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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이 거짓 정보에 대처하는 방법


 소셜 미디어의 적(敵)은 확실히 소셜(Social)입니다. 여러 사람이 정보를 생산하고, 쉽게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죠. 정보가 진실이든 거짓이든 확인하는 방법조차 공유 수나 확인 불명의 댓글을 통하다 보니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큼 걸러내는 것도 간단해졌습니다.
 


페이스북이 거짓 정보에 대처하는 방법
 
 페이스북은 한동안 스팸과의 전쟁을 치렀습니다. 지난해 4월, 스팸을 처리하는 알고리즘의 수정으로 어느 정도 해결했고, 신고 방식을 변경하면서 스팸 대처가 깔끔해졌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복병이 등장했으니 사용자가 늘고, 뉴스피드에 모여드는 정보가 늘어나면서 거짓 정보(Hoax)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스팸을 단속하기 위해 도달률만 목적에 둔 페이지를 집중하여 관리했고, 단속할 3가지 유형을 발표했습니다. 첫 번째는 '좋아요를 부탁하거나 광고로 유도하는 게시물', 두 번째는 '스팸성 링크를 포함한 게시물', 세 번째는 '중복한 사진과 동영상 게시물'로 해당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게재할 때, 알고리즘을 통해 걸러내도록 했죠.
 
 그러나 도달률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그저 거짓 정보를 작성하는 데 의의를 둔 게시물은 이 스팸 알고리즘으로 정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 사용자 증가는 이런 정보를 더욱 양산했습니다. 작년 3분기에 페이스북 월 사용자는 14% 증가했고, 하루 사용자도 1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시물의 증가뿐만 아니라 공유까지 증가하여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관리의 필요성만 늘어났죠.
 
 당연히 페이스북이 닿지 못했던 곳은 그대로 '소셜 미디어의 부정적인 면'이 되었습니다. 사실은 부정적인 사용자의 몫이겠지만, 결론은 '소셜 미디어보다 신뢰할 수 있는 매체의 욕구'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필자가 '소셜 미디어의 적은 소셜'이라고 한 이유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에스페란토로 작성된 내용을 거짓으로 해석한 게시물이 있다고 했을 때, 대부분은 번역의 품질보다 해석한 내용에 중점을 둬서 좋아요를 누르거나 공유를 하게 됩니다. 대다수는 에스페란토를 사용하지 못할 테고, 해당 내용이 어떻게 번역되었든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그 점에 주목하므로 거짓 정보의 확산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물론 정보를 걸러낼 능력이 있는 사용자라면 번역기라도 사용해보겠지만, 에스페란토 화자가 해당 게시물에 등장하지 않는 한, 거짓 내용이 계속해서 확산할 가능성은 계속 남게 됩니다.
 
 중요한 건 앞선 예와 같은 게시물이 정말 많다는 것이죠. 더군다나 해당 내용이 공감을 얻으면 얻을수록 신뢰도도 함께 높아집니다. 반대로 에스페란토 사용자가 등장할 확률도 높아지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거짓 정보를 습득한 이후이고, 해당 게시물을 뉴스피드에서 다시 확인할 수는 있겠으나 많은 댓글 중 게시물의 거짓을 지적한 사람을 발견하여 되돌리려는 접근의 빈도는 처음 게시물을 접했을 때보다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거짓 정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에스페란토를 해석한 게시물을 검토하기 위해 에스페란토 화자를 고용하여 감시하도록 할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페이스북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거짓 정보를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신 거짓 정보를 걸러내어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소셜을 적이 아닌 아군으로 돌려놓는 방안을 선택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사용자가 특정 게시물의 옵션에서 게시물을 숨기도록 하거나 신고하여 페이스북에 알리면 해당 게시물이 거짓이라는 경고문을 부착하여 사용자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삭제가 아닌 사용자에게 알리는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특정 게시물이 거짓이라는 걸 판별하기도 필요하지만, 진실이라는 것도 판별할 수 있어야 정확한 처리가 가능합니다. 즉, 페이스북이 삭제한 정보가 거짓이라는 걸 믿게 할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는 무작정 삭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자정 능력을 충분히 믿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은 보통 게시물을 공유한 후 거짓이라는 걸 알아차리게 된다.'면서 '공유한 정보가 거짓이라면 다른 이들이 거짓을 지적하는 댓글이 증가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의 지적을 본 사용자는 보지 않은 사용자보다 해당 게시물을 뉴스피드에서 삭제할 가능성이 2배나 늘었다는 걸 실험에서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첫 번째 이유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이 되면서 직접 삭제하지 않고도 게시물을 도태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짓 정보라는 댓글을 사용자가 직접 확인하지 않더라도 뉴스피드에서 거짓 정보를 다시 봤을 때 알림으로써 다시 댓글을 통해 거짓임을 확인하거나 거짓인 이유를 파악할 여지를 주고, 진실한 정보를 습득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뉴스피드의 정보는 진실입니다.'를 뒤집어서 '이 정보는 거짓입니다.'를 콘텐츠로 활용하도록 조정한 것입니다. 특정 정보가 거짓임이 확정될 때, 왜 거짓인지에 대한 의문이 해당 게시물에 생길 테고, 이것이 진실한 콘텐츠를 재생산할 수 있다는 거죠.
 
 소셜 미디어의 특징을 살려서 소셜을 아군으로 만든 아주 멋진 대처 방법입니다.
 
 


 필자가 멋지다고 했지만, 제대로 작동할 것으로 단정한 건 아닙니다. 두루뭉술한 결론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 대처 방법의 핵심도 소셜에 있고, 소셜의 양면성을 생각하면 어떤 식으로 작동할지 명확하게 얘기할 수는 없는 탓입니다. 사람이 컴퓨터는 아니니까요.
 
 단지 소셜 미디어가 기존 미디어와 확연히 다르고, 많은 주체를 수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미디어의 해결 방식이 아닌 소셜 미디어에 적용할 수 있는 흥미로운 방안을 내놓았다는 게 멋지다는 겁니다.
 
 빗대어 생각하면 기존 미디어의 게시물에 대한 공감이나 반대하는 투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핵심은 거짓 정보를 소셜을 통해 재활용한다는 것이며, 재활용된 게시물이 늘어나면 실적에서도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내다 버리는 게시물이 줄어드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