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FaceBook

페이스북 '저장(Save)', 명백한 사업 방향을 보여줬다


 페이스북이 뉴스피드에 공을 들이고, 단순한 사용자 간 연결 고리가 아닌 연결 속의 미디어로 성장 가닥을 잡은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확실히 미디어를 표방하면서 광고 사업도 수월해졌고, 이전보다 탄탄한 기업의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저장(Save)', 명백한 사업 방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여전히 페이스북은 일반적으로 소셜 미디어보단 소셜 네트워크로 통합니다. 물론 사용자 간 연결이 서비스의 중심이긴 하지만, '왜 페이스북을 사용하는가?'의 질문에 현재 와서는 그물 같은 연결망 속의 콘텐츠 소비를 답으로 제시할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친구 간 소통 이상으로 게시물에 대한 접근이 페이스북에 중요해진 것입니다.
 
 


 21일, 페이스북은 '저장(Save)'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일종의 페이스북 내 북마크 기능으로 저장한 게시물을 다시 꺼내볼 수 있습니다. 저장 기능이 생기기 전에 페이스북 내에서 놓친 콘텐츠를 다시 찾기 위해선 해당 게시물이 나올 때까지 스크롤을 내리거나 게시자를 찾거나 직접 공유하여 타임라인에 남겨야 했지만, 저장 기능이 생기면서 그런 방법들은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방법은 게시물 우측 상단의 더 보기 메뉴에서 저장하면 되며, 왼쪽 메뉴의 저장 섹션에서 저장된 게시물을 다시 볼 수 있는 간단한 구조입니다.
 
 이전부터 이런 북마크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많습니다. 기능 자체가 새롭거나 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대신 페이스북 내 직접 기능을 두었다는 것과 기능을 제공하던 서비스에 접근하지 않았던 사용자에 있어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될 것입니다.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었다고 한들 그것을 이용할지, 말지는 사용자의 몫이었으니까요.
 
 중요한 점은 페이스북이 왜 저장 기능을 내놓았느냐 하는 겁니다. 쉽게 얘기하면 '사용자 편의를 위해서'겠지만, 굳이 저장 기능이 없더라도 공유를 통한 게시물의 타인라인 이동으로 저장과 비슷하게 사용할 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놔두는 편이 게시물의 공유를 늘리고, 뉴스피드의 미디어 환경을 풍부하게 하여 광고에 더 효율적입니다. 그런데 왜 저장 기능을 내놓은 것일까요?
 



 이제 페이스북은 뒤로 물러날 길 없는 완전한 미디어 매체입니다. 콘텐츠의 영역은 기존 미디어처럼 언론 기사, 동영상, 사진 같은 요소를 포함하여 개인의 일상이나 특정 단체의 활동, 상품의 소개 등 사용자가 직접 유통하는 요소를 다수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요소에 따라 콘텐츠의 품질 차이는 나겠지만, 어떤 것이든 유통이 가능한 매체가 되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점이 현재 페이스북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더는 친구의 소소하다는 소식만 보기 위해서 페이스북을 들리는 이는 없습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서 포털처럼 수시로 들리게 된 것이죠. 또한, 연결은 사용자와 사용자 사이가 아닌 사용자와 페이지 혹은 그룹과도 긴밀해지면서 페이스북 내 자체적인 피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점에서 공유보단 개인에 초점을 둔 저장 기능은 페이스북이 공유하지 않고, 소비를 위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용자를 붙들면서 게시물의 소비에 더 큰 방향을 두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즉,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자는 개인이든 페이지든 그룹이든 어떤 것이든 상관없으며, 이를 기반으로 뉴스피드에 통합하여 커다란 틀이 현재 페이스북을 움직이는 가장 큰 부분임을 스스로 시인한 것입니다.
 
 이렇게 페이스북이 연결하는 것 이상의 미디어라는 점과 이것을 명백히 보여준 건 투자자로 하여금 페이스북의 사업 부문을 탄탄하게 인식하도록 합니다. 기존에는 사용자 간 연결이 느슨해지는 순간 서비스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이를 콘텐츠가 뒷받침하면서 페이스북의 이용 패턴을 바꿔놓았으니 말입니다.
 
 


 페이스북의 방향과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투자자의 평가는 앞으로 사용자가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것에 있어서도 중요합니다. 재미있게도 현재 사용자들이 변화한 페이스북의 이용 패턴에 괴리감을 느끼지 못할 만큼 급진적으로 실행하지 않았으며, 페이스북은 수년간 이를 설명하기 위한 마케팅을 해왔습니다.
 
 그건 페이스북이 장기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능력이 있음을 얘기한 것과 같으며, 페이스북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사용자는 단번에 인식하기 어렵겠지만요.
 
 물론 얼마 전에 논란이 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괴상한 실험 등은 앞으로 페이스북에 치명적인 부분으로 작용할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화한 패턴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떨어져 나갈 구실이 되진 못할 것입니다. 단지 페이스북이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불평하겠지만, 그만큼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페이스북이 성공했다는 의미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