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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자동 게시물 조절'의 의미


 많은 이용자가 글, 사진, 동영상 등 직접 작성한 다양한 콘텐츠를 페이스북을 통해 유통합니다. 그러나 직접 작성하는 것보다 외부 앱과 연결하여 자동으로 올라오는 게시물의 양이 훨씬 많습니다. 페이스북 로그인을 이용하거나 계정과 연동된 게임이나 타 SNS 게시물이 그것들이죠. 외부의 자동 게시물들은 하루 동안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게시물 양을 크게 늘렸지만, 긍정적이었던 건 아닙니다.
 


페이스북, '자동 게시물 조절'의 의미
 
 사용자들은 진작에 무차별적인 게시물에 반감을 품었습니다. 대부분 특정 게임에서 목표를 달성하면 이를 페이스북을 통해 알린다거나 스트리밍 서비스는 듣고 있는 음악을 게시하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게시하는 것에 일종의 조건을 붙였죠. 게임 내 보상을 쥐여주거나 스트리밍 항목을 늘려주는 식으로 사용자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도록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자동으로 노출되는 게시물의 비중을 줄이겠다.'고 27일에 밝혔습니다. 페이스북은 자동으로 올라가는 게시물이 중요한 지표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뉴스피드를 어지럽혀 사용자 경험을 좋지 않게 하는 부분이라 판단한듯합니다.
 
 실제 많은 사용자가 자동으로 게시되는 것을 불안을 품고 있었고, 페이스북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익명 로그인(Anonymous login)'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익명으로 로그인하게 되었을 때,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하지 않는지 숨길 수 있도록 말입니다. 숨길 수 있다면 게시물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일도 없겠죠.
 
 그리고 이번에는 숨기는 것이 아닌 완전히 정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페이스북은 자동으로 공유된 게시물을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며, '보통 직접 작성했거나 명확한 게시물에 더 많은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렇게나 올라온 게시물보다 분명한 목적이 있는 게시물을 공유했을 때, 더 많은 공유와 좋아요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동 게시물을 완전히 없애버리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외부 앱을 거친 자동 게시물보다 직접 작성한 게시물을 우선으로 보여주고, 자동 게시물은 함축해서 나타내거나 따로 분류하여 조절하는 것으로 기능은 똑같이 작동합니다.
 
 사용자로서는 스팸처럼 들러붙던 것을 조절해준다니 반갑지만, 이를 홍보용으로 활용하던 서드파티 앱들은 기분 나쁠 조치인데, 이는 페이스북에서도 의미 있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는 정말 사소한 것까지 뉴스로 생산케 했습니다. 누가 어떤 저녁을 먹는지부터 무엇을 보고 있는지, 누굴 만나고 있는지 등 개인의 활동 영역이 곧 뉴스가 되었죠. 자동 게시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령 특정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이를 게시했다면 이 게시물을 본 사람은' 누가 어떤 게임에서 어떤 점수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게시된 양이 늘어나고, 서드파티 앱들이 아주 사소한 것까지 노출하도록 하면서 이에 피로감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사용자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또한, 자동으로 게시하는 앱을 사용하지 않는 페이스북 이용자도 친구가 게시한 의미 없는 자동 게시물을 그대로 봐야 했습니다. 필터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수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를 조절한다는 건 질려있는 사용자를 붙잡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뉴스피드의 역할을 바꿔놓겠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말했듯 뉴스피드는 사소한 부분까지 뉴스로 소화하여 개인의 활동을 치밀하게 공유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개방된 개인들을 연결한 것'입니다. 반대로 자동 게시물의 노출 빈도를 줄이면서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우선순위에 두도록, 덧붙여 익명 로그인까지 포함했을 때 개인이 정보를 폐쇄적으로 다룰 수 있고, 뉴스피드는 자동 게시물보다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게시물로 채워지게 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이전에는 사용자가 외부에서 참여하는 것들을 페이스북으로 끌고 와서 분석하고, 적합한 광고를 내보내거나 다른 외부 참여를 유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부분을 수동적으로 돌리면서 여기서 나타나는 참여도를 중심으로 광고나 유도를 하겠다는 겁니다.
 
 이렇게만 설명하면 수익을 올리려는 방안으로 밖에 보이질 않지만,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뉴스피드를 사소한 뉴스들로 채우기 보단 상대적으로 더 많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콘텐츠로 채우고 싶은 페이스북의 생각이 자동 게시물 조절에 반영된 것입니다.
 
 


 서드파티 앱 개발자의 반감을 살만한 것임에도 페이스북이 결정을 내린 건, '사용자들이 꾸준히 페이스북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것부터 '장기적인 수익 증가 대책'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치가 뉴스피드를 얼마나 말끔하게 만들어 놓을진 모르겠지만, 페이스북이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는 점은 뉴스피드를 정리하려는 방안을 더 내놓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만으로 페이스북이 자동 게시물을 조절하는 의미를 파고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