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FaceBook

페이스북 앳 워크, 페이스북의 최근 제품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



 지난해 11월, 파이낸셜타임스는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앳 워크(Facebook at Work)'라는 직장인을 위한 페이스북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몇 개 회사에서 시험한다고 전했는데, 슬랙(Slack), 큅(Quip) 등의 제품이 주목을 받으면서 페이스북 앳 워크도 협업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습니다.
 


페이스북 앳 워크, 페이스북의 최근 제품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
 
 페이스북은 꽤 많은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단지 제품들이 페이스북 서비스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모으지 못했다는 게 중요하죠. 그러나 야심 차게 준비한 페이스북 앳 워크는 어떨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페이스북 최근 내놓은 어떤 서비스보다 기능이나 전략에서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은 시험 중이던 페이스북 앳 워크를 출시했습니다. 서비스는 아직 베타 테스트 성격이지만, 웹사이트나 iOS, 안드로이드 앱으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앱을 내려받더라도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직원용 계정을 새로 생성해야 합니다. 직원용 계정은 회사 계정과 연결하여 페이스북 앳 워크를 실행할 수 있게 하고, 기존 페이스북 계정과 연결하고 싶은 직원은 싱글 사인 온(Single Sign On ; SSO) 방식으로 한 번만 연결하면 이후에는 연결한 계정을 통합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기존 페이스북 계정과 직원용 계정의 데이터는 섞이지 않습니다. 단지 싱글 사인 온으로 계정을 확인할 뿐이죠.
 
 그러므로 페이스북 앳 워크를 업무에 사용하고자 하는 회사는 회사 계정을 먼저 열어서 관리자 권한을 가져야 합니다. 이는 기존 페이스북이 개인적이었던 서비스와 다르게 페이스북 앳 워크는 회사를 중심으로 직원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이며, 회사가 주도적으로 페이스북 사용을 권장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기존 페이스북과 다르긴 하지만요.
 
 그렇게 이용할 수 있게 된 페이스북 앳 워크는 기존 페이스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프로필이 있고, 뉴스피드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다른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부서별 그룹을 생성하고, 일정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회사 직원만 이용할 수 있는 비공개 페이스북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앳 워크로 제시한 목표는 무엇일까요?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는 '근로자에 대한 기술의 영향(Technology’s Impact on Workers)'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를 보면 '직장인들이 업무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통신 및 정보 도구'에서 SNS라고 말한 응답자는 4%로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SNS가 업무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낮은 것입니다.
 
 하지만 SNS가 업무 활용에 중요하지 않은 이유를 들여다보면 SNS가 업무용 서비스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SNS의 업무 활용에 대한 욕구가 직원들에게 없었는가 하면 슬랙이나 큅, 힙챗 등의 서비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런 비공개 협업 도구는 SNS로 업무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그룹을 수요로 성장했습니다.
 
 그런 맥락이라면 페이스북은 단순히 페이스북을 비공개 협업 도구로 제공하면 그만인 것이었습니다. 퓨 리서치 센터의 보고서는 되레 SNS가 협업 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었죠.
 
 여기서 페이스북의 목표가 나타납니다. 페이스북은 이미 가장 인기 있는 소셜 서비스이고, 페이스북 앳 워크는 페이스북을 비공개 서비스로 돌린 것이 전부입니다. 여러 협업 서비스에 주목하지만, 쉽게 도입할 수 없는 건 기술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직원까지 포함하기 어려운 탓이 컸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배워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 게 서툰 직원이 많다면 서비스 선택에 어려움이 따르고, 특히 슬랙이나 힙챗은 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으면 강력한 기능이 무용지물인 채팅 서비스가 돼버립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아주 익숙한 서비스입니다. 아직 확장 기능 등을 포함하지 않았기에 성능에서 여타 경쟁 제품보다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회사들이 협업 도구로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순 있다는 겁니다. 접근성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죠.
 
 페이스북에 접근성에 집중한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 또 있는데, 슬랙이나 힙챗 등은 좀 더 강력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선 요금을 내야 하지만, 페이스북은 아직 시험 서비스로 요금을 책정하지 않았습니다. 혹은 아예 요금이 없는 서비스가 될 수도 있겠으나 대신 경쟁 제품보다 기능이 부족하죠. 이것은 기능과 가격의 옵션으로 경쟁 중인 협업 시장에서 사용자를 흡수하여 파이를 키우는 기존 페이스북 방식으로 도전하는 것입니다.
 
 본래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효율을 높이고, 높아진 효율에 따라서 개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대량 공급할 수 있기에 효율을 입증할 수 있다면 빠르게 가격을 책정하여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이 치열한 경쟁 속에 페이스북 앳 워크를 시험 서비스로 내놓은 건 퓨 리서치 센터의 보고서처럼 아직 이런 방식을 중요하다고 인지할 단계가 아니며, 오히려 접근성을 높이는 쪽으로 효율 입증과 함께 협업 시장에 앞으로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즉, 페이스북은 협업의 효율을 높이는 것보다 페이스북 앳 워크로 소셜 서비스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구축하겠다는 겁니다. 현재 페이스북의 SNS 시장 지위나 경쟁 협업 서비스와 다른 방향성, 그리고 페이스북이 페이스북 앳 워크에서 기대하는 걸 종합했을 때 여태 부수적이었던 제품들과 달리, 영향력 있는 제품이 되리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다만, 페이스북의 약점인 '개인정보 노출'이라는 쟁점을 페이스북 앳 워크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건 페이스북의 목표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점을 페이스북이 확실히 얘기할 수 있어야 회사들이 페이스북 앳 워크 도입에 좀 더 관대할 것입니다.
 
 페이스북 앳 워크는 페이스북에도 중요하지만, 협업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 올해, 새로운 화두를 던질 제품이라는 점도 매우 중요합니다. 페이스북 앳 워크로 수요가 빠지는 만큼 슬랙이나 큅, 힙챗 등의 전략도 변화할 테죠. 그리고 협업 시장과 경쟁하고자 나선 이메일 서비스도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페이스북 앳 워크의 성과가 페이스북과 협업 시장에 끼칠 영향을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