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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과거 게시물 검색이 의미하는 것


 지난해 1월, 페이스북은 개인화 소셜 검색 엔진인 '그래프 검색(Graph Search)'을 공개했습니다. 그래프는 자연어 처리를 통한 개인화한 검색으로 예를 들어 '나의 친구 중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혹은 '내 친구들이 가본 서울의 식당'이라는 질문으로 식당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죠.
 


페이스북, 과거 게시물 검색이 의미하는 것
 
 그래프는 질문한 주체에 대해 나열하는 것이 전부인 검색이었습니다. 식당을 검색하면 관련한 식당의 페이지를 보여주거나 타인라인에 쌓인 데이터를 세분화하여 결과를 출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프가 등장한 후 근 2년 동안 페이스북에서 더 중요해진 것들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과거에 작성된 게시물을 추적할 수 있는 검색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현재는 미국에서 iOS와 데스크톱 사용자만 해당 검색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적용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기존 검색은 사람을 검색하거나 페이지를 검색하는 것이었습니다. 가령 과거에는 '제시카(Jessica)'를 검색하면 프로필을 나열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 '제시카 결혼(Jessica Wedding)'이라는 검색어를 통해 제시카가 공유한 결혼식 관련 게시물을 모조리 보여줍니다. 검색어를 통해 과거 게시물을 검색하는 게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검색 항목은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는데, 게시물의 공개 범위에 따라 검색이 가능한 게시물과 가능하지 않은 게시물로 분류하며, 게시물을 볼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친구만이 검색으로 게시물을 찾을 수 있습니다.
 
 뉴스피드의 개선과 함께 페이스북에 유통하는 콘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개인의 얘기를 하는 것이 전부였던 이전과 다르게 여러 주제의 게시물이 다양한 페이지와 그룹을 통해 생산되어 공유함으로써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수단이 콘텐츠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버렸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게시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저장 기능'이나 내가 좋아요나 댓글을 달지 않은 게시물의 댓글을 알려주는 '알림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검색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 게시물의 검색이 가능해졌다는 게 의미하는 건 매우 명확합니다.
 
 사용자들은 과거 게시물을 찾기 위해 프로필이나 페이지를 역주행해야 했고, 이는 게시물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것이었습니다. 검색을 통해 쉽게 과거 게시물을 검색할 수 있다면 게시물의 접근성을 올리고, 이는 곧 광고 효과로 돌아갈 것입니다.
 
 만약 과거 게시물에서 봤던 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검색으로 찾을 수 있고, 세분화하여 특정 인물이 해당 음식점을 가본 소감이나 음식점 페이지에 달린 댓글들을 확인할 수 있겠죠. 기존에는 광고 효과를 보기 위해 비슷한 게시물을 지속해서 올리고, 뉴스피드에 상주하게 하는 것이 광고에 효과적이었으나 이는 자칫 사용자에 피로감을 주어 광고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였습니다.
 
 또한, 게시물이 존재하지만, 떠나간 게시물에 대한 권한은 매우 약했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본 게시물을 다시 구글 등의 다른 검색 엔진으로 찾아야 했고, 모든 게시물이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와 점점 멀어졌습니다. 그나마 타임라인으로 붙잡을 수 있는 여지는 있었지만, 그건 좋은 사용자 경험이 아니죠. 이제는 아닙니다. 과거 게시물을 검색할 수 있으니까요.
 
 즉, 페이스북에 있어서도, 사용자에게 있어서도 페이스북의 게시물, 그러니까 단일 콘텐츠에 대한 지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겁니다. 과거 사람 간 연결로 사람과 그룹의 연결이 중요했고, 그것으로 자신의 프로필을 드러내는 게 페이스북이었다면, 지금은 쌓여가는 게시물과 좋아요, 댓글을 작성한 게시물이 프로필보다 중요해졌고,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절대적인 요소가 되었다는 걸 과거 게시물 검색이 방증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게시물의 중요도를 높여 수익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고, 사용자는 게시물에 대한 더 나은 접근성이 확보되어야 페이스북을 계속 이용할 뜻이 유지되겠죠. 사람이나 페이지만 찾던 검색이 게시물을 찾아주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아직 미국 한정이라는 겁니다. 과거 게시물 검색 기능뿐만 아니라 그래프 검색 자체가 미국에서만 시험하고 있는 단계이므로 미국 외 국가에 개선한 검색 기능을 언제 도입할지 예상조차 어렵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페이스북은 검색으로 이득을 본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검색 기능 개선에 주목하는 것이겠지만, 검색이 확실한 카드가 되지 않으면 시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그럼 이득을 볼 때까지 미국에 머물게 될 겁니다. 이득 보지 못하는 것을 굳이 확장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이득을 보지 못한다는 건 그만큼 사용자가 검색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 과거 게시물을 검색할 수 있고, 게시물의 중요도가 높아진 만큼 사용자가 늘어나길 기대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