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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아이폰5s에 탑재된 M7에 대한 단상

 아이폰5s는 's'세대이긴 하지만, 전작들보다 꽤 여러 가지가 추가되었습니다. 3Gs는 속도를 향상했고, 4s도 마찬가지로 성능 개선과 시리가 추가된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아이폰5s는 색상에 골드(Gold)가 추가된 것부터 눈여겨 볼만한 것들이 여러 개 보입니다.




아이폰5s에 탑재된 M7에 대한 단상


 아이폰5s는 A7 프로세서와 함께 M7이라는 모션 보조 프로세서도 탑재했습니다. M7은 가속도계, 나침반, 자이로스코프 등의 동작 관련 데이터를 따로 처리해주는 마이크로컨트롤러(Microcontroller ; MCU)로 각 센서의 움직임을 주 프로세서가 아닌 M7이 하게 함으로써 소비전력을 줄이고, 처리 능력을 높이는 기능을 합니다.




M7



 애플은 M7과 함께 사용할 새로운 나이키+무브(nike+ move for iPhone) 앱도 선보였습니다. 피트니스 전문가들은 나이키+무브가 기존의 나이키+러닝과 중복되는 앱이라서 기존 앱을 사용할 거라고 했지만, 퓨얼밴드나 나이키센서를 이용해 운동했을 때 아이폰은 A7를 사용하지 않고, M7이 모션 측정 데이터를 받게 됩니다. 이는 다른 서드 파티 앱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M7과 같은 MCU가 그리 새롭거나 신기한 기술은 아닙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모토로라가 출시한 모토X에 'X8'이라는 커스텀 Soc를 탑재했는데, 이 X8은 스냅드래곤 S4 프로를 메인으로 센서 처리를 담당하는 MCU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흔들어 카메라를 실행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아도 음성 인식 기능을 사용하는데 주 프로세서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소비 전략을 줄일 수 있도록 제작되었죠. 삼성도 아트멜사의 센서허브라는 MCU를 플래그쉽 모델에 오래전부터 탑재하고 있습니다. 9가지 센서 처리를 센서허브가 담당하도록 했습니다.

 원래 MCU는 제품들이 소규모의 컴퓨팅 기능을 하도록 하는 칩으로 다양한 전자 제품에 탑재되었습니다. 그걸 이제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애플이 추세에 따라 M7을 탑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살짝 더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지죠.




단상



 애플은 지난 8월 나이키 전직 제품 컨설턴트 제이 블라닉(Jay Blahnik)을 영입했습니다. 8월초에 영입된 그가 당장 M7의 조정에 참여하진 않았을 것이고, 이전에 나이키+무브에 더 많이 관여했을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그의 역할입니다. 필자는 그가 애플에서 '헬스 케어라는 새로운 영역을 애플의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경험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그에 적합한 제품을 고안하도록 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M7 자체만 본다면 나이키와 좀 더 긴밀하게 협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나이키+의 고안자를 데려온 애플이기에 M7을 단순히 서드 파티 업체를 위한 것이 아닌 애플을 위한 무언가를 준비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보조 프로세서를 만들어 놓고 서드 파티 업체만 이용토록 한다는 자체는 여태까지의 애플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M7을 탑재된 것이 어떤 새롭거나 그런 부분은 아니지만, 애플이 M7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게 될지는 매우 흥미로운 것입니다.

 일단은 애플이 M7을 정확히 어떤 비즈니스에 활용할 것이라는 걸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현재 상태만 보자면 나이키를 위해 아이폰5s의 내부 공간을 빌려준 느낌이죠. 당장 생각나는 걸 나열해보자면 아이워치(가칭)가 먼저 떠오를 것이고, 나이키와 같이 외부 센서를 만들거나 피트니스 앱도 그려집니다. 하지만 애플은 달랑 M7만 내놓았는데, 이것만 가지고는 큰 비중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제품 출시 시기를 보아야 합니다.

 애플은 올해 상반기에 하스웰 맥북 에어 한 가지만 출시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번에 새로운 아이폰을 공개하고, 출시 예정에 있습니다. 내년에도 이렇게 진행할까? 상반기에 그렇게 타격을 입은 애플이 내년 상반기에도 아무런 라인업 없이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중요한 건 아이폰은 이미 9월에 출시된 탓에 차기작도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것을 점칠 수 있는데, 애플이 M7를 활용한 제품을 내놓을 생각에 있고, 하반기에 출시할 것이었다면 신작 아이폰과 함께 출시했을 것입니다. 그래야 마케팅에 있어 더 완벽해 보이니까요. 그렇지 않은데 M7만 미리 아이폰 5s에 탑재한 채 나이키와의 협업만 내보이고 끝을 낸 거라면 내년 상반기에 M7를 활용할 수 있는 헬스 케어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을 가지게 합니다. 그래야 내놓을 수 있죠. 반대로 애플이 M7을 이번 아이폰 5s에 탑재하지 않았다면 내년 상반기에 헬스 케어 제품을 내놓더라도 이를 완벽하게 활용케 할 아이폰은 몇 개월 뒤에나 나올 테니까요. 애플은 M7를 미리 포석으로 깔아둔 것입니다.

 적어도 제이 블라닉, 그리고 애플이 영입한 새로운 헬스 케어 센서 개발자들이 무언가를 내놓는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순 있겠지만, 어쨌든 아이폰5s가 M7을 품었다는 것은 아이폰이 다음 세대로 넘어가기 전에 애플이 모션 데이터를 수집할 무언가를 내놓을 계획에 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애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대충 예상은 할 수 있지만, 어쨌든 그것이 무엇이든 애플이 뭔가 만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M7라는 보조 프로세서의 탑재를 확인시켜 줌으로써 제이 블라닉의 영입과 함께 그 제품이 헬스 케어와 관계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것만으로 M7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단단하며, 내년 애플의 새로운 제품에 기대를 걸게 합니다.

 나이키+ 문화를 만들어 낸 제이 블라닉과 새로운 헬스 케어 개발자들, 그리고 기존 애플이 가지고 있던 단순함과 사용자 경험의 극대화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헬스 케어 문화를 만들 수 있을지, 어떤 제품을 통해 보여주게 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