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의 성장에는 큰 상징성이 있습니다. 이미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장악한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성장했다는 것으로 스냅챗이나 핀터레스트와도 비슷하지만, 북미 지역에 치중한 두 서비스와 다르게 여러 지역에서 성과를 내고, 트위터를 성장률을 따라잡았으니까요.
인스타그램의 월간 사용자 4억 돌파
지난해 12월, 인스타그램은 월간 사용자가 3억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당시 트위터의 2억 8,400만 명을 웃도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트위터는 4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었고, 인스타그램은 매출이 없었기에 사용자 증가에서만 트위터를 넘어섰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당분간인 모양입니다.
인스타그램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서 월간 사용자가 4억 명을 넘었다고 전했습니다. 9개월 만에 1억 명의 활동 사용자가 증가한 것으로 트위터의 3억 1,600만 명을 완전히 따돌렸습니다. 비슷했던 사용자 수가 크게 벌어지게 된 겁니다. 당연하게도 인스타그램에 하루 평균 공유되는 사진도 8,000만 장으로 7,000만 장이었던 작년 12월보다 증가했습니다. 좋아요 수치도 25억 개에서 35억 개로 늘었죠.
트위터와도 비교되지만, 비슷한 후발 주자인 스냅챗의 월간 사용자가 평균 1억 명이라는 점도 인스타그램의 위치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의 가시적인 성장에는 이유가 있는데, 인스타그램은 전체 사용자 중 75%가 미국 외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증가한 1억 명의 가입자 절반이 유럽과 아시아 거주자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브라질, 일본, 인도네시아의 가입 증가가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지역 사용자의 증가는 광고 사업에서도 알 수 있는데, 최근 인스타그램은 미국, 독일 등 8개국에서만 제공하던 광고 서비스를 30개국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국가에는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많이 증가한 한국도 포함되었죠. 활성화한 지역이 다양할수록 많은 광고주와 제휴할 수 있기에 매출을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고, 고로 30개의 지역은 충분히 광고 시장을 형성하기에 활성화된 곳으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아직 미국을 멀리 벗어나지 못한 스냅챗과는 명확한 차이점이죠. 버즈피드는 이를 두고, 텍스트에 초점을 맞춘 트위터와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이해하는 건 언어를 이해할 필요가 없기에 국제적인 성장은 놀랍지 않다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당시에는 '페이스북이 자본력으로 경쟁 업체를 집어삼킨 것'정도로만 해석되었죠. 이미 구글이라는 비슷한 사례를 잔뜩 가진 거대 업체가 있었으니 수긍할만한 의견이었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별도의 사업부로 계속 남겨뒀고, 인스타그램이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인스타그램이 트위터의 사용자 증가를 뛰어넘었는데, IPO 직전 트위터의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를 넘는 것이었습니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인스타그램의 가치가 폭발적인 올라갔다는 걸 알 수 있고, 현재 트위터의 시가총액은 180억 달러에 수준입니다. 페이스북의 혜안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더군다나 이마케터(eMarketer)는 인스타그램의 올해 매출이 6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트위터의 지난 분기 매출이 5억240만 달러이므로 사용자 수에 비하면 매출이 형편 없어 보이지만, 최근 광고 지역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걸 고려해야 하며,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게 되었다는 게 중요합니다. 이마케터는 2017년이면 28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리라 전망했고, 현재 트위터는 저조한 성장률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중입니다.
덕분에 페이스북이 19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인수한 왓츠앱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달 초 왓츠앱은 월간 사용자가 9억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는데, 지난 4월에 8억 명을 넘겼다고 밝혔으니 4개월 만에 1억 명이 늘어난 것입니다. 왓츠앱으로 어떤 이익을 낼지 상상이 가진 않지만,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언제든 왓츠앱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라고 공언했습니다.
무엇보다 스냅챗이 같은 메신저이기에 왓츠앱과 대응하는데, 왓츠앱의 성장이 스냅챗에 뒤지지도 않기에 오히려 스냅챗의 가치 성장을 왓츠앱에 대입할 수 있습니다. 왓츠앱이 인스타그램처럼 인수 당시의 가치를 뒤집을지 기대하는 시선을 모으게 한다는 겁니다. 인수 당시만 하더라도 '주커버그가 이성을 잃었다.' 등의 평가가 많았으니 어느 쪽이든 페이스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기에 족합니다.
즉,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페이스북이 모든 방향을 쥐고 있음을 인스타그램의 4억 돌파가 방증하는 셈입니다. 단지 사용자 수로 얘기하는 게 아니라 가치의 이동에서 페이스북이 가장 많은 카드를 쥐고 있으며, 경쟁 업체들의 포지셔닝조차 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거죠.
페이스북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페이스북 월간 활성화 사용자가 14억9,000만 명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여기에 인스타그램 사용자를 더한다고 20억 명 수준이 되는 건 아니지만, 중복 사용자가 있더라도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 등의 전체 페이스북 서비스에 많은 사용자 층이 겹치고 있으니 거대한 소셜 미디어 그룹이 되었다고 해도 될 듯합니다.
사실 몇 몇의 사용자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딱히 관심을 둘만한 게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페이스북의 영역이 계속 확장하고 있다는 점은 이제 간과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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