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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FaceBook

페이스북의 주가 100달러 달성


 필자는 '페이스북, 주가 100달러 달성한다?'라는 글을 통해서 '페이스북은 현재 안정적인 기반, 새로운 성장 동력, 미래 신규 기회까지 지니고 있다. 페이스북의 특징은 이런 요소들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과거 페이스북은 그저 프로필을 연결하는 서비스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명확한 사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거였죠.
 


페이스북의 주가 100달러 달성
 
 지난 3월, 미국 투자 은행 코웬앤코(Cowen & Co)의 영업 및 트레이딩 담당의 데이비드 시버그(David Seaburg)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주가가 100달러 선을 넘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페이스북의 주가는 80달러 선에서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그는 '디지털 시장으로 넘어오는 TV 광고 시장의 몇 안 되는 수혜자가 페이스북이다.'라면서 페이스북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지난주, 페이스북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 선을 돌파했습니다. 페이스북 주가는 24일에 2.53% 오른 102.19달러에 마감했으며, 시가총액은 2,879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세계 시가총액 7위 기업이 되었습니다. 설립 10여 년만에 100년이 넘은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나 200년의 JP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를 가치만으로 넘어선 것입니다.
 
 S&P500 지수로 보면 4번째로 빠른 성장을 보인 종목이고,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2012년 9월의 17.73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450%나 폭등한 수치입니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지난 7월부터 큰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에는 90달러 밑으로 내려가면서 우려를 낳기도 했는데, 리스크리버셜닷컴(RiskReversal.com)의 댄 네이선(Dan Nathan)은 '더는 투자할 가치가 없는 종목이며, 더 하락하여 8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100달러 선을 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죠.
 
 사실 이달초에 페이스북 주가가 엉거주춤했던 건 미국 전체 기술주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분기부터 밀려온 실적 우려와 불황에 따른 긴장감이 투자 심리를 낮춘 탓에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주에 대한 전망이 좋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 주가가 100달러 선을 넘을 수 있었던 건 지난주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신뢰를 회복한 덕분입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다른 기술 기업의 성과가 왜 페이스북의 주가에 큰 영향을 끼쳤는가'에 있겠죠.
 
 


 IPO 초기에도 페이스북에 목적은 있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을 연결한다는 것으로 투자자들은 그렇게 모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내놓았을 때 충분히 성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죠. 다만 목적만 있었을 뿐 실제 페이스북이 광고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는 점차 무너졌습니다.
 
 특히 IPO 이후 처음 진행한 제품 발표 행사에서 소개한 제품들이 모두 실패한 게 컸습니다. HTC와 제휴한 스마트폰인 '퍼스트(First)', 안드로이드 런처인 '페이스북 홈(Facebook Home)', 개인화 검색 엔진인 '그래프 검색(Graph Search)' 모두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사장되었습니다.
 
 여기서 투자자들은 페이스북에 크게 실망했죠. 단순히 웹 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보다 사업을 구분하여 각 사업에 대한 명확한 성과와 목표를 제시하는 것으로 안정적인 기업임을 증명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겁니다. 페이스북 거품론이 가장 심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당시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 지위로 경쟁사를 삼켜 기업을 유지하려 한다는 비판까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페이스북은 다릅니다. 굵직한 제품을 내놓으려고 하진 않지만, 각 사업을 구분하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가령 동영상 분야는 페이스북이 올해 가장 많이 공을 들인 부문입니다. 이전에도 동영상은 페이스북에 게재할 수 있었고, 결국에는 광고 효과로 이어지겠지만, 세부적으로는 자동 재생이나 재생 목록, 동영상 추천, 조회 표시 등 기능을 추가하면서 동영상 플랫폼을 하나의 제품과 사업으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동영상을 게재할 수 있다는 것보다 기능 개선으로 얼마나 많은 동영상이 올라왔고, 조회가 얼마나 늘었으며, 사업에 어떤 미래 가능성이 있는지 볼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이 가능해졌다는 게 크다는 겁니다.
 
 페이스북은 다시 검색을 꺼내 들었습니다. 검색 기능을 강화하여 2조에 달하는 전체 공개 포스트를 검색할 수 있게 할 예정이며, 이미 색인 작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페이스북은 개인화를 통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했고, 새로운 검색 기능으로 많은 광고주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개인화한 건 이미 그래프 검색에서 했던 겁니다. 그리고 당시에도 평가가 좋았는가 하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검색 시장을 구글이 쥐고 있다는 것과 사용자들이 원하는 검색 결과를 페이스북이 내놓을 수 있는가에 의심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광고 사업이 자리를 잡지도 못한 페이스북의 검색 사업이 매출에 영향을 끼칠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의 덩치가 커진 탓으로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페이스북이 과거 터뜨리면 무너질 것처럼 보였던 기업에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는 의미이고, 검색 기능 발표와 함께 다른 기술주들이 상승하면서 실패했던 검색으로도 성장할 수 있으리라 투자자들을 자극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검색을 두고, 구글과 정면 대결한다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그건 마땅한 경쟁 대상을 찾다 보니 구글로 정해진 것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이미 페이스북은 동영상 사업으로 유튜브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실제 마케터들도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동영상 전략을 다르게 가지면서 별도의 마케팅 비용을 지급하는데, 그런 현상이 검색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그 밖에 전자상거래 서비스도 개선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이미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크레딧이나 페이스북 기프트 등 여러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내놓고, 종료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페이스북의 주가가 밑바닥을 돌고 있을 때의 일이죠. 그러나 페이스북의 움직임과 함께 구글도 검색에서 바로 전자상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인 터라 경쟁 구도 면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을 같은 곳에 놓고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새로운 제품과 사업을 내놓는 것과 다른 기술 기업이 성장하는 것에서 상관성을 찾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3년 전 페이스북과는 전혀 다른 기업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죠. 주가가 100달러를 돌파했다는 것이 전혀 근거 없던 과거와 다르게 전달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