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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네이버 뉴스스탠드를 대처하는 언론의 자세

 웹으로 뉴스를 보는 일은 일상적인 것이 되었고, 더는 신기하거나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제 사람들은 이 웹에서 뉴스를 보는 것에 있어 더 편하고 보기에 수월한 것을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언론 페이지의 인터페이스와 레이아웃은 매우 중요하게 되었고, 그를 뒷받침하는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 뉴스스탠드를 대처하는 언론의 자세


 시원하게 외치고 시작합시다. '네이버가 새로운 삽질을 시작했다!!!!!'

 네이버가 새로 선보인 뉴스스탠드에 대한 평가는 이미 시범 서비스에서 두들겨 맞긴 했지만, 별다른 변화 없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언론사들은 네이버의 새로운 뉴스 서비스에 대해 항변합니다.




뉴스스탠드




 네이버는 어제 새로운 뉴스 구독 서비스인 '뉴스스탠드'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언론사 제공의 뉴스를 메인에 목록 형식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지면의 느낌을 살려 메인을 구성하고, 언론사별 기사를 찾아서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언론사 별 특색에 따라 다른 레이아웃이 제공되며, 카테고리별로 나뉘어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의 신문'은 제휴한 언론사가 지면 신문과 같은 구성으로 언론사의 기사를 엮어 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300원에 기사를 구매하면 인쇄, 저장, 스크랩할 수 있습니다.

 지면 신문 디자인을 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좌우 넘기기를 통해 조작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언론사를 편집해 자신만의 구독 창구를 만들 수 있으며, 신문을 보다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페이지로 넘어가게 됩니다. 오늘의 신문은 네이버에서 직접 제공되며, 페이지마다 광고가 따라붙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인 구성이야 네이버를 켜보자마자 알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그리고 얼마나 멍청한 발상이었는지 파악하는 것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메인부터가 오류입니다. 모바일로 빠르게 뉴스를 섭취하고 PC로는 느긋하게 신문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한 것처럼 보이지만, PC로도 빠르게 뉴스를 접하고 싶은 사용자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기존 뉴스캐스트도 언론사 선택이 가능했으며 언론사의 주요 기사를 둘러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두 번이나 더 거쳐야 기사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언론사의 접근성도 접근성이지만, 네이버의 접근성을 낮추는데 큰 공을 세울 것입니다. 아니면 여전히 네이버를 이용하려는 사용자는 네이버 뉴스를 구독하겠죠. 물론 네이버 뉴스를 구독하게 하는 편이 네이버에 있어 득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만신창이였던 메인 헤드라인이 없어지고, 언론사의 브랜딩을 통해 가치 있는 뉴스를 보고자 선택한 방향이 양질의 기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의 뉴스라는 지면도 아닌 지면을 모니터로 봐야 하며 이걸 스크랩하는 아날로그 감성을 연출하기 위해 300원을 내야 합니다.

 네이버 뉴스의 공정성이나 선정적 헤드라인, 별 내용 없는 뉴스 등은 완전히 메인에서 사라졌지만, 굳이 지금 내놓은 뉴스 스탠드 방식 외에도 충분한 가이드라인과 여론 반영을 모니터링해 관리하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뉴스스탠드라는 이상한 것을 꺼내 든 것은 착오입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중요한 건 네이버가 이렇다저렇다 보다는 '언론들'입니다.




언론의 자세




 몇몇 언론은 네이버와 제휴하여 오늘의 신문을 발간하는 등의 어쩔 수 없이 하는 귀찮은 짓에 장단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최대한 페이지뷰를 올리고 뉴스스탠드에 맞춰진 브랜딩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기존의 뉴스캐스트를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며, 이걸 해야 하는지 고민도 할 겁니다.

 각 언론의 포털 메인 의존도는 매우 높았습니다. 애초 브랜딩을 해놓지 않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검색이라는 수단보다 메인으로 통한 유입을 더 우선시했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옐로우 저널리즘에 따른 매우 악질적인 기사들을 도배하는 데 주력하게 만든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네이버는 '이제 니들이 알아서 해!'라며 뉴스 공간을 마련해주되 브랜딩을 직접 하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제 언론은 스스로 포털을 벗어나 자신들의 브랜딩을 이끌어야 합니다. 굳이 네이버 메인에 놓이지 않더라도 구독자들이 찾아들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쉽냐며 결과적으로 네이버를 거치는 것이 더 많은 페이지뷰를 올리는 길이라며 꿋꿋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보기는 했나요? 현재의 언론 페이지들은 광고로 물들어 있거나 선정적 기사, 정리되지 않은 레이아웃, 갖춰지지 못한 웹 호환성으로 제멋대로입니다. 구독자들이 자신들의 페이지에서 제대로 기사를 읽을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브랜딩 하지 못하고 네이버를 통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그냥 고민하는 것이 싫다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뉴스스탠드가 등장함에 따라 억지로라도 그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것을 뉴스스탠드에 맞출 것인지, 아닌지 입니다. 오늘의 신문을 보자면 매우 간결한 인터페이스를 하고 있습니다. 한 면에 광고만 있거나 아직 읽어나가는데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사방에 광고로 기사를 가리던 형태보다는 가독성이 좋아지긴 했습니다. 구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잡아두긴 한 겁니다. 디자인은 꽝이지만 그래도 다른 것에 방해 받지 않고 기사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인데, 구독자들을 생각했을 때 이것이 뉴스스탠드에서만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자체적인 페이지 또한 정비할 필요가 있고, 그를 통해 포털의 의존도를 줄여 다른 유입을 통한 구독자 확보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구독자들의 지속적인 유입을 위한 양질의 컨텐츠 제공이 이뤄지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현재 네이버의 뉴스스탠드가 그런 형식이며, 이것을 옮겨놓은 게 오늘의 신문이고, 네이버는 그걸 알기 때문에 뉴스캐스트를 치워버리고 차라리 네이버 뉴스에 들어가라는 식으로 뉴스스탠드를 만들어버린 겁니다.

 어차피 해야 하는 거 네이버에 주도권을 주면서 하겠습니까? 아니면 자체적인 주도권을 가지고 해보겠습니까? 어느 쪽이건 포털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사항은 변하지 않습니다.




의존도



 필자는 뉴스스탠드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언론사 입장에서가 아니라 네이버만을 봤을 때도 딱히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애는 썼지만, 시작이 끝입니다. 생각해보면 뉴스캐스트도 4년 만에 그만뒀으며, 개선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그렇다 할 합의를 찾지 못한 채 뉴스스탠드라는 새로운 뉴스 서비스가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이 뉴스스탠드도 합의점을 이끌어 낸 서비스는 아니므로 계속 논란이 일다 사라지거나 개선되거나 하게 될 겁니다.

 문제는 이런 식의 논의가 있을 때마다 네이버에 의존하던 언론들은 출렁인다는 겁니다. 정책이 바뀐 것만으로 유입이 출렁 되고 광고 수익이 덜컹하니 간이 떨려 그냥 가만히 있어주길 바랄 겁니다. 하지만 네이버로서는 계속 개선점을 마련하지 않으면 포털 자체 유입이 줄어드는 치명타가 발생하기 때문에 개선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게 맞습니다.

 그렇다면 언론들도 무조건 포털 편승으로 득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해서 장기적으로 포털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해서도 언론 활동이 가능한 상태를 목표로 지속적인 브랜딩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 단초가 뉴스스탠드라면 지체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생각할 언론사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한둘 정도? 그러나 그런 부분을 다시 뉴스스탠드에서 끄집어내려 한다면 또 한 번 포털의 의존도에 목을 맬 수밖에 없게 되며, 불만만 하다 침몰하게 될 것입니다. 언론들은 이제 스스로 웹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해야 하며, 그것으로 진정한 웹미디어로 거듭나 양질의 기사를 제공하는데 전력을 다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