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은 3년이라는 시간을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아이폰용 토종 메신저부터 시작해 안드로이드폰이 국내에 막 출시될 시점에 빠르게 안드로이드 앱을 내놓았고, 기존 아이폰 사용자와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카카오톡에 집중되면서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한 틈에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선점했습니다. '국민 메신저'라는 호칭을 얻을 만큼 카카오톡의 힘은 막강합니다. 아니, 막강한 것처럼 보입니다.
카카오의 IPO, 글로벌 전략이 관건
초기에는 '왜 웹으로 진출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모바일 앱을 주력으로 국내 게임 플랫폼에 있어선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최근 이런 추세가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죠. 그런 카카오톡의 개발사인 카카오가 성장에 힘입어 IPO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2015년 5월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카카오가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움직인다는 것이며, '현재는 일정만 두고 있을 뿐 어떤 식으로 진행하게 될지 결정된 바가 없다.'는 것이 카카오의 얘기지만, 일정을 정했다는 사실만으로 내년에 상장할만한 명분이 내부적으로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1위의 카카오가 상장한다는 것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죠.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2조 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액은 2,000억 원 수준이며, 내년 목표를 5,000억 원으로 잡아두고 있습니다.
IPO 결정의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 확대가 가장 타당한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기를 펴지만, 정작 해외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경쟁 서비스인 라인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는 상황에서 투자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있기에 상장으로 투자금을 확대하여 공격적인 공략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죠.
카카오 수익은 대부분이 게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의 성장이 최근 둔화하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과 시장이 요구되는데, 그 필수 항목에 외국 시장이 포함됩니다. 국내 시장은 이미 '쓸 사람은 다 쓴다.'고 할 만큼 카카오톡 사용이 절대적이고, 스마트폰도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성장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탓에 새로운 전략 모색도 해야겠지만, 사용자층을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이므로 외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늦추긴 어려운 것입니다.
문제는 IPO 이전에 해야 할 것도 외국 시장 공략이고,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카카오의 외국 시장 성과를 두고 투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여태까지 카카오는 외국 시장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해왔습니다. 다국어 지원이나 서비스 제공은 상당히 좋은 대응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먼저 멀티 플랫폼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원되고 있진 않습니다. 다양한 사용층의 넓은 활용 범위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멀티 플랫폼의 차별적이지 않은 지원과 높은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카카오가 내세우는 플랫폼은 안드로이드에 치중해 있으며, 그나마 iOS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 외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카카오톡의 멀티 플랫폼 지원은 무늬만 지원일 뿐 구색 이상의 의미가 없습니다. 메신저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에 틀어박히게 하는 것이죠. 나머지 카카오스토리나 카카오그룹, 카카오플레이스 등의 서비스는 안드로이드와 iOS에서만 이용할 수 있으며, 메신저 이상의 의미를 지녀야 하는 상황에서 태블릿 지원도 아직입니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전략을 제시해야 하지만, 특정 플랫폼에만 집중한다면 사용 범위 확대는 어렵게 됩니다. 애초 '웹 지원'을 지적한 것도 이런 멀티 플랫폼 대응에 웹이 적합하다는 이유였지만, 모바일 앱으로 승부를 띄운 시점이라면 플랫폼을 주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가능성을 마련하기 위해 멀티 플랫폼 전략을 소홀히 해선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전 세계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높은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해외 시장 공략은 점유율의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닌 주도적인 역할을 어떻게 해내느냐에 따라서 플랫폼의 포지셔닝이 결정되는 시장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복합적인 서비스 영역에서는 밀리지만, 메시저 기반의 멀티 플랫폼 전략은 라인이 훨씬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iOS를 물론이고, PC 버전과 맥, 태블릿도 지원해 다양한 사용자층을 유입을 이끌어내고 있으니까요. 가장 높은 수익 기반인 게임 외 나머지 서비스들의 멀티 플랫폼 전략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외국 시장에 대한 회의감만 낳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게임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달리 말하면 수익의 한계만 드러냈다는 것이죠. 만약 카카오가 게임을 통해 갑작스럽게 수익을 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냈었다면 어땠을까요? 현재 카카오의 매출은 게임을 통해 발생한 일종의 거품입니다. 게임 플랫폼이 나무에서 떨어지면 카카오도 마찬가지로 떨어지게 된다는 겁니다.
사용자는 총 11개의 서비스(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그룹, 카카오뮤직, 카카오아지트,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플레이스, 카카오앨범, 카카오홈, 카카오스타일, 카카오게임)를 모바일 앱으로 만날 수 있지만, 가장 자주 접근하는 카카오톡은 직접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카카오스토리나 카카오그룹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머지 서비스들은 사용률 자체가 저조하고, 야심 차게 준비했던 카카오페이지는 운영의 실패로 수익 모델 가능성에서 멀리 떨어진 상태입니다. 남은 건 게임뿐이니 카카오의 플랫폼 전략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결정적으로 외국 시장에 진출했을 때 특정 지역에서 수익 모델의 확실한 가능성을 보지 못한 나머지 서비스의 사용이 증가해도 의미가 없고, 게임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면 그만큼 글로벌 전략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한계가 드러난 상태에서 국내 시장 상황만 보고 외국 시장 성과에 투자한다면 어리석습니다.
카카오는 IPO 이전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이후 일정이 수정될 수도 있겠으나 당장 발표만 보자면 그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외국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글로벌 전략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카카오의 약점이자 IPO를 위한 최선의 과제입니다.
올해는 카카오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며, 결과에 따라 카카오의 IPO에도 청색 신호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카카오가 거품으로 끝이 날지, 아니면 시장을 선도할 기업이 될 수 있을지의 갈림길을 펼쳐진 것이죠. 카카오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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