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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실적으로 우려 잠식했다


 페이스북의 쇼핑이 도를 넘어섰다는 의견이 이달 내내 있었습니다. 오늘은 인기 피트니스 앱인 Moves를 인수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왓츠앱, 오큘러스 VR, Moves까지 굵직굵직한 인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 특히 왓츠앱, 오큘러스 VR, Moves를 차례로 인수한 시간 간격은 매우 짧습니다.
 


페이스북, 실적으로 우려 잠식했다
 
 그 탓에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페이스북이 새로운 야후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의 변화나 혁신보단 인수를 통한 투자 가치 확대는 좋지 않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과연 페이스북이 저렇게 쏟아부어도 생존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져놓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페이스북이 수익을 내고 있는 서비스는 페이스북밖에 없기 때문이죠.
 
 


 페이스북은 어제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했습니다. 25억 달러의 매출과 6억 4,200만 달러의 순이익으로 작년보다 3배나 증가했고, 매출은 무려 72%나 늘었습니다. 눈여겨 볼 것은 모바일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의 59%를 차지하며, 이는 전 분기보다 6%나 상승한 것으로 광고 매출이 작년보다 82%나 증가했으니 모바일 성장이 상당히 가파른 것입니다.
 
 이는 월스트리트가 예상한 23억 6,000만 달러의 매출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더군다나 월 이용자 12억 8,000명 중 모바일 이용자만 10억 명을 넘겼는데, 이것은 전년 동기의 7억 5,100만 명에서 34%나 증가한 것이며, 모바일만 이용하는 사용자는 2배나 증가한 3억 4,100만 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요 수익원인 광고 외 게임과 앱 부문의 매출도 2억 3,700만 달러로 11%나 증가했습니다. 페이스북의 1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훌륭합니다.
 
 이런 실적 발표가 이어지자 '야후 같다.'며 회의론을 펼쳤던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이 회사는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72달러까지 치솟던 주가가 50달러 선으로 내려앉기도 했었지만, 실적 발표 후 다시 상승하면서 60달러 선을 지켰습니다. 한 번쯤 내림세를 보일만 하고, 이번 1분기에 그 폭도 클 것으로 많이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성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페이스북이 여러 기업을 인수하면서 쓴 돈도 만만치 않지만, 중요한 것은 페이스북 자체는 여전히 성장 중이며, 자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이 다른 기업의 인수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 한다는 점을 돌려 성장하는 과정에 인수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아시아에서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북미나 유럽의 더딘 성장을 아시아에서 채우고 있고, 모바일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광고 수익에 의존한다.'가 아닌 '더 큰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전환토록 했습니다.

 그리고 인수한 기업들의 상황도 전혀 악화한 것이 없습니다. 왓츠앱은 최근 사용자 5억 명을 달성했고, 이는 페이스북이 인수한 지 2개월 만에 5,000만 명이 늘어났음을 얘기합니다. 이에 왓츠앱의 공동창업자인 잰 카움(Jan Koum)은 '컴퓨터나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가입한다.'고 밝혔는데,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바로 들어왔다는 의미입니다.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의 실적은 모바일에서 돋보였고, 페이스북이 모바일 대응을 잘 해내고 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모바일만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용자도 늘어서 모바일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만큼 이런 성과는 페이스북의 미래에 우려가 아닌 청신호를 켜놓았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페이스북은 모바일 광고 수익을 더 높이기 위해 외부 모바일 서비스에도 페이스북의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하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준비 중인 것을 알려졌습니다. 분명 모바일에 사용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문제는 PC에서보다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들었습니다. 보여줄 수 있는 광고의 범위가 축소되면 광고 수익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더 많은 광고를 통해 타겟팅을 명확히 해서 광고라는 느낌보단 콘텐츠라는 느낌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페이스북이 과도한 광고를 게재한다고 비난도 많이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광고 수익이 상승했다는 점은 페이스북 사용자로 하여금 광고 타겟팅을 분명히 하고, 뉴스피드와 잘 어울려 놓은 덕분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쌓은 경험을 외부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인데, 이번 페이스북의 실적을 보면 기대는 확신에 가까워집니다. 적어도 페이스북이 인수에만 몰두하고 있진 않다는 겁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크버그는 페이스북의 서비스를 여러 갈래로 쪼갠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실적발표에서 입을 열었습니다. 서비스를 나누겠다는 것은 라인을 분산해서 혼란을 줄 수도 있기에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는데, 주크버그는 완성도보다 '사용자들이 얼마나 개별적 앱에 관심을 보이는가'에 중점을 두고, 관심을 보이는 속도에 따라 투자를 늘려가는 방식을 갖추겠다는 겁니다.
 
 달리 들으면 미완성품을 내놓는다고 들릴 수 있는데, 일반 상품과 달리 인터넷 상품은 대응을 빠르게 할 수 있고,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으니 사용자는 시간만 있다면 해당 서비스를 언제든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만족감이나 흥미를 얻을 수 있다면 미래에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 상상하기도 하죠. 페이스북은 이점을 들어 초기 부족하더라도 괜찮은 아이디어의 앱을 빠르게 대응하는 방법이라면 훨씬 나은 성과를 얻으리라 판단한 모양입니다.
 
 페이스북의 이런 전략이 사용자나 투자자를 얼마나 만족하게 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우려의 핵심이었던 '인수만으로 성장하려 한다.'는 의견은 짓눌러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