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 2013에서 애플은 iOS7을 공개했고, iOS7의 여러 가지 기능 중 서드파티 업체에 눈에 단연 들어온 것이 '게임 컨트롤러'였습니다. 'MFi 게임 컨트롤러 (MFi game controllers)'로 명명된 이 API는 표준화된 게임 컨트롤러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하며, iOS 게임이 게임 컨트롤러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아이폰용 게임 컨트롤러, 본격적인 시장 공략
지난 6월, 아이폰 5용으로 보이는 로지텍의 게임 컨트롤러가 유출되었습니다. WWDC 2013이 개최된 지 일주일만이었는데, 기존에도 아이폰용 게임 컨트롤러는 존재했었지만, 애플이 API를 공식적으로 제공하면서 유출된 컨트롤러가 MFi 게임 컨트롤러 기반의 제품일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죠. 그리고 9월 20일, 로지텍은 아이폰용 게임 컨트롤러 출시를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모가 에이스 파워
맥루머스(MacRumors)는 모가(MOGA)가 iOS7을 지원하는 첫 게임 컨트롤러를 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모가 에이스 파워(MOGA ACE™ POWER)'라는 이름의 이 게임 컨트롤러는 라이트닝 케이블로 iOS기기와 연결할 수 있으며, 아이폰 5, 아이폰 5s, 아이팟터치 5세대를 지원합니다. 듀얼 아날로그 스틱과 방향키, 액션 버튼, 해드폰 잭, L1/R1 L2/R2 버튼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줄여서 휴대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러의 가격은 99달러로 책정되었고, 모가 웹 사이트와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지원되는 게임은 데드 트리거 2(Dead Trigger 2), 림보(Limbo) 등이며, 이는 MFi 게임 컨트롤러 지원 게임이 늘어남에 따라 추가될 것입니다.
데드 트리거 2의 컨트롤 설정에 보면 이미 게임패드 설정을 할 수 있는 메뉴가 출시 당시부터 있었는데, 이것이 MFi 게임 컨트롤러를 지원한다는 증거였으며, 이제 컨트롤러 제품까지 등장했으니 애플의 게임 컨트롤러 표준화가 상당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로지텍까지 제품을 출시한다면 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겠죠.
MOGA Ace Power Quick Look by_TouchArcade
게임 컨트롤러
휴대폰 게임을 99달러짜리 컨트롤러를 구매해서 즐길 바에는 PS 비타(PS Vita)나 닌텐도 3DS(Nintendo 3DS)를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전혀 다른 콘솔 문화를 만들 가능성을 두고 있어 섣불리 게임의 품질 측면에서만 생각하는 것은 성급합니다.
에이스 파워를 제작한 모가는 게임 컨트롤러 전문 업체이며, 컨트롤러를 제작하는 업체가 가진 가장 큰 어려움은 호환성입니다. 게임이 컨트롤러를 지원하지 않으면 제품이 쓸모없어진다는 것인데, MFi 게임 컨트롤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합니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규격을 만든 탓에 호환성에 대한 심각한 걱정을 접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게임 제작사는 게임 컨트롤러 지원으로 좀 더 폭넓은 게임 제작이 가능해졌습니다. 아예 게임 컨트롤러 전용 게임을 제작할 수도 있으며, 터치 조작의 한계를 벗어난 게임도 등장할 수 있죠. 그렇다면 게임의 품질면에서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표준화로 이들을 집중하게 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사용자 편의로 이어집니다. 게임 컨트롤러가 발전하고, 덩달아 게임도 발전한다면 사용자는 99달러의 컨트롤러만 구매하더라도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를 게임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조작 방식과 그에 따른 게임 스타일이 극히 고정되기 시작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확장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이것으로 iOS의 게임 시장이 확대될 여지를 두게 됩니다. 이미 스마트폰이 휴대용 콘솔 시장을 충분히 잠식하고 있지만, 게임 컨트롤러의 본격적인 시장 진출로 가속화되는 대신, 콘텐츠 부족으로 콘솔 게임기 제작에 애를 먹던 서드파티 업체나 좀 더 조작의 묘미를 더한 게임들을 제작할 수 있게된 게임 제작사는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미 아이폰의 성능은 고품질의 게임을 즐기기에 충분하며, 게임 컨트롤러의 출시와 더불어 확대될 iOS 게임 시장을 봤을 때 새로운 서드파티 시장으로써의 가치는 상당합니다. 콘텐츠 유통 전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이 게임 컨트롤러 하나로 게임 생태계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은 게임 업계에서도 중요한 점입니다.
게임 시장
기다릴만한 것은 게임입니다. 이제 컨트롤러 활용을 극대화할 게임이 등장하는 것을 기다려야 하며, 컨트롤러 제품이 나왔기에 곧 지원하는 특별한 게임 소식도 들려오리라 봅니다.
iOS 게임 시장이 표준 게임 컨트롤러의 등장으로 어느 수준까지 확대될지, 그리고 이것이 휴대용 콘솔 게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게임 업계는 또 어떤 식으로 움직일 것인지 매우 기대됩니다. 그리고 이런 형태가 하나의 시장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차례입니다.
*추가 : 로지텍도 '파워쉘'이라는 게임 컨트롤러 제품을 오늘 공식 발표했습니다. 가격은 99달러이며, 이전 유출된 제품과 동일한 외관입니다. 다음 달부터 여러 지역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APPLE > APPLE Geek Bib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플 디자인에서 '소비자가 볼 수 없는 것' (18) | 2013.11.27 |
---|---|
인텔이 배터리 수명의 큰 이익에 애플을 신용한 이유 (10) | 2013.11.25 |
아이폰 5c는 실패한 제품인가? (49) | 2013.11.20 |
100만 다운로드 픽셀메이터, 맥이 갖는 큰 의미 (5) | 2013.11.17 |
아이폰, 일본 점유율의 의의 (17) | 2013.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