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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APPLE Geek Bible

애플이 영입한 아렘 듀플레시스


 애플의 광고 마케팅은 최고 수준입니다. 일명 '감성 마케팅'으로도 불리는 방식은 애플의 브랜딩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했고, 이는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간혹 어긋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평가가 흐트러지진 않고 있죠. 그리고 애플은 이를 더 강화하고자 나섰습니다.




애플이 영입한 아렘 듀플레시스


 2004년부터 애플의 광고 마케팅을 담당했던 TBWA의 스캇 트렛트너(Scott Trattner)이 최근 페이스북으로 이직했습니다. 이로써 10년 동안 애플 광고 마케팅 디자인의 핵심이 빠지게 된 것인데, 애플은 이를 내부적으로 해결하고자 새로운 디자인 총괄책임자를 영입했습니다.




 9to5mac은 미디어비스트로(Mediabistro)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 애플이 새로운 마케팅 디자인 총괄책임자로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디자이너인 아렘 듀플레시스(Arem Duplessis)를 영입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미디어비스트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2월부터 애플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새로운 위치를 담당하게 되었다고 밝혔으며, 스캇 트렛트너를 언급한 것으로 미뤄 마케팅의 전반적인 디자인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듀플레시스는 GQ 매거진에서 3년간 디자인 총괄책임자로 일했고, 스핀 매거진에서도 2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뉴욕타임스 매거진에서 지금까지 10년을 매거진의 표지 디자인을 맡아왔습니다. 아주 파격적인 소재들도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감각을 실어 넣었죠.
 
 The Verge는 그가 애플의 마케팅팀 디자인을 이끌 것이며, 웹사이트 디자인이나 애플의 광고 플랫폼인 iAD에도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애플이 해당 마케팅 부분의 인력과 규모를 2배 이상 키울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애플은 어째서 웹 디자이너나 광고 디자이너가 아닌 언론계에서 활동했던 디자이너에게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된 총괄직을 맡긴 것일까요?
 
 



 그 이유가 아렘 듀플레시스가 뉴욕타임스 매거진에서 제시한 것들이 파격적이었기 때문은 아닐 겁니다. 파격적인 인물을 찾으려 했다면 다른 인물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듀플레시스는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있으면서 1면 표지, 그러니까 맨 앞에 시각화를 통한 함축적이지만, 감성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가끔 엉뚱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참신한 소재들로 뉴욕타임스 매거진을 여전히 세련된 매체로 자리하게 하였죠. 그런 디자인 역량은 독자를 자극합니다. 빠르게 소비되고, 시각적인 미디어로 발전해가는 시점에 그가 있었던 것입니다.
 
 애플이 그를 영입한 것이 스캇 트렛트너가 페이스북으로 넘어간 이유도 있겠지만, 빠르게 소비되는 미디어에 기존 애플 방식의 브랜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대처도 빨라야 한다는 점이 작용했을 겁니다. 빠르지만, 정확하고, 기존 애플의 방식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하죠. 애플의 디자인을 강조하는 문화도 그렇지만, 마케팅 부분을 더 확장할 예정이라는 것이 새로운 미디어에 적응할 지점이라고 애플은 판단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언론의 간판을 시각화를 통해 10년 동안 유지해온 그를 적임자로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태 외부에 맡겼던 것을 애플 내부에 거대한 마케팅 조직을 형성하고, 언론 조직이 새로운 미디어 방식에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광고나 보도, 브랜딩에 새로운 미디어 방식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는 변해가는 미디어 관점에서 애플의 마케팅 방향을 예상할 수 있으며, 상당히 진취적인 결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2011년, 미디어비스트로의 아렘 듀플레시스가 참여한 인터뷰의 '하나의 드림프로젝트에 10만 달러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하는 질문에 그는 '혁신적인 아이패드 앱을 설계하는 것'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당장 애플에서 맡은 임무가 아이패드 앱을 설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게도 3년이 지난 지금 애플의 브랜딩을 담당하게 된 것이죠.
 
 그는 '애플로의 이동은 새로운 시기이자 도전'이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 식구들을 그리워한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는데, 2014년, 그를 중심으로 애플이 어떤 마케팅 전략으로 브랜딩을 강화해나갈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