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퀘어(Foursquare)는 여전히 위치기반 SNS에서 선두 서비스로 꼽히지만, 전체적인 평가에서는 많이 밀리는 상황입니다.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기존 사용자 외 유입이 떨어지는 탓으로 매출로 이어질 사업 모델도 마땅히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포스퀘어, MS와 손잡고 어떤 효과 기대할까?
포스퀘어에 대한 기대가 높은 이유는 여전히 LBS(Location based Service)의 가능성에서 비롯된 것인데, 포스퀘어가 대표적인 서비스라 한 방 터뜨려줄 것이라는 희망으로 이어진 겁니다. 그러나 결과는 희망고문이라고 할 만큼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그럼에도 포스퀘어에 손을 내미는 곳들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포스퀘어에 1,500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투자를 통해 포스퀘어는 MS와 제휴를 하게 되었으며, MS는 포스퀘어의 6천만 건 이상의 체크인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 투자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전략적 투자 형태로 서로의 이해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투자입니다.
사실 이번 투자는 지난해부터 진행되었습니다. 포스퀘어는 투자 유치를 위해 여러 업체와 접촉했었는데, 그중 하나가 MS였으며, 8월에는 '협상이 긍정적'이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전에는 애플과 포스퀘어의 협력이 주목받기도 했었지만, MS가 자사의 검색엔진이 빙(Bing)에 포스퀘어를 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애플과의 협력설은 탄력을 잃게 됩니다. 결국, 포스퀘어는 MS와 손을 잡은 것인데, 이 배경에는 포스퀘어의 작년 성적도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퀘어는 작년 초만 하더라도 '회사가 문 닫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브코(PrivCo)는 '포스퀘어가 2013년 말에 완전히 망하거나 다른 업체에 팔릴 것'으로 내다봤는데,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진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할 근거는 충분했습니다. 2012년 포스퀘어의 매출은 200만 달러 수준이었으며, 주요 임원들이 이탈하여 빈사 상태에 놓였습니다. 사업 모델로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으니 LBS의 가능성은 둘째치고, 회사가 위기였죠.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4,100만 달러의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였습니다. 이후 정보의 정확도를 높여 쿠폰 발급 등의 수익 모델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조정했으며, 회원 수가 많이 늘어나진 않았지만, 매출은 상승했습니다. WSJ은 포스퀘어의 2013년 매출이 1,500만 달러에서 2,000만 달러 사이일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2012년보다 6배 이상 상승한 것입니다. 덕분에 투자회사인 드레이퍼피셔주벳슨(DFJ)은 작년 말에 포스퀘어에 3,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내걸었고, 2012년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던 것을 만회했습니다.
MS도 작년 포스퀘어의 저력에 투자 결심을 세웠을 것이고, 여기서 주목할 점은 투자 액수입니다. 이미 DFJ에서 3,5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받은 포스퀘어인 터라 당장 재정 상태에 제동이 걸릴 일은 없습니다. 누구든 투자해준다면 감사히 받긴 하겠지만, 상대는 MS이고, 투자 액수는 DFJ보다 2,000만 달러나 낮습니다. 그 말은 MS의 협력 방안이 포스퀘어에 솔깃했다는 것이며, 1,500만 달러의 투자에도 MS로의 정보 제공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 합니다. 포스퀘어가 MS와의 협력으로 큰 이득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 정보 제공 조건의 금액을 올리거나 거부했을 테니까요.
포스퀘어는 MS와 손을 잡고,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심산입니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MS는 빙 검색에 포스퀘어의 정보를 노출할 수 있으며, 빙 맵의 지도 데이터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혹은 윈도폰의 메인 LBS로 서비스를 꾸려나갈 수도 있죠. 그렇다면 포스퀘어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전 CEO인 스티브 발머가 물러나고, MS는 사이타 나델라(Satya Nadella)를 새 CEO로 임명했습니다. 그는 두 가지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는데, '모바일'과 '클라우드'입니다. 모바일이라고 하면 서피스와 같은 태블릿도 떠오르나, 윈도폰을 짚어낼 수 있고, 클라우드라고 하면 얼마 전 이름을 바꾼 원클라우드(OneCloud)를 짚어낼 수 있겠죠. 물론 B2C 시장의 얘기지만, 나델라가 생각하는 MS의 방향도 이전 발머가 이끌던 MS와 크게 달라 보이진 않습니다.
포스퀘어가 MS와 손은 잡은 이유가 그것입니다. 포스퀘어의 웹 페이지 트래픽은 많이 감소했습니다. 원래 그렇게 많은 트래픽을 발생하게 한 것도 아니었지만,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포스퀘어에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빠져나간 트래픽은 어디로 갔을까요? 대개 '모바일!'이라고 답하겠지만, 문제는 모바일로 이행되어야 할 고객의 사용 현황도 좋지 않다는 겁니다. SNS의 성장 순위에 포스퀘어는 끼지도 못했고, 체류 시간의 성장률은 10% 정도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포스퀘어의 특징 탓이라고도 할 수 있고, 사용자의 사용 패턴에 따라서 발생하는 문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체크인이 핵심 기능이라 체크인 외 활동은 여전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죠.
포스퀘어는 해법을 내놓아야 했고, 게임화 기법을(Gamification) 강화하는 조처를 했습니다. 기존에도 게임화 기법의 특성을 띤 서비스였지만, 마케팅면에서 게임화 기법을 통해 서비스 접근을 수월하게 하고, 서비스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부족한 점이 '플랫폼'입니다.
게임화 기법의 결과야 두고 봐야겠지만, 현재 포스퀘어의 위치는 단순 앱 서비스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지 못한 곳에 있습니다. 포스퀘어를 기반으로 한 지역 서비스로의 확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인데, 오히려 옐프(Yelp)가 그런 면모를 더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인지 포스퀘어는 2012년에 옐프와 비슷하게 사용자가 장소에 점수로 평가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역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상품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만약 MS가 포스퀘어를 검색과 윈도폰에 전면 도입하여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런 접근에 대한 문제를 이전보다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장소에 대한 포스퀘어의 평점이 포스퀘어 앱을 거치지 않고 노출되죠. 포스퀘어는 MS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신들을 확장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 기화는 포스퀘어에 절실한 것이었고, 자체적인 플랫폼 형성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타 플랫폼에 편승하지만, 그나마 나은 상황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나델리가 집중하겠다고 한 모바일과 클라우드이기에 포스퀘어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고, 특히 포스퀘어의 성장률에 약세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습니다.
타 플랫폼에 편승한다는 것이 수월한 것 같지만, 편승한 플랫폼의 역량에 따라서 멀리 갈 수도 있고, 코앞에서 주저앉을 수도 있습니다. 당장 포스퀘어는 MS와의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지만, 현재 MS를 괜찮은 상황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타날지 단안을 내릴 순 없습니다.
다만, 작년에 크게 위기가 있었던 포스퀘어인 만큼 이런 관계를 마다할 이유가 없고, 늦더라도 올해 하반기 안으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그만한 선물은 또 없을 겁니다. 포스퀘어는 MS를 등에 업어서라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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