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지난 9월,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인 '아이튠즈 라디오(iTunes Radio)'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개인화된 큐레이션 방식의 음악 서비스는 아이튠즈와 결합하여 강력한 시너지를 얻었으며, 출시와 함께 상당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소장하고 싶은 음악을 아이튠즈를 통해 바로 구매할 수 있고, 광고를 접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채널의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매력이 소비자들을 자극하고 있는 것입니다.
애플, 아이튠즈 라디오 광고에 신중을 기하다
기존의 판도라와 같은 라디오 서비스와 아이튠즈 라디오가 다른 점이 있다면, 판도라는 여러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것과 아이튠즈 라디오는 iOS와 맥에서만 재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판도라의 이용 고객이 7,200만 명으로 적진 않지만, 아이튠즈로 음원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5억 명 수준이며, 이 사용자들이 아이튠즈 라디오를 이용했을 때 애플의 광고 사업이 애플 제품에 집중되어 있더라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광고
애플은 아이튠즈 라디오 개시와 함께 맥도날드, 펩시, 닛산, P&G 등과 광고 계약을 마쳤습니다. 이는 시범적인 광고 적용으로 아직까지 많은 업체의 광고가 보이고 있진 않습니다. 그래서 애플이 언제 본격적으로 아이튠즈 라디오 광고를 시작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애플은 아이튠즈 라디오의 광고 부문 영업을 본격적으로 담당할 큐물러스 미디어(Cumulus Media)의 부사장인 '마이클 팔라드(Michael Pallad)'를 영입했습니다. 큐물러스 미디어는 1997년 설립된 AM/FM 다음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라디오 회사입니다. 그러니까 애플은 라디오 회사의 임원에 아이튠즈 라디오의 광고를 맡긴 것입니다. 기존 라디오와 아이튠즈 라디오는 같은 분야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객 분석과 영업 측면에서 마이클 팔라드를 실력 있는 인물로 판단한 모양입니다.
지난 4일에는 소셜 네트워크 분석 업체인 '탑시(Topsy)'를 2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탑시는 2007년 설립된 신생 기업이지만, SNS 분석에선 SNS 초창기부터 기술을 쌓아온 베테랑입니다. 특히 트위터 분석에 탁월한 면모를 보여줬는데, 애플은 인수하면서 트위터 부분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로 소셜 서비스도 없고, 그렇다고 SNS 업체를 분석하기 위해 2억 달러라는 거금을 썼을 리 없으며, 더군다나 트위터를 배제했다는 것은 애플이 탑시의 분석 기술을 다른 곳에 이용하기 위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탑시는 지역과 동향을 분석하고, 고객을 분류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곳이 바로 아이튠즈 라디오의 광고입니다. 광고의 극대화와 나아가 애플의 광고 플랫폼이 iAD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광고 에이전시 애드위크(ADWeek)는 애플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분 부사장 에디 큐(Eddy Cue)는 '앱 광고가 최우선이 아니며, 아이튠즈 라디오 광고에 집중할 것'이라며, 직원회의에서 iAD팀에게 주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중
아이튠즈 라디오는 오디와 비디오 등 광고 형태를 제공하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광고 사업을 하고자 라디오 광고를 자가 입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다양한 업체를 맞이할 준비는 끝마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구체적인 사업으로 자리를 잡는 일만 남았습니다.
현재 아이튠즈 라디오는 미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내년에 영국과 호주 등 영어권 지역으로 확대해 서비스할 계획으로 지역이 늘어남에 따라서 광고주를 섭외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지역별 분석을 통한 입찰 효과를 보기 위해 탑시를 인수하고, 세부적인 관리를 하고자 이를 담당할 간부로 마이클 팔라드를 영입하였습니다. 즉, 2014년부터 아이튠즈 라디오의 광고 성과를 볼 수 있을듯합니다.
우선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서비스 부분이 차지하는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중요할 것이며, 지표에 따라서 아이튠즈 라디오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는지, 아니면 제대로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지 판단하게 될 겁니다. 이는 매출 부분뿐만 아니라 아이튠즈의 5억 명의 소비자 중 얼마나 아이튠즈 라디오를 이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써 애플 플랫폼 내 서비스만으로 광고 영업이 성공적일 수 있을지 판가름하는 지점입니다. 에디 큐가 아이튠즈 라디오 광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애플의 iAD는 구글과 비교하여 매출과 점유율 면에서 앞서 나가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구글이 집중하고 있지 않은 라디오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점이 iAD를 재평가할 것입니다. 또한, 음악 서비스의 특성상 음악을 감상하는 도중 중간중간 나오는 여러 광고가 과연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이용하는 데 큰 방해가 되지 않는지, 아이튠즈 라디오를 통해 직접 음원을 구매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도 전적으로 아이튠즈 라디오의 광고에 달린 탓에 애플은 계속해서 아이튠즈 라디오 광고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입니다.
아이튠즈 라디오
아직까진 별 탈 없이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시범적인 광고도 딱히 사용자 유입의 방해가 되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광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되었을 때 사용자에게서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아이튠즈 라디오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뿐만 아니라 맥과 아이팟, 심지어 애플TV에서도 두루 이용할 수 있어서 광고 사업이 안착했을 때, 애플이 아이튠즈 라디오로 할 수 있는 서비스 사업은 더욱 확장되게 됩니다. 무료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의 활용도는 상당히 높기 때문이죠. 광고의 성과가 가지는 의미가 매출에 국한되지 않고, 애플에 있어서 여러모로 상당히 큽니다.
애플의 아이튠즈 라디오 광고 집중이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그리고 소비자들의 반응과 애플이 광고 사업으로 시작할 무료 콘텐츠 사업이 어떤 식으로 확장되어 나갈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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