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이 상장기업에서 창립자인 마이클 델(Michael Dell)의 개인 회사로 전환한 지 한 달 하고 보름 여 지났습니다. 1984년 설립된 델이지만, 25년 만에 개인 회사로 돌아오면서 좀 더 공격적인 전략을 눈여겨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이클 델은 '중장기 전략에 투자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며, '투자자가 아닌 고객만을 위한 회사가 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델이 가볍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들만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델, 공격적인 협력 관계가 돋보인다
델의 전략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그리고 PC와 태블릿으로 이어지는 허브가 되어 단순한 PC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유기적인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델은 이미 '델은 그런 기업'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는데, 이런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협력 관계가 돋보입니다.
협력
미국 텍사스 오스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델 월드 2013(Dell World 2013)'에서 델은 델의 미래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2014년에는 ‘델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Dell Cloud Partner Program)'을 통해 기업에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oogle Cloud Platform)'과 저장공간, 응용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델 제품에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구글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거기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도 보였는데, 이 델 클라우드 파트너에는 MS의 '윈도우 애저(Windows Azure)'도 포함되어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과 함꼐 윈도우 애저용 응용프로그램도 고객에게 함께 제공됩니다.
델 소프트웨어 그룹 부사장 남디 오라쿠웨(Nnamdi Orakwue)는 '델 클라우드 전략은 선택에 있다'고 밝혔는데, 델 클라우드 파트너 프로그램의 협력 관계를 보자면 구글과 MS로 하여 고객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하고, 이를 델 솔루션, 클라우드 서비스와 결합하여 제공합니다. 허브 역할로 서비스의 확장과 개선에서 유연한 면을 보이고, 이것이 고객 만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델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손을 잡은 것이 '레드햇(Red Hat)'입니다. 델은 레드햇과 기업용 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며, 델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오픈스택 플랫폼(Red Hat Enterprise Linux OpenStack Platform)'을 통해 인프라 형성에 나섭니다.
델은 3억 달러 규모의 '델 벤처(Dell Ventures)'를 조성하고, 클라우드, 저장공간, 빅데이터, 보안, 이동성 등의 분야 관련 기업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델은 실리콘밸리와 최근 스타트업 열기로 뜨거운 이스라엘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현재 100개 정도 회사에 투자할 계획이 있습니다. 이렇게 지원한 것을 토대로 또 다른 협력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겁니다.
전략
델의 전략은 델을 중심으로 하는 협력 체제 구축으로 델은 하드웨어 제조와 판매를 함께하면서 소프트웨어 협력으로 기업을 지원하고, 이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장기적인 것입니다. 이것은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기존 상장기업에선 어려웠던 것으로 마땅한 수익 모델도 없던 상태에서 체제 전환이라는 결단은 투자자들의 등을 돌리게 하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도 만들고 했던 것인데, 개인 회사가 되면서 그런 걱정 없이 공격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전략 이행에 돌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델의 협력 체제가 복잡해 보이는데, 이를 위해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인 '엑센츄어(Accenture)'와 손을 잡고, 비용 문제와 장기적인 위험에 대한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전반적인 운영 시스템에 엑센츄어의 협력을 얻겠다는 것입니다. 엑센츄어의 후방 지원에 델은 기술 개발과 서비스 제공에 부담 없이 나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델의 전략이 가지는 이점은 협력을 통한 유연성도 있지만, 고객에 신뢰성을 더하고, 앞으로 생산할 PC나 태블릿 등의 제품에 델의 이미지를 부각합니다. 또한, 델 월드에서 새로운 '델 이퀄로직 스토리지(Dell EqualLogic PS6210 Storage)'와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솔루션을 공개했는데, 기업 시장에서 델이 가지는 입지가 신제품뿐만 아니라 협력을 통해 제품 경험을 확장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도록 유도하므로 델이 구상하고 있는 '유기적인 회사'로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델이 이런 도움을 위해 아주 공격적이고,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며, 대기업 중심의 협력 구축이 아니라 드롭박스와 같은 가능성 있는 기업들과도 제휴하여 기업 동향과 개인 고객의 만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델
모바일 중심으로 IT 시장이 재편되면서 기존 기업의 좋지 못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델이었고, 허둥되었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으면서 구체적으로 '델은 어떤 존재다'라는 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델이라는 브랜드가 PC 브랜드를 넘어 복합적인 IT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뜻합니다.
델이 이런 협력 관계를 통해 기업 시장과 개인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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