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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 '올해도 단일 앱 전략'


 페이스북은 지난해 어떤 1년보다 많은 앱을 선보였습니다. 그룹, 페이퍼, 룸, 슬링샷 등 총 9개의 단일 앱을 내놓았고, 룸과 슬링샷은 아예 페이스북과 연결하지 않도록 한 독자적인 서비스였습니다. 뉴스피드를 통한 안정적인 이익 확보가 가능해졌고, 단일 앱에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지점이 2014년이었다는 거죠.
 


페이스북, '올해도 단일 앱 전략'
 
 그렇다면 올해의 페이스북은 어떨까요? 페이스북이 단일 앱 전략을 이어가기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임원인 조던 뱅스(Jordan Banks)는 CBC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 페이스북의 주요 전략이 단일 앱에 있음을 얘기했습니다.
 
 


 뱅스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단일 모바일 앱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략은 매우 단순합니다. 페이스북에 포함한 기능을 단일 앱으로 만들거나 완전히 새로운 앱을 만드는 것이죠.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앱이 기존에 없었던 앱인 건 아닙니다. 슬링샷은 분명 스냅챗과 비슷하고, 룸은 이크야크와 비슷합니다. 단지 페이스북의 느낌으로 기능을 해석한 것이죠. 올해도 비슷한 방식으로 앱을 늘리겠다는 게 페이스북의 전략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단일 앱 전략으로 크게 재미를 본 적은 없습니다. 메신저 앱은 사용자가 크게 늘긴 했으나 페이스북 앱에서 강제적으로 메신저로 넘어가게 한 탓이 컸고, 그 외 기능을 떼놓은 앱들도 페이스북 앱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별도의 앱을 실행하기는 접근성이 좋지 않았습니다.
 
 또한, 슬링샷이나 룸처럼 페이스북과 연결하지 않은 앱들은 이들 나름의 마케팅이 없었으며, 단지 '페이스북이 출시했다.'는 것으로 홍보는 끝이었고, 새로운 사용자 동향을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소수 사용자가 빼놓고는 페이스북이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분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은 올해도 단일 앱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익 면에서 생각하면 페이스북 앱의 사용을 더 늘리고, 늘린 만큼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쪽이 훨씬 나은 전략으로 보이는데, 페이스북은 왜 단일 앱 전략을 유지하려는 것일까요?
 
 


 먼저 페이스북은 현재 페이스북 앱의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여러 앱을 출시하지만, 문제는 페이스북 앱이 완벽한 상태가 아닙니다. 큰 기능 추가를 하지 않더라도 페이스북은 꾸준히 안정화 관련 업데이트를 진행하는데, 중요한 건 페이스북 앱으로 충분히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고, 그런 상황에서 페이스북 앱을 안정화하여 사용자가 빠져나가는 걸 방지하는 쪽이 사업을 유지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만약 지속해서 페이스북에 기능을 추가하고, 변경할 때 안정화 단계를 훨씬 멀어질 테니까요. 몇 가지 사용자가 원하는 작은 부분들을 손보면서 유지하는 쪽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죠.
 
 다음으로 페이스북 앱을 더 무겁게 만들 수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 안정화 단계와 연결할 수 있지만, 페이스북 앱에 모든 기능을 집중하여 무겁게 만드는 건 사용자가 하나의 앱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앱에 모든 집중을 해야 하고, 하나의 앱에서 각 기능의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속 무겁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 접속하게 해야 하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특성상 앱이 무거워지는 건 좋지 않죠. 분산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대신 단일 앱으로 분리한 기능의 사용자 경험이 페이스북 앱에서 느끼는 것과 다르도록 인터페이스를 변경하고 있죠.
 
 기능을 분리하는 것이 아닌 슬링샷이나 룸처럼 새로운 단일 앱은 일종의 페이스북 내부 스타트업 지원과 같습니다. 페이퍼, 슬링샷, 룸까지 모두 페이스북 내 소규모 개발자 그룹이 제작한 앱들이며, 슬링샷이나 룸이 페이스북과 연결하지 않고 작동하는 이유는 페이스북이 개발했으나 별도의 사업 모델을 가지고 성공할 가능성을 내다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를 위한 지원이자 올해는 그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런 반복에서 성공적인 앱이 등장할 수 있으니까요.
 
 페이스북이 이런 지원을 페이스북과 엮지 않고, 독자적으로 실행하여 실패를 감수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일 앱들의 성과가 페이스북 매출에 지장을 주는 수준을 넘어섰으며, 페이스북만으로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탓입니다. 이전에 페이스북이 내놓은 카메라나 페이스북 홈이 페이스북에 대한 투자에 악영향을 끼쳤는가 생각해보면 지금 와서 페이스북이 이런 전략을 더 강화할 수 있는 배경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돈이 많아서'라고 결론 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페이스북의 사업 모델이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을 만큼 안정적이라는 걸 방증하고, 그것이 기능을 분리하거나 새로운 단일 앱을 만드는 전략을 페이스북이 내세우도록 했다는 겁니다.
 
 


 당연하게도 페이스북의 단일 앱 전략이 성공할 것으로 장담하진 않습니다. 상기했듯이 지난해 페이스북의 단일 앱 전략에서 크게 성공한 건 메신저 정도이며, 강제적으로 이행하도록 한 부분이 컸습니다. 사용자의 불만까지 상쇄하진 못했죠.
 
 올해 페이스북 단일 앱 전략은 메신저 앱처럼 사용자 불만을 끌고 가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 경험의 이행을 통한 자연스러운 분산이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당장은 2015년 첫, 페이스북의 단일 앱이 어떤 것이 될지 기대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