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우버 불법 논란, 쟁점은 소비자

 필자는 우버 관련 글만 2개를 썼습니다. 하나는 소개하는 내용, 하나는 불법 문제에 대한 반박이었는데, 덕분에 택시 기사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골치를 썩고 있습니다. 우버 대변인도 아니고, 우버 기사도 아닌 필자에게 왜 공격하며 달려드는지 모르겠으나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우버 불법 논란, 쟁점은 소비자


 필자는 '우버가 문제없는 이유'에서 '우버는 택시가 아니므로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불법 택시'를 얘기하면서 문제 있다는 지적이 들어옵니다. 여기까지 보면 우버 불법 논란의 쟁점은 '택시'냐 '택시가 아니냐'에 있는 것 같습니다.




불법?





 택시 기사들이 우버가 불법이라 주장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버는 렌트카로 운영합니다. 그리고 렌트카에 운전자가 따라 붙을 수 있는 조건은 '외국인', '장애인', '정부 지정 기관'입니다. 그러니까 렌트카와 기사를 함께 부르려면 외국인이거나 장애인이거나 정부가 지정한 기관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버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버는 불법'이라는 답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우버는 어떻게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우버는 허브 역할로 차량과 기사를 분리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렌트카 업체와 제휴하여 차량을 대여하고, 기사는 대리 운전 기사로 하여 렌트카와 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렌트카는 렌트카대로 대리 운전 기사는 대리 운전 기사대로 엮어서 제공하므로 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택시로써 법에 저촉되느냐'. 필자가 말했다시피 우버는 택시가 아니므로 택시로 간주하여 불법 여부를 가리기 어렵습니다. 두번째로 '법의 허점을 이용한 비도덕적 사기 업체이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탈세와 절세로 볼 수 있겠죠. 다만, 기존 법이 그 부분을 불법이라 특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빗겨나갔다면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게 필자 생각입니다.


 그럼 '비도덕적인 기업을 감싸고 돈다'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을 텐데, 법의 발전과 기술 발전은 함께 이루어 집니다. 우버의 사례도 그렇다고 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개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와 이를 보조 할 어플리케이션 생태계가 없었다면 우버라는 사업 모델이 등장할 수 있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스마트폰이 없는데 우버를 영업한다고 합시다. 피처폰을 이용하겠죠. 문자 메세지로 기사를 요청합니다. 그럼 예상 비용과 기사 도착 시간 등을 답장으로 알려줍니다. 기사가 도착하고 이동하면 됩니다. 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과연 어떤 소비자가 이를 이용할까요? 먼저 이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는 없었을 것이고, 그냥 뿌려진 전단지만 보고 전화하면 달려오는 대리 운전 쯤 생각할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택시 3~5배 수준의 요금을 요구한다면 에쿠스를 몰고 오더라도 만족도가 지금의 우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럼 우버는 어떨까요? 일단 스마트폰으로 미려한 앱을 실행합니다. 여기서부터 소비자가 우버에 느끼는 만족도가 달라집니다. 지도로 정확한 위치와 경로를 표시할 수 있고, 예상 금액을 미리 보여주고, 신청하면 기사의 사진과 함께 프로필을 제공합니다. 편리하고 간단하죠. 그 편리함과 간단함에서 나타난 사용자 경험이 신뢰성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신뢰성은 기사의 프로필에 대한 신뢰로 연결되며, 일반 택시보다 높은 금액도 지급할 의향을 드러나게 됩니다.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것에도 반영되겠죠. 우버라는 사업 모델이 등장하고,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우버가 사기꾼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보호할 안정망 말입니다. 그런데 법이 기술 발전으로 나타난 새로운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죠. 그럼 우버를 토대로 법을 보강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버가 어떤 도의적으로 잘못된 일을 벌이고 있나요? 오히려 자신들의 이런 부분을 신뢰로 바꾸어 놓기 위해 국내 컨퍼런스에 참가하거나 프로모션 행사,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건 투자이고, 거기서 소비자가 만족도를 느끼고 이용하고 싶다는 의견이 나타난다면 법을 빗겨나간 문제에 대해서 검토하는 중에 이를 반영하여 조정하면 됩니다.


 필자는 우버를 합법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법이라고 한 적도 없죠. 우버가 '현지법에 문제되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도 현재 국내법을 빗겨나간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택시와의 법적 문제도 생각했을 것이고, 조사 부분에서 자신들이 주장하는 바도 뚜렷하게 정리하여 사업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즉, 소비자가 우버를 신뢰하고 문제 없다고 판단하여 이용한다면, 조사하고 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우버가 합법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겁니다. 반대로 불법으로 낙인 찍혀 쫓겨날 수도 있겠지만, 현 상태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택시 기사




 그럼에도 택시 기사들은 우버를 불법으로 치부하며, 택시를 죽이러 왔다고 주장합니다. 혹은 아예 '우버가 저런 식으로 영업을 하니 우리도 하자'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렌트카 비용이 얼마고, 이를 렌트해서 기사 블로그를 하나 만들어서 공항 앞에 줄세워 놓고 영업하자고 말이죠. '택시를 팔아버리고 우버처럼 영업하자'거나 '우리가 우버처럼 못해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도의적으로 안하는 것이고 우버를 내쫓아야 한다'는 등의 별 소리가 다 나옵니다.



 회사 걸린 택시도 못 믿어서 안타는 마당에 자신들이 택시 팔고 블로그 만들면 누군지도 모르는 기사 양반 믿고 우버와 비슷한 가격에 이용할 소비자가 있다고 믿는 것일까요? 아니,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기존의 탄탄한 택시 인프라와 가격 경쟁력을 버리고 우버와 같은 렌트카 기사를 한다고 해서 더 나은 수입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그만큼 그 비용을 낼 소비자가 많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걸까요?


 그러자 일부 택시 기사들은 '우버가 택시 요금을 높이니 택시 기사가 택시 팔고 우버처럼 영업하면 기본 요금이 4~5천원씩 오른다는 뉘앙스의 여론을 조성하자고 나서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는 택시 기사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우버가 경쟁력이 있는 것은 기존의 택시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택시 기사가 택시를 팔고 우버와 같은 영업을 하러 뛰어든다고 합시다. 재미있게도 우버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려 하는 고객은 한정적이고, 금방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기존 택시가 인프라와 가격을 가지고 경쟁력이 더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겠죠.


 그리고 우버가 택시와 달리 구분 짓고 있는 상황이라 택시 요금이 오른다는 소리를 해봐야 택시에 대한 반감만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결정적으로 대다수의 고객이 택시를 버리고 우버를 이용할 리 없습니다. 단지 우버와 같은 서비스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으므로 우버와 같은 업체가 등장하게 된 것이죠. 그냥 서로가 서로의 위치에서 영업을 하면 됩니다. 선택은 결국 소비자가 할 테니까요.





우버




 우버와 관련해 우는 소리 하는 택시 기사들은 백화점 때문에 편의점이 죽는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전혀 포맷이 다른데 나 죽는다고 하는 거죠. 편의점이 백화점 수준의 투자를 해놓고 그러면 모르겠으나, 그렇지도 않으면 백화점 주변에는 어떤 상권도 들어올 수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그냥 자기 밥그릇에 조금이라도 위해를 가한다 싶으니 불법으로 포장해서 비난부터 하려는 형태는 오히려 소비자들이 우버를 이용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그렇게 소비자들이 우버에 이용하게 되면 우버의 경쟁력은 택시보다 더 강력해질 것입니다.


 이미 택시 조합에 신고를 넣고, 불법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는데, 만약 이따위 이유로 우버를 불법으로 몰아세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짓밟으려 한다면 필자는 택시 이용 안하겠습니다. 헛소리하지 말고 택시가 택시로써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이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이부분에 대해 위반 가능성이 크다며 조사에 들어갔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재판이 이어지게 되면 우버는 미국에서 벌어졌던 불법 논란처럼 대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이 논란에서 불법이라고 판결을 했지만, 소비자 반발로 결국에는 허가하는 수순을 밟은 바 있습니다. 기술 혁신과 창의적 경제에 어떤 것이 옳은 방향인지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우버 대변인 아닙니다. 우버에 불만 있으시면 우버에 연락하세요.(supportSeoul@ub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