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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Twitter

트위터로 정치자금 기부한다


 미국은 대선 마라톤이 진행 중입니다. 2012년, 소셜 미디어 전략이 대선에 영향을 끼쳤던 만큼 이번에는 초반부터 소셜 경쟁이 치열합니다. 무엇보다 소셜 전략의 핵심이었던 트위터나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새롭게 떠오른 인스타그램, 스냅챗, 핀터레스트나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이용하면서 젊은 유권자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로 정치자금 기부한다
 
 가장 인상적인 사례라면 '페리스코프(Periscope)'의 활용입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은 선거 집회에서 페리스코프를 이용한 생중계를 시도했었는데, 생중계 동안 많은 사람이 의견을 남길 수 있었으며, 클린턴의 지지자라면 빠르게 생중계에 참여할 수 있었죠.
 
 


 트위터는 스퀘어와 제휴하여 트위터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기부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트위터의 공동 설립자이자 임시 CEO면서 스퀘어 설립자이자 CEO인 잭 도시(Jack Dorsey)가 두 회사를 연결한 첫 전략입니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위터는 '지난달 6일, 공화당 경선 1차 토론회에서 영감을 얻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토론회는 온라인에서만 10억 건 이상 언급되었는데, 대선이 온라인에서 큰 관심사가 되면서 기부 모델이 새로운 영향력이 될 수 있으리라 판단한 모양입니다.
 
 트위터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이미 스퀘어는 쉽게 송금할 수 있는 '스퀘어 캐시(Square Cash)'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스퀘어로 자신의 계정을 부여받아 캐시 태그(Cash Tags)를 트위터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캐시 태그는 설정한 태그가 'Cash.me'라는 주소 뒤에 붙어 URL을 생성하고, 해당 URL로 접속하면 금액과 카드 번호를 입력할 수 있는 페이지가 나타나는 형식입니다. 기부자는 항목을 입력한 후 버튼만 누르면 송금할 수 있죠. 이미 위키피디아나 프로덕트 레드의 태그가 생성된 상태인데, 이번에는 정치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어찌 보면 트위터보다는 캐시 태그가 핵심인 것 같지만, 캐시 태그를 공유할 수단으로 트위터를 내세웠고, 트위터로 정치 자금을 모으려는 후보자라면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페리스코프가 탄력받을 방안이기도 합니다. 트위터는 페리스코프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생중계하는 것이 새로운 동향으로 떠오르면서 마케터들은 페리스코프를 주목하고 있으며, 페리스코프와 경쟁 중인 미어캣은 빠르게 성장하고, 페이스북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트위터는 지난 2012년 미국 대선에서 소셜 미디어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는데, 시간별로 구성된 타임라인과 실시간성이 뚜렷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젊은 층이 더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이고, 메신저인 스냅챗은 트위터보다 더 빠른 실시간성을 제공하죠.

 스냅챗은 소셜 미디어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한 덕분인데, 아예 CNN 정치부 기자인 피터 햄비(Peter Hamby)를 뉴스 부분 책임자로 영입했습니다. 스냅챗이 대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이용자들은 스냅챗의 실시간성을 확인하여 뉴스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여지가 생기고, 그건 과거 트위터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트위터가 페리스코프를 내세우는 이유가 분명한 거죠. 실제 클린턴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도 페리스코프를 이용해 후보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스냅챗에 뒤지지 않는 실시간성을 지녔으면서 동영상 중계라는 특징이 뉴스를 즉발하는 데 효과적이고, 촬영한 동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할 수 있으니 연계도 기대할 수 있는 겁니다.
 
 거기에 기부 기능까지 추가한다면 후보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홍보 플랫폼이 되겠죠. 트위터는 페리스코프 이용자 확보와 후보자들의 트위터 이용 유도, 캐시 태그의 활용까지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소규모 기부지만, 후보로서는 지지도를 파악할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고, 소셜 미디어의 활용에 반영할 수도 있으니 여러 면에서 의미 있는 기능이죠.
 
 


 재미있게도 스퀘어는 스냅챗과 제휴하여 송금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이번 대선 경쟁에서 스냅챗이 트위터의 경쟁자가 된 것입니다. 이는 스냅챗이 스퀘어와의 제휴를 이용하여 비슷한 기부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걸 방증하므로 온전히 트위터의 차별화라고 단언할 수 없고, 양쪽의 경영을 맡은 도시가 어떤 결정을 할지 두고 볼 문제입니다.
 
 어쨌든 트위터가 정치자금 기부로 대선 경쟁에 화두를 던졌습니다. 단지 페리스코프의 실시간성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트위터는 실시간 답변이라도 충분히 숙고할 시간을 가질 수 있으나 페리스코프는 의견에 즉각 대응할 수 있고, 되레 치명적인 발언이나 실수, 주변 환경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겁니다.
 
 페리스코프 등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활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므로 활용 여지는 눈여겨봐야겠으나 트위터의 전략처럼 연계될 수 있을지에 단안을 내릴 수는 없죠. 정치자금 기부로 끌어들인 후보들이 트위터나 페리스코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대선 이후 경쟁 서비스와의 위치를 결정할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