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LBS가 성장 가능성 높은 소셜 네트워킹 방식으로 주목받으면서 우후죽순 등장했던 일이 있습니다. 지금도 몇몇 유지 중인 서비스나 생겨나는 서비스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전보다 훨씬 적어졌으며, 유지 중인 서비스는 상황이 좋지 않거나 서비스 본래 모습을 잃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 탓인지 대형 투자를 몰고 다녔던 LBS에 대한 투자 소식도 쉽게 접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페이스북, 좀 더 체계적인 LBS 경험 만들 것
LBS가 주목받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위치 기반의 일정 지역을 중심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조밀하게 형성하면 지역 내 정보 전달이 시너지를 더 발휘할 것으로 본 것이죠. 그러나 이것을 다수 사용자에게 기대하긴 힘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주사용 서비스가 있고, 대개 LBS는 부가적인 서비스로 이용했으며, 아예 페이스북, 트위터와 연동되는 LBS도 등장했지만, 주사용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은 경험이어서 굳이 LBS를 사용하지 않게 돼버린 겁니다.
Re/Code는 페이스북이 '주변 친구들(Nearby Friends)'이라는 기능을 배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기능은 아이폰의 페이스북 앱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에게 같은 지역이 있는 친구를 표시해줍니다. 근처에 누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사생활 침해 문제가 걸릴 수 있으므로 위치 공유 기능이 허용되어야 다른 친구에게 표시됩니다.
비슷한 기능을 보자면 LBS의 대표격인 포스퀘어(Foursquare)를 들 수 있습니다. 물론 포스퀘어처럼 친구가 위치한 지역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 시설이나 상점의 방문 기록까지 포함하고자 하면 똑같은 기능의 구현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페이스북이 빠르게 해당 기능을 확대하기보단 테스트 용도로 내놓았다고 볼 수 있고, 수개월 내 자취를 감출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는 위치만 공유하는 단순한 기능이기에 이것이 페이스북의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고 단안을 내릴 순 없지만, 필자가 이 기능에 주목하는 이유는 사업의 경쟁력과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과거 LBS들이 원하면 모습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LBS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본적인 사생활 보호 기능이 제한적이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동선을 공유해야 하는 서비스가 많았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사용자들이 편하게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고, 정보가 생성되길 바랬지만, 실상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정보 유통이 일반적이었으며, 나머지 사생활 부분은 주사용 서비스로 넘어가기 마련이었습니다. 그조차 주사용 서비스 사용자가 꼭 포스팅을 자주 한다고 볼 수 없고, 친구들의 일상만 공유하는 일이 많다는 점에서 위치정보를 얻기 위해 LBS를 실행할 이유가 적어집니다.
포스퀘어가 전혀 다른 유형의 서비스인 옐프(Yelp)와 경쟁하게 된 이유도 그것입니다. 옐프는 생활정보 제공 서비스로 발전해왔지만, 간단히 말해서 리뷰 서비스입니다. 식당이나 미용실, 숙박시설에 대한 정보를 여러 방면에서 얻기 위함인데, 위치기반의 소셜 네트워킹으로 정보를 끌어모으던 포스퀘어와 서비스가 겹쳐버린 것이죠, 문제는 포스퀘어는 개인의 위치 공유가 뒤따랐고, 옐프는 처음부터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리뷰 작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렇게 회원 중심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해당 위치의 정보를 얻기 위해 옐프를 사용하게 되더라는 겁니다.
만약 포스퀘어가 5년 전의 페이스북 수준 관계망만 지니고 있었더라도 주류 서비스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주변 친구가 자주 다니는 식당, 공원, 편의점의 정보를 쉽게 획득하고, 포스퀘어 특유의 게이미피케이션으로 포지셔닝도 확고히 했겠죠. 그러나 포스퀘어에는 그런 관계망이 없었습니다. 관계망을 형성하기 전에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정보에 뛰어들어야 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관계망을 엉성하게 만들었습니다. 페이스북도 분명 만나보지 않은 인물과의 친구 형성이 이뤄지긴 하지만,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던 거죠. 그렇다 보니 위치기의 소셜 네트워크라기보단 지역 기반의 평가 서비스, 혹은 게이미피케이션이 전부인 서비스로 인식됩니다.
다시 페이스북의 주변 친구들 기능을 봅시다. 이미 훌륭한 관계망이 형성되어 있고, 조절하기도 수월합니다. 기존 LBS들이 원하던 상황인 거죠. 그리고 굳이 있는 위치를 식당이나 공원 식으로 알리지 않더라도 친구는 식당에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 포스팅할지 모릅니다. '내가 여기 왔다!'고 체크인하지 않아도 충분히 LBS의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경험적인 면에서 페이스북이 제시한 주변 친구들 기능은 더 나은 LBS 경험입니다. 자연스럽고, 유동적이며, LBS를 사용하는데 많을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죠.
당연히 LBS들과 서비스 측면에서 다르긴 합니다. 주변 친구들은 인스턴트 적인 위치 확인 기능이고, 히스토리가 저장되긴 하지만, LBS는 체크인 장소를 좀 더 정확히 표시하니까요. 그러나 기능 하나만으로 LBS가 고민했던 것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보였다는 점에서 좀 더 체계적인 LBS 경험을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페이스북의 사업 방향상 테스트 기능으로 수개월 간 테스트를 진행하여 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게 될 겁니다. 그때까지 이 여지는 잠시 보류해둬야겠지만, LBS로서는 커다란 위협이 될 만한 움직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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