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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아마존은 왜 자전거 배송을 시작했을까?


 아마존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고객 서비스입니다. 특히 배송과 관련해서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으며, 빠르고 정확한 배송으로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배송은 당장 기술 발전만으로 모든 고객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제약에 대한 폭넓은 시도를 하는 것이죠.
 


아마존은 왜 자전거 배송을 시작했을까?
 
 온라인 쇼핑은 보편적인 소비 방법입니다. 매장에 원하는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되고, 집에서 주문할 수 있으며, 구매한 물품은 집이나 회사에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발전해온 것인데, 그럼에도 더디고, 해결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배송'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마존이 뉴욕 맨해튼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1시간 만에 물건을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아마존 프라임 나우(Amazon Prime Now)'라는 명칭으로 프라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라임 고객을 대상으로 합니다.
 
 아마존은 지난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마주하는 빌딩을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SJ은 임대 건물이 연말 쇼핑 기간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었고, 필자도 당장은 그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이 매출에 큰 변동을 주진 않을 것으로 필자는 '아마존이 배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종의 픽업 서비스로 임대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이번 WSJ의 보도를 보면 프라임 나우를 해당 건물을 기점으로 시험하고 있으며, 임대 기간은 17년인 것 밝혀졌습니다. (10월에는 임대료와 임대 기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배송비는 1시간에 7.99달러이고, 2시간을 넘어가면 무료입니다. 모든 물품이 대상은 아니며, 당연히 자전거에 실을 수 있는 책이나 생활필수품 등 제품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마존은 1시간 배송이 아닌 30분 배송을 내세운 '프라임 에어(Prime Air)'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또한, 미국 연방 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 FAA)의 드론 관련 규제만 기다리고 있죠. 만약 드론 배송이 가능하다면 프라임 나우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자전거 배송을 드론 배송과 비교해서 보면 드론 관련 규제는 내년에 마련되고, 당장 배송 시간을 단축할 방법은 자전거 배송이 최선입니다. 현재 뉴욕에서 운영 중인 자전거 택배 업체 총 3곳으로 이들과 제휴하여 자전거 배송을 한다면 굳이 드론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빠르게 배송할 수 있습니다.
 
 대신 드론 배송보다 느리고, 배송료가 비쌉니다. 자전거가 드론 배송보다 앞선 서비스는 아니라는 겁니다. 자전거 택배의 단점을 완전히 해결하고 싶었다면 드론 배송에 집중하는 것이 좋고, 임대 빌딩을 존재를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단지 아마존이 드론 택배에서 살짝 주춤해졌다는 걸 방증한다는 것이죠.
 
 WSJ이 보도한 FAA가 고려 중인 드론 관련 규정을 몇 가지 보면, '상업용 드론은 유인 항공기 조종사 면허를 가진 사람이 조종해야 한다.'거나 '400피트 이상 비행할 수 없다.', '드론이 조종사 시야에 있어야 한다.' 등 까다로운 조항이 많습니다.
 
 배송 시간은 그렇다 쳐도 유인 항공기 조종사에 대한 인건비를 생각해야 하고, 드론을 조종사가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는 건 드론 배송 자체에 의미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드론보다 조종사가 30분 만에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자전거 배송은 드론 배송에 대한 차선책일까요?
 
 아마존은 자전거 배송으로 '고객들이 짧은 시간 배송에 얼마나 돈을 내는가', '배송료만큼 만족도가 높은가', '얼마나 많은 고객이 제한된 품목에서 빠른 배송을 원하는가' 등 드론 배송과 비슷한 조건을 함께 시험하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 FAA의 결정이 나지 않았기에 드론 배송은 시험 운행도 어렵고, 혹은 규제에 따라서 드론의 상업적 이용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드론이 아닌 방법으로 자전거 배송은 괜찮은 차선책이 될 수 있을뿐더러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 동향을 파악하기에도 좋은 방법입니다.
 
 드론 배송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이 명확한 겁니다.
 
 


 아마존은 얼마 전, 유인 항공기 조종 경험이 있는 드론 조종사를 구한다는 구인 공고를 냈습니다. 드론을 이용한 빠른 배송 준비에 소홀한 건 아니죠. 단지 유인 항공기 조종사가 드론 조종으로 배송하는 데 있어서 어느 수준의 임금을 줘야 하고, 임금만큼 효과를 볼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습니다. 드론 택배가 인건비 절약을 위한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FAA의 결정에 따라 인건비가 아마존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더 커질 수 있기에 자전거 택배가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는 겁니다.
 
 드론 배송에서 남은 건 FAA지만, 아마존은 그보다 앞서서 배송 시스템을 시험하고, 또 실행하고 싶은 겁니다.
 
 아마존은 현재 맨해튼에서만 가능한 자전거 배송을 내년에는 다른 지역에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빠른 배송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