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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더는 10대가 두렵지 않다


 지난해 초, 페이스북의 10대 이탈 문제는 페이스북의 큰 과제였습니다. 장기적으로 수익 개선이나 서비스 유지가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의 근거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대가 관심 가질 만한 기능을 시도하거나 앱을 출시하는 등 시도했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진 못했습니다.
 


페이스북, 더는 10대가 두렵지 않다
 
 필자는 페이스북의 10대 문제의 핵심은 '10대가 페이스북을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가 아니라 '10대들이 페이스북에 관심을 두지 않더라도 앞으로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쪽에 있었습니다. 10대도 곧 20대가 되기 마련이니까요.
 
 


 22일(현지시각), 페이스북 주가는 1.97% 상승한 81.45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장중 81.8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80달러 선에 턱걸이였던 이전과 달리 안정적으로 진입했다는 평가입니다. 페이스북 주가는 올해만 49% 상승했는데, 최근 한 달 동안 좋은 실적으로도 70달러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여 주춤하던 것이 이날 터진 것입니다.
 
 페이스북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인스타그램의 성장'과 '광고 매출 상승'이 동반한 덕분입니다. 얼마 전,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스타그램은 2억 명을 달성한 지 9개월 만에 월간 사용자 3억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트위터 월간 사용자를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또한, 씨티그룹의 보고서로는 인스타그램의 가치가 350억 달러로 나타나 페이스북이 인수 금액인 10억 달러를 아득히 넘어섰습니다. 비싼 값에 인수한 것이라는 일부 평가를 무색하게 하는 성장입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상승한 페이스북 주가를 수긍할 순 없습니다. 인스타그램은 광고를 게재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아직 시험하는 수준입니다. 페이스북 광고 매출에 이바지하려면 아직 멀었죠. 그리고 페이스북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상승한 광고 매출을 공개한 건 지난 10월입니다. 하지만 주가는 지금까지 상승한 게 아니라 등락을 반복했습니다.
 
 무엇보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 날은 페이스북에 좋지 않은 내용이 보도되고, 처음으로 장이 열린 날이었습니다.
 
 프랜크앤매지드협회(Frank N. Magid Associates)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13~17세 인구 중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인구가 지난해 94%에서 올해는 88%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의 고질적인 문제인 10대 이탈이 거론된 근 2년이 된 시점에도 해결되지 않은 것입니다.
 
 즉, 페이스북의 10대 이탈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된 상황에서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합니다. 모순을 설명해야 하죠.
 
 


 가장 큰 원인은 인스타그램입니다. 투자자들은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서 빠져나가는 10대를 붙잡을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직 설립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았고, 지속해서 성장하는 탓에 신규 사용자 유입에서 10대를 끌어들이기 유리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이 10대를 끌어들이는 방법이 중요한데, 인스타그램은 콘텐츠를 인스타그램에 꼭 두기보단 배출하는 성격이 강한 서비스입니다. 편집하고, 공유하고, 페이스북이나 텀블러 등으로 배출합니다. 반면,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모으는 성격의 서비스입니다. 내부에서 재생산하든, 외부 콘텐츠를 끌고 오든 페이스북의 콘텐츠를 외부로 공유하는 데 서비스 사용을 집중하는 사용자는 없습니다. 반대인 서비스 성격과 페이스북처럼 고립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이 10대 고객에 흥미를 주는 겁니다. 특히 실명 사용에 민감한 페이스북과 다르게 인스타그램은 익명으로 이용하기 수월하고, 실제로 익명 계정의 비율이 페이스북보다 높죠.
 
 그러나 인스타그램만이 해결책이었던 건 아닙니다. 페이스북의 3분기 실적을 보면 하루 이용자 수는 8억 6,40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9% 상승한 수치입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아직도 상승하며, 해당 이용자가 과거 페이스북을 이용하지 않았던 사용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서비스 국가를 확대하면서 늘어나는 사용자도 있지만, 결국 신규 유입을 꾸준히 늘리는 건 기존 시장에서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던 고객의 확보입니다.
 
 그러니까 페이스북의 꾸준하게 상승한다는 점과 인스타그램이 10대를 붙들고 있을 서비스의 가능성을 함께 생각했을 때, 10대 페이스북 사용자가 줄어드는 현상이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가 아닌 전체 회사에 위협적인 것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인스타그램이라는 카드를 얻은 덕분이지만, 페이스북이 신규 이용자 유지까지 성공하면서 프랜크앤매지드협회의 보고서가 페이스북의 주가 급등을 막을만한 근거가 되지 못한 겁니다.
 
 그만큼 페이스북의 10대 이탈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페이스북의 신규 이용자가 줄어드는 상황이었다면 낙관적인 전망을 내릴 수가 없을 테니까요.
 
 


 필자는 페이스북의 10대 문제가 2년여 만에 정상적인 위치로 돌아왔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 단순한 유행이었던 모습을 벗어난 지 오래고, 마치 대체재 없는 소셜 미디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10대 고객이 결국에는 페이스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했었는데, 이를 잘 보여줬고, 주가를 통해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페이스북이 실수하지 않아야 할 것은 이용자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선보이는 신규 앱 서비스들입니다. '슬링샷(Slingshot)'은 스냅챗, '룸(Rooms)'은 이크야크를 겨냥하고 있고, 겨냥한 서비스들은 현재 10대 이용자의 인기를 가장 잘 흡수하는 스펀지입니다.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슬링샷이나 룸은 필요없는 서비스로 보이기도 하는데, 반대로 해당 서비스들로 현재 상황을 유지하고자 했을 때 확실한 경쟁자들과 겨뤄야 하므로 서비스의 구멍이 페이스북의 10대 고객 문제를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건 페이스북이 명백하게 원치 않는 일이죠. 이제 기존 서비스보다 신규 서비스를 신경 써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