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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소리 인식,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인 이유


 페이스북이 사생활 침해로 논란이 된 것이 어색하진 않지만, 매번 새로운 기능을 들고 나올 때면 함께 불거지는 것 또한, 사생활 침해입니다. 가령 그래프 검색이 공개되었을 때, '개인 정보를 검색 요소로 하여 다른 사람이 훔쳐볼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었죠.
 


페이스북 소리 인식,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인 이유
 
 워낙 '어떤 정보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할 수 있다.'라는 얘기만 나오면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이어지기에 페이스북이 기능 하나하나 신경 쓰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럼에도 기능을 내놓았을 때 우려는 끊이질 않는데,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듣고 있는 음악이나 TV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의 마이크를 통해 인식하여 찾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음악을 검색했다면 스포티파이에서 30초 동안 미리 듣기를 할 수 있는 링크가 첨부되며, TV 프로그램은 TV 방송사들과 계약하여 검색과 함께 예고편 링크가 첨부됩니다.
 
 스포티파이와 미국의 TV 방송사들과 계약했다는 점에서 미국에서만 서비스될 것을 예상할 수 있으며, 수 주내 페이스북 앱 업데이트로 기능이 배포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리 인식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는 듣거나 보고 있는 콘텐츠를 페이스북으로 공유할 때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자는 콘텐츠를 광고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스북의 광고 수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당히 중요한 기능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기능에 대한 반응은 아주 차갑습니다. 무엇을 듣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까지 페이스북이 수집할 것이라고 말이죠. 사생활 침해 논란입니다.
 


 어째서 소리 인식 기능이 사생활 침해 문제로 이어지는지 의아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미 비슷한 기능의 서비스를 많이 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음악 인식 서비스 중 하나인 '사운드하운드(SoundHound)'는 음악을 검색한 후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면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에서 해당 곡의 링크를 첨부하여 게시합니다. 페이스북에 내장되었을 뿐 전체적인 기능은 비슷한 겁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의 소리 인식에 대한 우려는 페이스북의 발표와 함께 거세졌습니다. 페이스북으로선 '이미 있던 서비스에 접근성을 더한 것인데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발끈할 법도 하지만, 이번에 페이스북이 사생활 침해로 논란이 된 것은 본연의 기능보다는 이면의 기능에 대한 불안감 탓입니다.
 
 미국의 주요 IT 업체들이 미 정부에 서한을 보내며, NSA의 감청에 반박하고는 있지만, 사용자가 보기에는 기업의 서한조차 거짓으로 볼 수 있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문제가 커질 수록 페이스북의 소리 인식 기능을 바라보는 것처럼 의심만 불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NSA 감청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드러나지 않았다면 페이스북에 쏘인 화살이 지금처럼 날카롭진 않았을 겁니다.
 
 시스코의 존 챔버스(John Chambers) 회장은 'NSA의 감청은 미국 IT 업계를 위태롭게 한다.'고 ‘시스코 라이브 2014’ 에서 말했습니다. 시스코는 자신들이 NSA의 감청 활동과 연관이 없다고 얘기해왔지만, NSA 요원들이 밀봉된 시스코의 장비를 열고, 감시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다시 밀봉하여 배송한 것이 드러나면서 챔버스 회장이 직접 심각성을 알리고 나선 것입니다. 그는 '시스코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도 NSA가 감시 프로그램을 설치한 제품을 사용할 수 있고, 이는 시스코와 고객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강력하게 지적했습니다.
 
 페이스북도 그렇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에 쏘인 눈초리는 누군가의 스마트폰이 해킹당했거나 감시 프로그램이 설치된 상태에서 페이스북으로 해당 음악이나 TV 프로그램을 검색했을 때 정보가 누출될 수 있다거나 검색하지 않더라도 페이스북이 해당 기능을 탑재하게 되었을 때 사용자 몰래 해당 기능을 실행하여 무엇을 듣고, 보는지 파악할 수 있지 않으냐는 아주 심화한 우려로 번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소리 인식 기능을 원하지 않으면 설정에서 끌 수 있다고 말했지만, 끄더라도 기능이 존재하고, 접근할 수 있다는 공포가 있는 상황이라면 페이스북에 중요할 수 있는 기능이 좋은 성과를 거두긴 어렵습니다.
 
 페이스북에 걸친 사생활 침해 문제를 심각하게 만든 건 미 정부의 불찰이며,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졌을 때 페이스북만 아니라 전반적인 IT 업계에 좋을 것이 없습니다. 물론 이 논란을 모두 미 정부의 문제로 돌리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는 페이스북이 수집하고자 하는 정보의 범위에 항상 주의해야 하면, 언제든지 거부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단지 심각성을 가중한 것이 NSA가 발단된 감청에 있다면 페이스북도 좀 더 적극적으로 이를 반대하고, 해명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페이스북에 덜 억울한 상황을 돌려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