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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블랙베리의 회귀전략은 실패했다

 아무리 좋은 팀이라도 전략 하나에 울 수도 있고, 아무리 열악한 팀이라도 전략 하나에 웃을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그냥 판다고 소비자들이 구매하진 않으며, 좋은 전략이 겸해졌을 때 잘 팔리는 것과 마찬가지죠. 벼랑 끝의 회사라면 이 전략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고, 성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블랙베리의 회귀전략은 실패했다


 지난 1월 말, RIM은 사명을 '블랙베리'로 변경했고, 새로운 단말기인 '블랙베리 Z10'을 출시했습니다. 기존 블랙베리나 안드로이드, iOS와 달리 더욱 세련된 블랙베리 10은 많은 블랙베리 팬들의 관심을 받았고, 성공적으로 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블랙베리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해 블랙베리가 전혀 손을 쓰고 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출시



 블랙베리는 지난달, 회계연도 4분기에 블랙베리 Z10이 100만대 판매됐다고 밝혔습니다. 2달간의 판매량이며, 캐나다와 영국에서 거의 판매되었고 미국은 정식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성과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블랙베리가 계속 이렇게 팔릴 수 있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CNET은 2월 초, 캐나다와 영국에서 Z10이 기록적인 판매를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영국에서는 첫 주에만 지금까지 블랙베리 단말기 판매 기록보다 3배나 더 많았으며, 캐나다에서 출시한 제품 중 Z10이 50% 이상 더 팔렸다고 전했습니다. 이 정보는 블랙베리가 직접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100만대 판매가 이를 뒷받침 했으니 틀린 말도 아니었던 겁니다.

 초기 분위기는 확실히 좋았습니다. 윈도폰보다도 나았죠. 문제는 그다음인 미국입니다. 블랙베리는 지난 22일, 미국에 Z10을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AT&T 매장과 베스트바이 매장에 Z10을 찾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제품을 전시하지 않는 AT&T 매장도 존재했습니다. 출시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광고판조차 없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AT&T 매장에 몇몇 Z10을 찾는 고객이 있었지만, 직원이 Z10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본사 지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판매를 위한 추가적인 설명도 불가능했다는 겁니다. 베스트바이는 출시 전 직원 교육에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통신사 쪽에서 딱히 지원을 해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블랙베리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AT&T에서 딱히 블랙베리를 지원을 해주지 않는 이유가 있긴 합니다. 삼성의 갤럭시S4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모호한 Z10에 마케팅 비용을 낭비할 수 없고, 수요를 갤럭시S4로 몰아넣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갤럭시S4와 Z10의 벤치 결과 갤럭시S4가 두 배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 Z10이 성능에서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기 때문에 신통치 않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Z10의 미국 초기 실적 때문에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 판매치와 성공 가능성을 크게 낮추고 있습니다. 골드막삭스의 시모나 얀코프스키는 50%라고 예상했던 성공 가능성을 20%로 낮췄습니다.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워클리도 1분기 동안 175만대를 출하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30만대로 대폭 하향했습니다.




회귀전략



 

 블랙베리는 회귀전략을 씁니다. 본토인 캐나다와 유럽의 요충인 영국을 상대로 먼저 출시함으로써 북미 지역과 유럽 지역의 효과적인 판매로 미국에서 스필오버 효과를 이뤄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캐나다와 영국에서 초기 판매가 괜찮았기 때문에 전략의 절반은 성공했던 겁니다. 하지만 블랙베리가 스필오버 효과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는 안일한 생각을 한 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아태지역의 블랙베리 지사는 죄다 철수했습니다. 한국의 블랙베리 지사도 지난달 철수한 것으로 얼마 전 보도되었죠. 일단 자신들이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북미와 유럽부터 손을 보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초기 블랙베리로 돌아간 겁니다. 그리고 미국 시장을 돌아 다시 아태지역으로 넘어갈 생각을 했을 겁니다. 애초 그럴 생각이었기 때문에 다국어지원을 축소한 것이죠. 그런데 블랙베리의 기대만큼 스필오버 효과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MKM Partners의 조사를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82.6%가 블랙베리 10이 출시된 것을 모르고 있으며, 이들 중 68%가 블랙베리 10 구매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블랙베리 10이 출시된 것도 모르지만, 실제 알았다고 하더라도 구매할 생각이 없다.'

 필자는 지난 2월 5일, '블랙베리 10, 성공을 위한 3가지 조건'이라는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소비자 중심'이었고, 또 한가지가 '신뢰감 회복'이었습니다. 먼저 블랙베리는 RIM이라는 사명을 버리고 더욱 친근한 블랙베리로 사명을 바꾸었습니다. 이는 일반 소비 시장에서 의미 있는 것이었죠. BYOD 트렌드에 따라 기업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고 이를 업무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소비자 중심의 전략이 중요했기에 사명 변경을 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블랙베리 10 이전, 제품들이 상당히 망가지면서 소비자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는데, 이를 다시 끌어올려 놓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블랙베리는 플레이북 지원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기존 블랙베리 사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MKM Partners 조사 결과는 이 두 가지 모두 실패했음을 뜻합니다. 미국 소비자의 82.6%가 블랙베리 출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 중심이 아니라는 얘기이며, 이들 중 68%가 관심이 없다는 것은 신뢰감이 무너졌다는 뜻입니다. 블랙베리가 바라던 스필오버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회귀전략도 미국에서 정체되어 더는 갈 곳도 잃어버렸습니다.




블랙베리


 블랙베리는 회귀전략으로 스필오버 효과에 모든 것을 기댔습니다. '캐나다와 영국에서 잘 팔린다고 소문이 났으니, 미국에서도 잘 팔릴 것이다?'

 사실 블랙베리는 원래 그런 제품이었습니다. 생각해봅시다. 우리나라에 블랙베리가 출시되면서 마케팅으로 삼았던 것은 '오바마폰'이었고, 미국인들의 인기폰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은 국내에서 꽤 빛을 발합니다. 블랙베리를 전혀 모르던 사람도 어느 정도 알게 된 것이고, 오바마폰이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 정도는 된 겁니다. 이것을 다시 이뤄내고자 똑같은 방법의 마케팅을 Z10에도 걸었습니다. 당연히 될 일도 없으며, 단기간에 가능하다고 믿는 게 바보입니다. 안드로이드나 iOS가 단단하게 버티고 있는데 스필오버 효과를 노리겠다니 말입니다.

 블랙베리는 자신들에게 소비자가 다가오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했습니다. 아태지역의 철수가 그겁니다. 단순히 스필오버 효과를 위해 아태지역 소비자를 무시했고, 언어 지원도 중단했습니다. 블랙베리를 사랑할 더욱 강한 매니아층이 여전히 남아있음에도 말이죠. 그렇다고 미국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간 것도 아닙니다. 통신사와의 협의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단지 자신들이 잘 팔고 있다는 얘기만 언론에 떠넘기며 그것 마케팅 무기로 삼으려고 한 겁니다. 적어도 언어 지원이 완벽하진 않아도 해줬거나 미국에서 마케팅만 열심히 했어도 활발한 해외구매로도 이끌었을지 모릅니다. 이도 저도 아니죠.


 블랙베리의 회귀전략은 실패했습니다. 저 상태로 다시 아태지역으로 돌아오겠다? 블랙베리가 각국 통신사들과 출시 전 협의를 하긴 했으니 돌아올 생각이 있었던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어느 세월에 가능하다는 말일까요? 회귀전략을 쓰고 싶었다면 좀 더 한정적인 지역에 투자하고 소비자들을 움직일 수 있었어야 합니다. 이미 실패했죠.


 이제 블랙베리에게 남은 카드는 'Q10'뿐입니다. 물리쿼티 제품인 'Q10'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으며, 기다리는 쿼티 수요들에 좋은 어필을 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Z10이 실패했다면, Q10으로 블랙베리의 이미지를 전환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허접한 마케팅이 아니라 진정성을 담아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전략으로 다시 신뢰감 회복에 힘을 써야 합니다. 이게 마지막입니다.





반갑습니다, 후드래빗입니다.

후드래빗 독자들을 대상으로 BYOD(Bring Your Own Device)와 관련해 리서치를 진행하고자 공지를 띄워봅니다.

업무에 자신의 기기를 사용하고 있거나 그럴 예정, 혹은 회사에 특별한 BYOD 정책이 있거나 MDM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면 그에 따른 편의나 불편한 점, 자유로운 생각 등 BYOD에 대해 마음껏 의견을 주시면, 의견들을 모아모아 BYOD와 관련해서 다양한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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