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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일반

에버노트, CEO 교체와 미래


 에버노트의 입지가 이전처럼 확고하진 않습니다. 지속해서 많은 노트 엡이 등장하고, 협업 서비스도 인기를 끌면서 에버노트의 정체성을 둘로 나누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서비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죠.
 


에버노트, CEO 교체와 미래
 
 지난 4월, 에버노트는 요금제를 개편했습니다. 기존 프리미엄 요금제와 무료인 베이직 사이에 연간 25,000원에 데이터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플러스'를 추가한 것입니다. 프리미엄의 구독료는 연간 50,000원이었고, 저렴하게 에버노트로 다양한 활용을 하려는 고객을 끌어들이진 못했기에 플러스를 내놓은 거죠.
 
 


 에버노트는 새로운 CEO로 구글 임원을 지낸 '크리스 오닐(Chris O’Neill)'을 선임했습니다. 에버노트의 창업자이자 전 CEO였던 필 리빈(Phil Libin)은 집행역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으며, 차세대 에버노트 제품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리스 오닐은 구글 X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담당했고, 구글 캐나다 지사 비즈니스를 총괄한 경험이 있습니다. 전문 경영인으로는 오랜 경험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에버노트는 이미 많은 사람이 매일 더 다양한 것을 성취하도록 돕는다.'면서 '지식노동자는 전 세계 10억 명 가까이 있으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리빈은 '크리스 오닐은 에버노트가 긍정적인 영향을 세계적으로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경험을 가져올 것이고, 회사의 문화와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성장시키는 데 탁월한 인물로 평가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리빈이 회장직으로 옮긴 건 전문 경영인을 통해 안정적인 회사를 꾸리면서 자신은 경영보다 제품 개발이나 사업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달부터 에버노트는 IPO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는데, CEO 교체도 그 과정의 하나로 보는 것이 타당하죠.
 
 


 작년만 하더라도 리빈은 '당장 에버노트를 기업 공개하고 싶진 않다.'면서 'IPO를 한다면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에 IPO의 의사를 언급하면서 장기적으로 IPO 계획을 진행하겠다고 전달했는데, 에버노트의 IPO는 이전부터 상당히 주목받는 것이었습니다.
 
 에버노트는 노트 서비스 하나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성장했습니다. 거기다 여타 스타트업처럼 이익이 없는 운영을 한 것이 아니라 드롭박스처럼 이익 모델을 두고 성장하면서 현금 보유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현금이 늘어나니 막대한 자금 조달에 욕심을 가지지 않게 된 것이기도 하지만, 투자자들은 에버노토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었죠.
 
 문제는 에버노트가 현재 상태로 IPO를 진행했을 때 에버노트의 가치에 미래 성장 가능성보다 현금 가치에 더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에버노트도 이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CEO 교체도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버노트의 성장 가능성이라는 건 꽤 간단한 부분입니다. 현재 에버노트는 에버노트라는 서비스 하나로 모든 가치를 대변합니다. 그러나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서비스와 다르게 고객이 대체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건 에버노트의 고민이고, 장기적으로 에버노트의 가치가 소멸할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을 예견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에버노트는 가치의 분산과 분산한 가치의 확장, 통합으로 에버노트가 고객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 많은 앱을 출시하면서 시도하려 한 것이기도 하고, 현재는 스키치(Skitch)나 펜얼티메이트(Penultimate)로 시도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단지 에버노트와의 연동이 유기적이지 않고, 별도의 앱으로서 가치가 더 높은 상황인데, 에버노트는 자사 고객들이 에버노트와 여타 제품들은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겁니다.
 
 그것을 마련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IPO의 방향이 결정되리라 생각하고, 그건 다르게 말해서 에버노트의 미래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상장하지 않고, 지금처럼 운영하는 방법도 나쁘진 않습니다. 에버노트의 특성상 성장을 증명하려면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 신규 유료 고객을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될 텐데, 대체 서비스가 많은 상황에서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이죠.
 
 다만 IPO 의사를 보인 것은 대체 서비스에 밀리지 않을 자신감과 그러기 위한 성장 발판에 IPO만 한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거라 보입니다.
 
 어쨌든 CEO 교체는 IPO의 첫머리이고, 에버노트가 어떤 식으로 미래 가치를 지금과 다르게 바꿔 놓을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