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라는 단어는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 서비스들이 반값할인을 하고는 있지만, '소셜'은 사라지고 '커머스'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처음보다 진입업체들이 많아지다보니 경쟁이 유발되고 매출에 대한 압박이 시작된 후로는 더 많은 상품, 더 많은 할인을 땡겨야하는 처지가 되자 기존 서비스의 본질은 사라져버렸다는 것입니다. 물론 기업에게 있어서 매출은 중요한 것이고, 높은 매출은 곧 성과이기 때문에 그를 쫓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에게는 개미지옥으로 빠지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소셜커머스의 위기, 무엇을 고민해야하나
그루폰은 52주 전, 주당 $25를 기록하며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IPO로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졌고 현재는 $4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완전히 내몰린 것입니다. 한때는 이베이를 위협 할 재목으로 꼽혔었지만, 현재는 이베이는 커녕 실패한 IPO의 대표로 절대 빠지지 않는 업체가 되었습니다.
그때문에 그루폰은 이사회를 통해 CEO인 '앤드류 메이슨(Andrew Mason)'을 경질시킬 것에 대한 의논을 한 바 있지만, 일단은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마무리가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언제 경질될지 모르는 앤드류 메이슨의 입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돌파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깊어 질 것입니다.
그루폰은 어쩌다 이렇게 무너졌을까요?
반값쇼핑몰
사실상 '소셜커머스'라는 단어는 없어진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그루폰의 현재 미국 상황이나 우리나라의 소셜커머스들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소셜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고 정해진 인원수를 넘어서면 반값 할인이 시작되어 저렴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방식이 이제는 그저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하든 소셜커머스 통합 사이트를 통하든 한눈에 보고 판매하는 형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소셜을 통한 홍보는 배제되고 남은 것은 '반값' 뿐인 쇼핑몰이 된 것이죠.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의 대부분은 이제 '소셜 공유'를 아예 빼버렸습니다. 기능 자체를 소멸시킨 것인데, 굳이 소셜서비스를 가지고 홍보를 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소셜서비스를 거치지 않고도 충분히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으며, 어떤 반값제품이 있는가 자발적인 페이지 방문이 늘었기 때문에 굳이 소셜 부분에 치중하기 보단 더 많은 상품 유치가 매출 측면에서는 나아보입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를 위기로 몰아넣은 것은 바로 이부분입니다.
경쟁자
소셜커머스의 경쟁자는 누구일까요? 같은 소셜커머스? 그렇지 않습니다. 점점 매출에 신경을 쓰다보니 여느 대형 온라인 쇼핑몰의 세일 코너 못지 않은 구색을 갖추게 되었는데 말그대로 '대형 업체'와 경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소셜커머스가 공동구매를 통한 반값 전략을 내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소셜은 빼버렸고 이제 가격이 그리 파격적이지도 않습니다. 몇명이 모였는지는 소비자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수준도 되었죠. 결과적으로 싼 제품만 있다면 소셜커머스든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든 소비자는 마다하지 않습니다. 중요해진 것은 '가격'과 '상품'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그루폰의 경우 이베이나 월마트, 아마존, 베스트바이 등과 겨루게 되었으며 한국의 경우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등과 경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기존 반값 뿐만 아니라 탄탄한 사업 기반, 이베이의 경우 '경매',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은 '디지털 컨텐츠', 베스트바이는 '전자제품'이라는 강력한 힘이 있기 때문에 할인경쟁에 있어 훨씬 수월할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그루폰은 밀리게 된 것입니다.
그나마 소셜커머스가 유지하고 있는 것은 '서비스 상품'이었는데, 문제는 이런 서비스 상품들까지 기존 대형 업체들이 잡아먹기 시작하면서 경쟁의 폭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겁니다. 이런 경쟁 구도는 국내 상황에서 잘나타나는데,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은 더 공격적인 반값 할인과 상품 구색, 그리고 온라인 광고를 통해 공격적으로 소셜커머스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형 업체들의 할인 공격이 소셜커머스에 위기를 가져왔다고 하긴 힘듭니다. 어찌되었건 소셜커머스는 반값에 올인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그것을 인지하고는 있으니까요. 문제는 소셜커머스 스스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한 방식을 취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루폰은 이베이와 경쟁하기 위해 전자결제 서비스에 손대는 등 기존 서비스와 모토는 뒷전으로 경쟁하는데 치우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기
결국 소셜커머스의 위기는 소셜커머스들이 스스로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에 부딪히면서 거기에 막대한 경쟁 게임에 투자를 하기 때문입니다.
소셜커머스의 장점이 무엇일까요? '소셜서비스를 활용하는 것'과 '특정 상품에 대한 집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소셜커머스들은 이런 장점을 빼버리고 더 많은 구색과 할인 상품으로 대형 업체들의 할인 공세와 맞붙으려 합니다. 그럼 마지막에는 누가 살아남게 될까요? 기존 전자상권을 쥐고 있던 업체들이 반값할인이라는 항목을 추가하는 것과 반값할인만으로 이들을 상대하려는 소셜커머스 중에서 말입니다.
소셜커머스는 이런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소셜커머스가 대형화되어야 하는 부분은 '소셜커머스의 본질'입니다. 소셜을 활용하고 특정 상품에 대한 집중적인 할인말이죠. 누군가는 '소셜로 홍보해서는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더 밀리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소셜이 주가 되어야 하고 특정 상품을 지속적으로 입소문이 흘러갈 수 있도록 소셜커머스 스스로 그런 구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들의 경우 이 소셜 기능을 빼버렸습니다. 못해도 '좋아요' 버튼만 큼직하게 달아놓아도 될 문제인데도 말이죠.
사실 한국의 소셜서비스 이용현황을 따지고 보면 홍보 효과로써 크게 작용하지 못한다고 판단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품의 기획과 구성에 있어서 적합할 수 있도록 다룰 수 있어야 하며 지역별 소셜서비스의 사용도에 따른 분석 등의 활용도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현재 소셜커머스는 박리다매식 대형 할인마트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라는 명칭답게 소셜커머스에 집중해서 분야를 달리해야 합니다. '팬시' 같은 서비스가 어떻게 소셜쇼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인기를 끌 수 있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비즈니스 측면에서 얼마나 나쁜 가도를 달리고 있는지 소셜커머스들은 고민해야 합니다.
본질을 잃어버린 회사나 상품, 서비스가 오래가는 경우는 굉장히 보기 힘듭니다. 사회구조가 뒷받쳐주거나 아니면 자본이 넘쳐흐를 듯이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본질을 강화해가는 것이 발전에 있어서 더 큰 파이라는 것은 일반인들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 본질을 잃어버인 소셜커머스가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며, '성장'을 하고 싶다면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 체제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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