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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Buy', 성공적일 것


 페이스북은 2012년에 '페이스북 기프트(Facebook Gifts)'라는 선물 기능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기프트가 썩 나쁜 서비스는 아니었지만,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그런 식으로 선물 보내고 싶은 사람 없다.'였습니다.
 


페이스북 'Buy', 성공적일 것
 
 페이스북 최초의 전자상거래 서비스였지만, 거래의 초점을 사용자 간에 두고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중계자이긴 했지만, '내가 사고 싶은 물건' 아닌 '내가 주고 싶은 물건'을 고르는 건 페이스북이 제시한 것만으로 쉽지 않은 일이고, 전자상거래의 폭만 좁혔습니다. 소셜 기반의 전자상거래에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됩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 페이스북은 새로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게시물에 직접 'Buy' 버튼을 삽입하여 페이스북 페이지 안에서 소개된 물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사용자는 해당 게시물의 물품이 마음에 든다면 Buy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해당 물품을 판매하는 사이트와 연결하여 바로 결제를 진행하고, 배송 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정식 서비스가 진행 중인 건 아니고, 모디파이 워치(Modify Watches) 등의 몇몇 파트너와 함께 알파 테스트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Buy 버튼이 기프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연계한 판매자는 언제든 자신이 판매하는 물품을 페이스북을 통해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고, 물품에 커다란 제약만 없다면 전자상거래 폭을 오픈마켓 수준으로 넓일 수 있습니다. 팬시를 페이스북에 적용한 것으로 보는 게 간단한데, 팬시 버튼 대신 좋아요라는 아주 직관적인 버튼을 지니고 있으며, 만약 마음에 드는 물품을 좋아요 했다면 그걸 본 친구가 Buy 버튼을 통해 선물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기존 기프트의 소셜 역할을 충분히 하면서 개인의 쇼핑 경험까지 넓힐 수 있다는 점이 Buy 버튼의 강점이고, 구매 자체도 직관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페이스북으로 제품을 마케팅하고자 하는 판매자에게는 매력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 소개를 위한 사이트를 두고, 페이스북을 통한 마케팅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쪽이 훨씬 편하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죠. 이는 페이스북 내 광고에 크게 이바지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결국, 페이스북 내에서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는 건 그만큼 페이스북의 이익으로 돌아가기 때문이죠.
 
 기프트 때와는 전혀 다른 지점의 기능입니다. 그리고 판매자와 페이스북이 동시에 윈-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Buy 버튼이 성공적인 서비스가 되리라 예상합니다. 덕분에 페이스북 주가는 3%까지 증가했습니다.
 
 다만, 운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페이스북이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 지에 따라 성공적이지 않은 서비스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서비스든 그렇긴 하지만, Buy 버튼은 시작 전에도 그 문제점이 훤히 보이는데, 가령 더미 사이트를 만들어 가짜 물건을 판매한다면 페이스북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다수 판매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워집니다.
 
 더미 사이트 문제는 이미 페이스북 내에서 번지고 있는 사안이고, 딱히 페이스북이 조치하고 있지 않아 피해만 늘고 있는데, Buy 버튼이 그 문제를 뒷받침하는 역할이 된다면 페이스북 자체 사용자 경험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판매자를 선별하는 과정에서 많은 파트너를, 얼마나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며, 해결책만 가지고 있다면 페이스북 광고 사업을 한층 더 공고히 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현재 Buy 버튼 형태만 보면 판매자가 아닌 미디어 매체나 개인이 해당 제품을 홍보할 수 있을 가능성도 높은데, 여기서 발생하는 매체, 개인 간의 광고가 페이스북 광고 사업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재를 가해선 안 되겠지만, 그 규모에 따라서 조정할 수 있어야 할 테니까요.
 
 


 페이스북이 다시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점은 여러 가지를 의미합니다. 먼저 페이스북을 통과하는 다양한 판매 물품을 페이스북에 머물게 한다는 점과 머물면서 페이스북 안에서의 광고에 더 치열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페이스북을 외부 마케팅 요소가 아닌 페이스북 내부에서의 마케팅 방식을 바꿔놓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Buy 버튼의 성공 여부에 따라서 페이스북이 전자결제 사업에 더 다가갈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미 전자결제 사업에 눈독 들인 바 있는데, 매번 실패였던 건 해당 결제 시스템을 써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과 마땅히 실행에 옮길 그릇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Buy 버튼은 그 그릇이 되기에 충분한 서비스입니다.
 
 페이스북이 Buy 버튼의 실험을 무사히 마치고, 정식으로 적용할 것인지, 앞서 얘기했던 문제점들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것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필자는 Buy가 성공적일 것으로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