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다가옵니다. 여느때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12년은 지나가고, 뱀의 해인 2013년이 드리우게 되었습니다. 지구 멸망도 일어나지 않았고 모두들 새해 준비로 바빠있는데, 새해를 준비하는 것만큼 2012년을 정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IT불황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잘 성장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또 새로운 면과 2013년을 지켜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죠.
2012년, '오픈소스의 해'였다
2012년 IT업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실패한 애플?', '따라붙은 삼성?', '대고소전?', 필자는 '2012년은 오픈소스의 해였다'고 수식합니다. 조용했지만 가장 높은 성과와 성장을 기록한 부분이 바로 오픈소스이고, 오픈소스의 정신이 가장 활발하게 전파되었던 해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픈소스 진영이 날뛰었던 2012년을 돌아봅시다.
성과
무엇보다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오픈소스라고 한다면 단연 '안드로이드'일 것입니다. 태생은 매우 짧지만 단기간에 가장 빠른 성장을 이뤄낸 오픈소스 진영의 자랑거리죠. 안드로이드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68.3%를 기록했으며, 작년에 비해 19%나 상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국에서는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모바일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리눅스의 경우를 봅시다. 레드햇은 연매출 $10억를 달성했으며, 40분기 동안 흑자를 찍어내는 진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서버시장의 30%를 차지하며 오랜시간 조용히 성장해온 레드햇은 오픈소스 진영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어떤 비즈니스를 통해 흑자를 기록할 수 있게 하는지를 잘보여줬습니다.
우분투는 단순 배포를 넘어서 PC시장의 새로운 국면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우분투 랩탑을 제작해오던 델은 얼마전, 스푸트니크라는 개발자용 우분투 울트라북을 선보였습니다. 기존 부실해보였던 우분투 노트북과는 달리 전략제품으로 울트라북을 출시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사용자 폭이 늘어났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게임회사인 밸브는 리눅스 진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엔비디아와 손을 잡아 리눅스 그래픽 하드웨어도 개선하고 있으며, 리눅스 기반의 새로운 PC콘솔을 준비 중이기도 한 밸브는 '반Direct X'로 게임시장의 오픈소스 바람을 주도 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거대 게임사 뿐 아니라 다양한 인디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제작하고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리눅스를 선택한 것이죠.
워드프레스의 성장도 눈부셨습니다. 2007년, 8%에 불과했던 점유율은 17%로 성장했고, CMS시장에서 54%를 차지했습니다. 2011년에는 3500만개였던 워드프레스 기반의 웹사이트가 2012년에는 7천만개로 두배로 뛰었으며, 뉴욕타임즈 매거진, TED, 테크크런치, 서울시 홈페이지 등 영향력있는 기업과 단체에서 사용되면서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성장세를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2013년에도 워드프레스의 활약이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웹 개발자들 사이에서 2012년 가장 핫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라면 역시나 '엔진엑스(NGiNX)'였을겁니다. 수년동안 웹 서버 소프트웨어로 아파치가 사용되어왔고, 당연한 것처럼 보여졌지만 몇년전부터 '엔진엑스'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파치에 비해 가볍고 빠르다'는 평을 듣는 엔진엑스는 2012년 도메인이 작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점유율도 4%나 상승했습니다. 반면 아파치는 10%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엔진엑스가 얼마나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는지 잘보여줬습니다. 아파치도 오픈소스이긴 하지만 엔진엑스라는 신흥 강자가 등장한 것은 오픈소스들이 같은 분야에서 이정도의 경쟁이 된다는 것을 잘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페이스북, 그루폰, 드롭박스, 워드프레스 등에서 엔진엑스가 사용되고 있으며 많은 웹사이트들이 엔진엑스로 이행 할 준비를 하고 있어 내년의 성장한 점유율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습니다.
성과의 이유
그렇다면 오픈 소스 진영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를 꼽는다면 '고급 개발자의 증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IT업 종사자는 늘어났고, 그 안에서의 경쟁도 늘었습니다. 플래시만 잘해도 취직이 되던 시절은 끝이 났다는 것이죠. 그만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다양한 것들을 개발하고 즐길 수 있는 시장 형성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 떄문에 한가지만 팠던 개발자들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의 고민도 늘어나긴 했지만 오픈 소스 진영에 있어서는 더할나위 없는 성장 동력이 된 것입니다.
두번째는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입니다. 레드햇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비즈니스 모델로 흑자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과거 물건을 팔아야 수익을 얻을 수 있던 구조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안드로이드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듯이 말입니다. 오픈소스의 문제점 중 하나가 '경쟁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응용 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이를 상쇄해버린 케이스가 바로 안드로이드입니다. 워드프레스를 봅시다. 웹페이지 제작을 플랫폼화하여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기존 갑갑했던 개발 환경에 단순함을 더하면서 개발 소프트웨어의 수익 창출도 뒤바꿔 놓은 것이죠. 물론 오픈 소스지만 유료로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무상 배포라는 장점을 소화 할 수 있게 된 것이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IT소비 욕구가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문서를 작성하는데 'MS 오피스만 쓰면 돼!'에서 이제는 다양한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추세가 되었습니다. 소비자들이 다양해지고, 그만큼 개성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문서 포맷의 경우도 오픈의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다양한 소비자를 상대해야하는 시장이 커지자 폐쇄적인 환경으로는 전체를 만족시키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오픈 된 환경을 통해 점유율을 높히고 확장 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는 방안이 수익적인 면에 있어서도 장기적으로 나은 방법이라는 것을 개발업체들이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이 오픈소스의 해였던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고, 이를 비췄봤을 때 내년이든 내후년이든 오픈소스가 강세가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그리 어려워보이지 않습니다.
문제점
하지만 이러한 강세에도 오픈소스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계속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보안'입니다. 윈도우가 오픈소스로 불리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보안 유지'를 위해 소스를 수정할 수 있고, 이 수정본을 재배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인데 윈도우8에 들어서서는 더욱 강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MS가 이 보안의 문제를 안고 갔기 때문에 초기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무슨 말인가하면, 보안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일반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하게 되었지만 보안 지식이 전무한 사용자들은 그대로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오픈소스가 기업환경이나 보안시장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것이었는데, 그 문제점이 해결 되지도 않을뿐더러 방안도 없는 상태로 오픈만을 강조한 오픈소스 의의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얼마전, 워드프레스의 경우 사이트의 내부 정보를 알아 낼 수 있는 보안취약점이 발견되었습니다. 취약점을 통해 관리자 페이지를 열어 페이지 내부를 살피고 수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안드로이드도 보안 취약점이 아주 많이 거론되곤 합니다. 웹, 어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용자의 루트를 취득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타나고, 실제 루트가 넘어갔을 때에는 스마트폰의 모든 정보를 통한 피해를 입히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픈소스가 성장을 지속적으로 하고는 있지만 그만큼 보안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며, 오픈 소스 진영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최중안점으로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픈소스의 해
2012년은 오픈소스의 활약이 눈부셨습니다. 전체적인 IT침체기 속에서도 성장을 기록한 진영이 바로 오픈소스 진영이고, 오랜기간 오픈소스 정신 하나만으로 진행해오던 프로젝트들이 결실을 맺으며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한 뜻 깊은 한해였습니다. 이런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으며 2013년에도 계속 이어져 갈 것입니다. 그만큼 균형의 문제에 있어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고, IT침체기 속에서 또 다른 새싹을 틔는 역할로도 오픈소스가 반드시 바람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무료로 풀린 자원봉사자'라는 못박힌 인식을 벗어던지고 오픈소스만의 진로와 오픈의 의의인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에 따라 수익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상이 대립하는 이 사회에서 다양성을 인정했을 떄 얼마나 값진 결과를 낼 수 있는지도 보여주는 시사적인 부분도 지니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2년 IT, 독자 여러분들은 어떤 한해로 기억하시나요? 오는 2013년에는 여러 기술들을 발전과 성과가 두드러지고 이것이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길 필자는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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