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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Google

구글 글래스, 익스플로러 에디션 판매 중단의 의미


 필자는 지난해 11월, '구글 글래스가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가치를 낮추는 것보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높인 가치로 서서히 시장에 다가가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제시했죠. 그만큼 구글 글래스에 대한 관심도는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있습니다.
 


구글 글래스, 익스플로러 에디션 판매 중단의 의미
 
 구글이 '구글 글래스 익스플로러 에디션(Google Glass Explorer Edition)'을 내놓고, 일반 소비자에 판매를 시작한 지 근 2년이 다 되었습니다. 구글은 익스플로러 에디션을 바탕으로 1~2년 안에 일반 소비자용 구글 글래스를 출시하겠다고 말해왔으나 여전히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일반 소비자용 구글 글래스는 더욱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via_IT Pro Portal


 구글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판매했던 익스플로러 에디션의 일반 소비자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기업용으로 계속 판매하겠지만, 일반 소비자가 구글 글래스를 구할 방법은 중고 시장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익스플로러 에디션 판매 중단과 함께 구글 X 연구소에 있던 구글 글래스 부문은 독립적인 사업부로 옮기게 되었으며, 네스트의 토니 파델이 담당하게 됩니다. 이는 제품의 성격뿐만 아니라 사업부도 체제를 전환하여 이전과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물론 익스플로러 에디션이 일반 소비자 판매를 진행한 것이지 일반 소비자를 노리고 제작한 것은 아니기에 구글 글래스의 완전한 철수로 볼 순 없습니다. 무엇보다 소규모 프로젝트 성격의 구글 X를 벗어나 독립적인 사업부를 마련했다는 건 본격적으로 상품화하여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의지가 더 강하죠.
 
 다만, 독립적인 사업부와 본격적인 사업 진행이 익스플로러 에디션 판매 중단의 이유가 될 순 없습니다. 애초 익스플로러 에디션이 일반 판매자용 제품은 아니지만,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구글 글래스 생태계를 위한 탓이었습니다. 구글 글래스는 매우 실험적인 제품이었고, 일반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하기 위해서는 구글 글래스를 여러 방면에서 시험해야 했으며, 개발자들도 구글 글래스에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익스플로러 에디션이 그런 성격의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 판매를 중단한다는 건 더는 일반 시장에 대한 시험과 생태계 강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익스플로러 에디션 판매 중단이 의미하는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엔터프라이즈 시장'입니다. 기업 판매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미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독립적인 사업부를 마련했다는 것이 뒷받침합니다. 구글 글래스의 규모를 줄이기보단 그나마 확실한 시장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아직 부족한 구글 글래스로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구글 글래스에 대한 우려가 나온 건 전부 일반 사용자의 일반적인 기기 사용에서 비롯한 것이었고, 의료 기관, 교육 기관, 항공사 등 업무 활용에서는 좋은 성과를 거둬왔습니다. 영화관에서 쫓겨나거나 술집에서 구글 글래스를 착용했다는 것만으로 폭행당하는 일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벌어진 적이 없으며, 항상 효율 향상에 중점을 둔 채 논의되었습니다. 구글 글래스의 활용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기에도 기업 시장에 머무는 것이 잡음을 줄일 방법인 셈입니다.
 
 당연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도 잡음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으나 활용을 명확하게 하여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글 글래스 생태계를 강화하기도 지금보다 수월하겠죠.
 
 두 번째는 '새로운 일반 소비자용 구글 글래스'입니다. 현재 구글 글래스의 디자인은 일반 사용자들이 보편적으로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많은 구글 글래스 착용자가 거리를 거닌다고 생각하면 모두가 선글라스를 쓴 것처럼 이상한 모습일 겁니다. 무엇보다 안경에 대한 거부감으로 렌즈 착용 등이 늘어나는 지점에서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까지 귀에 무언가를 걸어야 하고, 얼굴을 덮어 분위기를 바꿀만한 것을 덥석 착용할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런 지적은 익스플로러 에디션의 판매가 진행되면서 더 심해졌습니다. 일반 소비자가 거부감 없이 착용할만한 디자인의 구글 글래스가 필요하다고 말이죠. 누군가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일 뿐, 처음 안경을 착용했을 때와 같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안경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왔는가 돌이켜보면 구글 글래스도 안경의 디자인 발전만큼 디자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구글 글래스의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하겠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구글 글래스의 이미지를 일반 소비자에 크게 각인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좀 더 실용적이고, 보편적인 구글 글래스를 위해 쉬어가고자 익스플로러 판매를 중단했다고 할 수 있겠죠.
 
 


 필자는 구글 글래스를 세그웨이나 3D TV에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그웨어의 1인 이동 수단 모델이 완전히 사라졌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으며, 3D 기술이 사장되었는가 해도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뿐이고, 구글 글래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구글 글래스가 이제라도 방향을 돌린 건 올바른 선택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익스플로러 에디션 판매 중단이 구글 글래스를 포기한 것이라 아니라 다시 내딛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라는 점에서 지난 우려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잠식할 여지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는 아주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일반 소비자용 구글 글래스가 멀어지긴 했으나 더 기대할 제품의 등장을 예고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