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일반

우분투, 스마트폰 공급 계약하다

 우분투(Ubuntu)가 모바일 진출을 선언한 지 3년여 지났습니다. 캐노니컬(Canonical)은 처음에는 스마트폰 개발에 계획을 두지 않고, 2010년 6월, 처음 태블릿용 우분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으며, 2011년에 스마트폰 계획을 언급합니다. 그렇게 올해 초 스마트폰용 우분투를 공개하면서 우분투 스마트폰이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분투, 스마트폰 공급 계약하다



 오픈소스 방식으로 먼저 배포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용 우분투, '우분투 터치(Ubuntu Touch OS)'를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 4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는 개발 과정의 하나로 일종의 실험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우분투 엣지(Ubuntu Edgy)'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알렸습니다.
 



공급 계약



 캐노니컬은 크라우드펀딩으로 우분투 스마트폰을 생산할 것이라는 계획이었지만, 목표치였던 3,2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 1,300만 달러만 모이면서 무산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분투 스마트폰을 만날 기회가 늦어지나 싶었지만, 캐노니컬의 창립자 마크 셔틀워스(Mark Shuttleworth)가 생산 업체에 우분투 터치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웹 컨퍼런스인 르웹(LeWeb conference)에서 '우리는 우분투의 첫 번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그것이 어떤 회사인지 밝히진 않았지만, 2014년에 출시될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엣지의 크라우드펀딩 실패 이후 나온 첫 우분투 스마트폰 개발 소식입니다.
 
 캐노니컬은 캐노니컬 통신사 자문 그룹(The Canonical Carrier Advisory Group ; CAG)을 만들어 버라이즌 등의 통신사를 참여토록 했으며, 'CAG에 가입한 통신사가 우분투 시장의 선발주자가 될 것'이라고 마치 우분투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듯이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는데, 통신사 협력부터 시작해서 이번 계약 체결 소식으로 생산 협력까지 따내면서 우분투 스마트폰의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3위



 스마트폰 출시를 위해 캐노니컬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꼼꼼하게 따졌습니다. 처음부터 우분투 스마트폰을 틈새시장을 노리는 정도로 내놓을 생각은 없었고, PC 버전의 우분투와 태블릿용을 통합하는 구도를 잡으면서 서버나 ARM 프로세서 개발 등에도 협력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우분투의 목표는 모바일 운영체제 점유율 3위이며, 안드로이드와 iOS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윈도폰과 나아가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서 타이젠과 맞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캐노니컬의 이런 노력에도 우분투가 3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먼저 마땅히 생태계 구현이 이뤄져 있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우분투 앱을 제외하고는 네이티브 앱은 거의 없으며, 있는 것조차 웹 앱이 대부분으로 기능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불편합니다. 파이어폭스 OS처럼 저가 시장을 염두에 둔 운영체제가 아니다 보니 킬러앱이 어느 정도 지원은 되어야 하지만, 아직 지원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PC나 태블릿과의 통합도 우분투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가 많아 기존 우분투 사용자 외에는 큰 매력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틈새 공략으로 성공할만한 시장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현 상태의 우분투로 업계 3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아직 멀었습니다.
 
 그나마 우분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차세대 경쟁 플랫폼으로 꼽히는 타이젠이 기존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과 달리 우분투는 '유니티 인터페이스(Unity Interface)'라는 아주 능동적인 인터페이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기존 스마트폰과는 전혀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갤럭시 넥서스와 넥서스 4에 설치한 우분투가 빠른 구동 속도와 편리한 사용성으로 기반 자체가 탄탄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캐노니컬은 이 기반을 두고, 내년 출시 전까지 서드파티 업체와 협력하여 킬러 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며, 우분투의 콘텐츠 생태계와 결합하여야 3위를 두고 펼쳐질 치열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분투



 우분투에 거는 기대는 큽니다. iOS의 점유율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안드로이드의 점유율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윈도폰이 성장하고는 있지만, 확실한 안드로이드의 경쟁자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가장 완성도 높은 플랫폼이 우분투이며, 서둘지 않고, 현재 부족한 부분을 채워 성공적으로 런칭할 수만 있다면 윈도폰이 하지 못한 3강 체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윈도폰과 달리 배포 자체에 전략의 중점을 두고 있으면서도 하이엔드 시장을 노리는 덕분에 협력 업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2010년부터 시작된 모바일 시장에서 우분투의 가능성이 빛을 볼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