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킷캣(KitKat)', 훌륭한 마케팅

 안드로이드는 디저트를 버전 코드명으로 사용해왔습니다. 컵케익, 도넛, 에클레어, 프로요, 진저브레드, 허니콤,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젤리빈까지 C부터 J까지 디저트의 명칭을 사용했었지만, 제품 브랜드를 명칭으로 사용한 적은 없었죠. 그래서 K도 당연히 디저트 명칭으로 지어질 것이고, '키라임파이'로 확정된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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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킷캣(KitKat)', 훌륭한 마케팅

 구글의 안드로이드 수석부사장인 선다 피차이는 자신의 구글+와 트위터를 통해 차기 안드로이드가 키라임파이가 아닌 '킷캣(Kitkat)'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안드로이드 개발자 페이지와 킷캣 홈페이지(http://kitkat.com/#/home)가 업데이트 되었고, 4.4 버전이 킷캣으로 확정되었음을 확인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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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킷캣

 구글이 키라임파이를 킷캣으로 변경한 이유가 키라임파이의 맛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킷캣으로 변경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구글은 안드로이드 킷캣 페이지(http://www.android.com/kitkat/)에서 '모든 사람이 안도르이드 킷캣을 경험하는 것이 구글의 목표입니다'라는 문장을 써넣었습니다. 진실이야 어쨌든 킷캣이라는 명칭을 코드명으로 사용하기로 한 것은 충격적입니다.

 처음 이 소식이 전해졌을 때 상표권 문제는 없는지 궁금했지만, 킷캣의 제조사인 네슬레가 홈페이지를 안드로이드와 연관 지어 단장했고, 직접 영상까지 제작한 것으로 보아 상호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이를 홍보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로고가 들어간 킷캣을 19개국에 5천 만개 이상 공급할 계획을 잡았고, 이 킷캣에 쿠폰을 넣어 넥서스7과 구글 크레딧을 경품으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하는 것으로 보아 상표권 문제는 커녕 처음부터 노리고 마케팅을 진행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네슬레는 구글 덕분에 비밀리에 안드로이드 킷캣을 5천만개나 생산할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아니고....)

 이런 행보는 애플이 OS X의 코드명으로 이용하던 고양이과 동물을 버리고, 매버릭스라는 지명으로 교체한 것과 비슷해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디저트를 사용했고, 브랜드를 사용한 것으로 바뀌기만 했으므로 어떤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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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마케팅

 코드명을 킷캣으로 변경했다는 것은 과자 브랜드를 마케팅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알파벳 순서에 따른 디저트가 거론될 때 익숙하면서 입에 달라붙는 명칭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과자 브랜드를 사용하면 누구나 한 번쯤 먹어봤을 법한 것들일 것이고, 시장에서 이미 인정받은 브랜드로 불리기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광고 효과에서 과자 회사와 구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점이 큰데, 킷캣이 유지되는 동안 구글과 네슬레는 서로의 고객을 뒤섞게 됩니다. 먼저 자신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던 고객도 킷캣을 통해 안드로이드라는 브랜드와 익숙해질 기회가 생기게 되고, 삼성의 갤럭시나 소니의 엑스페리아와 같은 제조사 브랜드 명칭보다 안드로이드를 앞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에 이미 익숙한 소비자에게 킷캣은 가장 친숙한 과자로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누구나 맛볼 수 있는 과자 브랜드를 덜 익숙한 스마트폰 플랫폼의 코드명과 합쳐버리면서 킷캣은 판매액을 올릴 수 있는 효과를, 구글은 안드로이드 브랜드를 대중들에 더 익숙하게 침투하도록 하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간의 콜라보레이션이 아닌 IT 업체와 과자 업체의 색다른 만남으로 코드명을 대외적인 마케팅으로 사용하는 사례를 제시한 마케팅사의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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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BBC의 보도를 보면 구글과 네슬레의 협의는 1시간 정도밖에 소유되지 않았고, 3개월 만에 최종 결정이 이뤄졌으며, 서로에 대한 비용 지급도 없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마케팅 자체가 훌륭하고 서로 윈윈할 수 있으니 굳이 누구 하나가 부탁을 할 이유도 없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키라임파이를 두고 킷캣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배경은 히로시 로크하이머 구글 모바일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이 킷캣을 워낙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니 단순히 유쾌한 재미가 마케팅에 녹아들어 적절한 콜라보레이션을 이뤄냄과 훌륭한 마케팅으로 드러난 것은 구글이라는 회사의 느낌까지 잘 전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구글이 다음 안드로이드 버전도 과자 브랜드를 사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미 P는 프링글스, O는 오레오도 낙점된 것처럼 떠들썩하지만, 이것이 한 번 있을 이벤트성 콜라보레이션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을 안드로이드와 킷캣으로 하여금 즐기게 했다는 것은 구글이 다음번에도 이런 마케팅을 진행할 명분을 쥐여주며, 가장 구글다운 모습이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오레오를 굉장히 좋아하므로 안드로이드 오레오가 나왔으면 싶지만, 아직 3번이나 뛰어넘어야 하니 3년 뒤에나 뚜껑을 열어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