼이 없다는 점은 항상 CIO들에게 보안적 불안과 고민에 떨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불안과 고민을 덜어 줄 제품이 등장햇죠. '블랙베리10'입니다. 기업시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제품을 RIM이 내놓은 것이고, 그것은 완전히 수요층에 맞춰져 있습니다.


 RIM은 올해 초 '기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는데, BYOD 트렌드 동향만을 두고 블랙베리10을 짜왔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모바일 퓨전'이라는 차세대 모바일 기기 관리(MDM) 솔루션을 선보이며 기업들을 유혹했습니다. 이것은 간단한 점을 시사합니다. 블랙베리의 스마트폰 점유율에서의 경쟁자는 애플과 구글이 되겠지만, 실질적인 경쟁자는 iOS나 안드로이드에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보안 업체들입니다. 자체적으로 강화 된 보안 솔루션과 컨설팅, 서비스을 제공하면서 여기에 부합되는 디바이스도 함께 판매하는 방식을 RIM은 시도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2015년, 50억대의 스마트 디바이스가 사용 될 예정이며, 비즈니스맨의 80%가 한가지 이상의 스마트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BYOD 트렌드가 뒤따르고 있죠. 굉장한 시장이면서도 다듬어지지 않은 신규 시장입니다. RIM은 거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굳이 일반 사용자들과 기업을 한대 묶어 어도저도하기 보다는 싹다 버려버리고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미래 동향에 따른 과감한 전략 선택이라는 것이죠.




초기 과제




 블랙베리10의 전략은 명확하고 구체적입니다. 그런데 RIM이 초기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기존 사용하던 블랙베리를 내년부터 아이폰5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 직원들 대다수가 블랙베리6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3년 이상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교체 시기에 맞춰 선택된 것이 아이폰5라는 것입니다. 지난 달에는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이 $210만(약 23억원)를 들여 블랙베리에서 아이폰으로 교체했으며, 주류연초총기화약국(ATF)도 블랙베리에서 아이폰으로, 미국 해양대기관리처(NOAA)도 블랙베리에서 아이폰으로 교체했습니다. 공공기관들이 잇따라 블랙베리를 이탈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으로는 웹포털기업인 야후나 유전기업인 할리버튼 등이 블랙베리 사용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근본적인 신용의 문제로써 기존 블랙베리에 대한 지원과 개선이 매우 늦게 이뤄지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서는 극도의 비밀주의를 보여왔었기 때문에 아예 사용명단에서 배제시켜 버린 것입니다.


 BYOD 트렌드에 따르면, 기업들이 채택을 하지 않더라도 개인이 블랙베리를 통해 업무를 보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컨설팅업체 부즈알렌해밀턴은 2만5000명의 비즈니스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사용자가 개인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확인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 문제는 기업에서 BYOD 사용을 허가한 품목으로 일단 블랙베리를 빼버렸고, 새로운 솔루션의 채용에 대해서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추세이기 때문에 RIM이 BYOD에 대한 전략을 완벽하게 구상해놓았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통할지에 대한 의문이 생겨버립니다.


 그래서 RIM이 선택한 방법은 새로운 전략에 맞춰 새로운 신흥 시장을 공략하자는 것입니다.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아시아, 아프리카 시장의 신흥 기업들에 보급하면서 수익을 유발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은 북미, 유럽의 블랙베리에 대해 잃은 신뢰도를 회복하는데 사용하겠다는 겁니다. Veritas Investment Research의 애널리스트인 Neeraj Monga는 '돈을 낭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며 RIM이 무리하게 전략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을 파악하면서 신제품 출시를 하고 있기때문에 블랙베리 부활에 기대가 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점유율은 굉장히 큰폭으로 떨어졌지만, 회사의 운영자체는 꾸준히 잘해왔었다는 것을 반증하는데, 이런 현금 관리 능력에 있어서 신흥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블랙베리 부활




 출시되지도 않은 제품을 가지고 '부활 할 것'이라고 논하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RIM이 세운 전략을 가지고 승부가 가능하냐에 대해서는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적어도 윈도폰보다는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IBM은 나락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HP나 델과 같은 후발주자에 밀려 PC사업에서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죠. 그러나 2002년 샘 팔미사노가 지휘봉을 잡으며 IBM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PC사업부를 중국 레노버에 매각해버리는가 하면, 프린터 사업도 분리시켜버렸습니다. 그러더니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스(PwC) 컨설팅 사업부문을 인수해서 컨설팅, 서비스 부분을 강화합니다. 샘 팔미사노는 'IBM은 더 이상 컴퓨터 회사가 아니다'라고 못박아버립니다. 그러고는 기업 컨설팅을 통해 업무 개선이나 솔루션 개발/구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써 어마어마한 순이익을 끌어올렸습니다.


 마치 RIM의 이런 행보는 IBM의 그것을 보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IBM을 바꾸어 놓은 것은 체질개선이었고, 과감한 선택이 만들어낸 성공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RIM의 경우도 그와 흡사하다는 것입니다. RIM은 BYOD라는 트렌드만 가지고 블랙베리10을 개발했고, 이 트렌드를 통한 비즈니스 시장에서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전략을 구성했습니다. 실질적인 하드웨어 판매보단 평균적인 가격을 인하하고 있으며 컨설팅,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춘 소프트웨어 개선을 보자면 제조사로써보다는 스마트폰 컨설팅 업체로써의 변모를 진행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CEO인 하인즈는 '블랙베리10으로 글로벌 3위 스마트폰 OS업체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애플과 구글이 일반 사용자 위주로 나서겠다면, 우리는 기업, 단체 위주의 컨설팅 사업으로 3위를 챙기겠다는 겁니다. 윈도폰은 애초부터 안중에도 없습니다. 대중적인 시장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RIM은 알고 있고, 처음부터 다른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에 윈도폰의 실패를 지적하고 처음부터 '3위'가 될 것이라고 찍어 둔 것입니다. 그저 블랙베리는 점유율 상 3위를 유지할 수 있기만 하면 됩니다. 그들이 원하는 1위는 BYOD 시장에서의 1위일테니까요.


 새로운 시장이기에 밀어볼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BYOD 시장을 노린다는 것은 기업 시장을 노리지만, 개인 사용에도 비중을 맞춘다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도 수용할 수 있는 좀 더 포괄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준비를 RIM은 오랜시간 준비했고, 그 결과를 보여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RIM은 블랙베리10이 성공하지 못하면 말그대로 회사 문을 닫아야 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승부에 거는 승부수를 아무렇게나 두진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랜시간 신중한 것이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건 승부에 기대도 한껏 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