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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amsung

삼성의 모바일 웹 트래픽 1위, 아직 기뻐할 수 없는 이유

 스마트폰별 동향을 파악하는데 주목받기 시작한 지표가 바로 '웹 트래픽'입니다. '얼마나 판매되었느냐'도 중요하지만, 사용자들이 '얼마나 사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생태계의 동향이 나누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웹 트래픽 1위는 한동안 노키아의 차지였고, 애플에게 넘어갔지만, 얼마 전 삼성의 품으로 들어갔습니다.




삼성의 모바일 웹 트래픽 1위, 아직 기뻐할 수 없는 이유


  아이폰과 갤럭시를 비교할 때 자주 나왔던 얘기가 '갤럭시의 웹 트래픽이 아이폰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애플이 이를 마케팅에 사용했을 만큼 격차가 났었고, 애플은커녕 노키아를 따라잡는 것에도 애를 먹었습니다. 그랬던 삼성의 모바일 웹 트래픽이 상승 곡선을 유지하며 최근 1위에 올랐습니다.



모바일 웹 트래픽




 웹트래픽 분석업체 스탯카운터는 11일, 스마트폰 제조사별 웹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에 삼성이 25.47%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은 25.09%에 2위로 밀려났으며, 21.96%인 노키아는 3위에 자리했습니다. 삼성과 애플의 차이가 근소하지만, 삼성이 애플의 웹 트래픽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모바일 웹 트래픽은 스마트폰의 활용성, 소비자가 얼마나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리고 그 지표에서 삼성이 애플을 넘어섰다는 것은 꽤 큰 이슈입니다. 풀어놓자면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가 아이폰보다 높은 활용성을 지녔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누군가는 '박리다매식 전략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반박하겠지만, 전체를 봤을 때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의 모바일 웹 트래픽이 1위가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하고, 그만큼 갤럭시 전체 사용량이 많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이대로라면 삼성의 웹 트래픽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아직 기뻐할 수 없습니다. 삼성의 지표에는 약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뻐할 수 없는 이유


 

 일부 언론들은 '삼성이 애플을 제쳤다'고 얘기하지만, 실상 이 웹 트래픽 비교에서 삼성과 애플을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오히려 삼성은 노키아의 곡선과 유사점을 보이는데, 애플의 곡선은 아주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스탯카운터의 조사를 보면 삼성의 2011년 상반기 웹 트래픽은 10% 미만입니다. 그리고 이 트래픽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낸 것이 지금의 25.47%를 만들어 냈습니다. 도중에 큰 폭의 차이를 보이지 않고 계속 조금씩 상승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어떨까요? 2011년 상반기 애플의 웹 트래픽은 30%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25.09%가 되었으니 계속 추락하는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2012년에는 20% 초반에 도달한 적도 있으며, 2012년 초에는 또 30%에 근접하기도 했습니다. 곡선이 들쑥날쑥하다는 겁니다.

 애플의 웹 트래픽 곡선은 제품의 출시 시기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이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새 버전의 iOS가 제공될 때도 마찬가지로 애플의 웹 트래픽은 최근 20% 밑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꾸준히 20% 위를 돌면서 30% 가까이 가는 등의 형태를 보였는데, 애플의 웹 트래픽이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애플의 곡선이 상승했기 때문이 아니라 노키아의 곡선이 하강해서 입니다. 노키아의 웹 트래픽은 2011년 40%를 넘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것이 계속 하락하면서 지금의 21.96%를 만들었습니다. 2년 만에 18%가 빠진 것입니다. 그에 반해 애플은 20~30% 사이에 계속 머물러 있기만 합니다.

 삼성이 웹 트래픽 1위에 기뻐할 수 없는 이유는 상승 곡선과 하강 곡선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이폰처럼 개개인의 활용성에 따라 제품 출시 시기에 맞춰 상승폭이 크게 변하는 것이 아닌 꾸준한 판매량에 따른 전체 활용성을 계산한 것이므로 애플과 같은 고정된 지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애플은 삼성의 곡선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상관없이 20~30%의 고정된 웹 트래픽을 지닙니다. 그에 반해 삼성은 꾸준히 판매를 쌓아야 상승 곡선을 이어갈 수 있고, 이것이 멈추면 애플처럼 고정된 웹 트래픽이 아닌 노키아와 같은 하강 곡선을 그려나가게 됩니다. 즉, 삼성은 꾸준히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판매해야 하며, 거기서 일정 수준의 웹 트래픽이 유지된다고 할 때 건재하다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삼성이 하강 곡선을 그려나가게 될 것'이란 것은 아닙니다. 웹 분석업체 치티카의 보고서를 보면 삼성의 웹 트래픽이 47.2%로 북미 지역 안드로이드 트래픽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여전히 꾸준하게 판매되면서 삼성의 여력이 무엇인가에 부딪히는 경향은 나타나고 있지 않으므로 노키아와 달리 전략을 구사한다면 하강 곡선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 웹 트래픽



 다만, 치티카의 웹 트래픽 부분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치티카 웹 트래픽은 북미 기준으로 작성되었는데, 스탯카운터의 미국 내 아이폰 웹 트래픽은 54.8%에 달합니다. 2012년에 50.5%였으니 4.3%나 상승한 것입니다. 그에 반해 삼성의 웹 트래픽은 18.3%에 불과합니다. 2012년보다 5.6%나 상승하긴 했지만, 아이폰의 트래픽에 한참 밀리는 수치입니다. 그러니까 안드로이드 내 삼성의 웹 트래픽이 미국에서 강세라 할지라도 여전히 애플과의 차이가 심합니다.

 노키아가 2012년 중반까지 30%의 웹 트래픽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동유럽,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계속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 미국내 심비안의 점유율은 0.9%였고, 윈도폰 점유율도 0.3%로 하락세였습니다. 일부에서는 삼성이 노키아의 약점을 극복하고 노키아 전성기 매출의 2배를 기록하며 성장 중이라고 말하지만, 지표상 형태 자체는 노키아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아직 밀리는 모습 때문에 아무리 전 세계 판매량을 들어도 결과적으로 애플의 본토인 미국 시장에서 애플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지 않는 이상 삼성은 이 웹 트래픽 1위라는 결과에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적어도 애플과 같은 고정된 웹 트래픽 지표를 위해선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하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유럽과 서유럽에서 삼성이 강세라는 점이지만, 트렌드의 변화에 따른 소비 경향이 강해 삼성이나 애플이 아닌 다른 업체에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는 지역이고, 노키아처럼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 위주의 전략을 펼치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새로운 판짜기를 통해 유지할 수 있어야 웹 트래픽도 안정적인 선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삼성이 노키아와 같은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새로운 판짜기를 통해 노키아를 넘어서는 삼성만의 지표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