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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은 거품제조기

 페이스북이 뜨기 시작할 때부터 '거품론'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IPO 이후 안정적인 경영 상태에 접어들면서 거품보단 투자 위기론 등이 더 많이 거론되게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업 가치에 맞물려 좀 더 깊게 자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상태는 애송이일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은 거품제조기


 페이스북은 검색 서비스도 선보였고, 개선도 했으며, 런처도 만들었고, HTC와 손을 잡아 휴대폰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잊히기 일쑤였고, '그런 것도 했었지?'라는 반응이 전부였습니다. 무엇하나 페이스북의 견인 역할로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으며, 최근 페이스북이 가장 크게 준비했던 런처인 '페이스북 홈'은 두말할 것 없이 실패작으로 낙인 찍혔습니다.




First



 지난 4월 선보인 런처, '페이스북 홈'은 '런처전쟁을 알린다'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주목받았습니다. 필자는 혹평하긴 했지만, 어쨌든 대부분의 반응이 그랬으니까요. 그리고 페이스북 홈을 탑재한 HTC의 First는 AT&T를 통해 판매가 진행되었습니다. 15,000대 이하의 판매량을 보였죠. 페이스북 홈의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 수준인걸 고려하면, First의 문제에 페이스북 홈의 부진이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페이스북은 First의 영국 출시를 취소했습니다. 영국 통신사 EE에 의하면, 페이스북이 미국 외 다른 지역에 First를 출시하기 전, 미국에서 받은 피드백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합니다. 피드백은 대부분 부정적이었으며, '페이스북 홈을 향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페이스북 홈이 휴대폰의 메인을 차지하고 이것이 사용자의 소비에 영향을 끼칠 수준이 아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주가를 어떻게 변했을까요?

 페이스북에 대한 기대로 작년 $38까지 오르더니 1월 그래프 검색을 발표한 뒤 미끄럼틀을 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뉴스피드를 개선한다고 한 직후 소폭 상승했지만, 이내 또 꺼집니다. 페이스북 홈이 발표되자 또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First의 판매량이 공개되고 다시 화살표가 밑을 향합니다. 페이스북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지 못하고 이를 투자자들이 빠르게 외면해가는 것입니다.




거품



 페이스북은 이렇다 할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했습니다. 광고 수익이 크게 성장하긴 했지만, 이것 외 달리 페이스북이 내세울 만한 것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소비자들이 페이스북을 버리고 다른 소셜 미디어로 옮겨가 버리면 그대로 수익에 타격이 올 것이고,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분명한 모델입니다.

 페이스북 홈은 페이스북이 IPO 이후 내놓은 가장 큰 비즈니스 모델이었고, 야심 차게 준비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HTC, 삼성, AT&T와 제휴하며 협력 체제를 구축하거나 신선한 접근을 시도한 것이기에 그만큼 기대감이 높아졌던 것이죠. 하지만 결과는 실패입니다. 기대감에 대한 거품이 금세 무너진 겁니다.

 어째서일까요? 페이스북이 내놓은 대부분의 서비스와 제품은 '현재의 페이스북을 이용한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페이스북은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인가?'. 그렇지도 않습니다. 페이스북이 현재 가장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관계망이 완벽하게 굳어있고, 이를 통한 확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고히 할 수 있다 생각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에 거품이 없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죠. IPO 이전 자신들을 항상 공격했던 것이 거품론임을 IPO 이후 완전히 망각해버린 겁니다.


 거품 위에서 생겨나는 것은 당연히 거품밖에 없습니다.




페이스북




 현재 페이스북이 해야 할 것은 페이스북을 먼저 다져놓는 것입니다. 적어도 모바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모바일 앱 먼저 정비해야 하며, 관계망을 낭비하지 말고 자체적인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것이 가능해졌을 때야말로 페이스북의 거품이 꺼질 때이며, 사용자들이 단순히 관계망으로만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생태계를 바라보고 이용하게 하는 것일 테니까요. 그러고 나서 페이스북 폰이든 검색이든 뭐든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정작 중심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확장만 거듭해 나가려 하는 모습은 민심이나 중앙 제도는 돌보지 않고 영토 확장에만 열중하는 어리석은 군주를 보는 것 같습니다. 내부에서 내려앉기 딱 좋죠.


 페이스북은 거품만 계속 제조하는 것이 아닌 진짜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으려면 좀 더 적극 행동해야 할 것이며, 스타트업의 위치에서 기업의 가치 상승만 바라보던 때가 아니라 IPO를 한만큼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리 마련과 스스로 가치 상승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스릴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전부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